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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16일(한국시간)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사진=버팔로 바이슨스 공식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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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16일(한국시간) 역투하고 있다. /사진=버팔로 바이슨스 공식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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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한국시간) 류현진(왼쪽)의 모습. /사진=버팔로 바이슨스 공식 SNS |
클래스는 여전했다. 메이저리그 복귀를 눈앞에 둔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세 번째 재활 등판이자 첫 트리플 A 무대에서 차원이 다른 투구를 펼쳤다. 특히 5개의 삼진을 뽑아냈는데, 보더 라인에 걸치는 특유의 제구력은 여전했다.
류현진은 1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팔로의 세일런 필드에서 펼쳐진 톨리도 머드헨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산하)와 미국 마이너리그 트리플 A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3피안타 5탈삼진 무4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총투구수는 66개였다. 속구와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을 섞어 던진 가운데, 속구 최고 구속은 89.8마일(약 144.5km)까지 나왔다.
류현진은 1회 출발에서 큰 것 한 방을 얻어맞은 것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완벽했다. 선두타자 파커 미도우를 유리한 0-2의 볼카운트에서 3구째 우익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그러나 다음 타자 저스틴-헨리 멀로이를 상대로 풀카운트 접전 끝에 7구째를 공략당하며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허용했다. 류현진의 재활 등판 후 첫 피홈런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후속 콜트 케이스를 초구에 유격수 땅볼 아웃으로 연결했고, 타일러 네빈마저 7구 승부 끝에 떨어지는 변화구로 배트를 헛돌게 만들었다.
팀이 1회말 3점을 지원한 가운데, 류현진은 2회 삼자 범퇴로 기세를 올렸다. 선두타자 요한 카마고를 볼카운트 1-2에서 5구째 루킹 삼진으로 솎아냈다. 바깥쪽 공이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잘 들어갔다. 이어 도니 샌즈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한 뒤 마이클 파피에르스키를 풀카운트 끝에 7구째 루킹 삼진 처리했다. 스트라이크 존 몸쪽 낮은 곳에 절묘하게 걸칠 정도로 제구가 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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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회 마이클 파피에르스키를 상대로 던진 공. 7구째 스트라이크 존 몸쪽 낮은 곳으로 정확하게 찔렀다. /사진=MILB.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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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16일(한국시간) 쾌투하고 있다. /사진=버팔로 바이슨스 공식 SNS |
류현진은 3회 역시 삼자 범퇴로 상대 타선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선두타자 앤드류 냅을 3구째 유격수 땅볼 아웃시킨 뒤 코레이 조이스를 4구 만에 루킹 삼진으로 얼어붙게 했다. 이번에도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에 절묘하게 걸친 공이 인상적이었다. 다음 타자 미도우는 좌익수 직선타 아웃. 이닝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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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3회 조이스를 상대로 뿌린 공. 4구째 바깥쪽 보더라인에 절묘하게 걸친 공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MILB.com |
류현진은 4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이번 이닝에 안타 2개를 내주기는 했다. 선두타자 멀로이를 우익수 뜬공으로 유도한 뒤 케이스와 네빈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것. 하지만 카마고를 3루수 앞 병살타로 유도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5회초. 류현진은 다시 한번 삼자 범퇴로 기개를 뽐내며 이날 자신의 투구를 마무리했다. 선두타자 샌즈를 중견수 뜬공, 후속 파피에르스키 역시 우익수 뜬공으로 각각 유도했다. 이어 냅을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빠른 공을 절묘하게 존에 걸치게 몸쪽으로 꽂으며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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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5회에도 냅을 상대로 스트라이크 존에 살짝 걸친 공을 뿌리며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사진=MILB.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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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16일(한국시간) 힘찬 투구를 펼치고 있다. /사진=버팔로 바이슨스 공식 SNS |
앞서 미국 현지 매체 버펄로 뉴스는 류현진의 트리플 A 등판에 대해 "4~5이닝, 약 65개의 투구 수를 목표로 던질 예정"이라고 했다. 결국 예정된 투구 수보다 한 개 더 던지며 이날 자신의 투구를 깔끔하게 마쳤다.
토론토 매체 토론토 스타는 16일 경기가 끝난 뒤 "류현진이 트리플 A 무대에서 날카로운 투구와 함께 선발 등판하며 빅리그 복귀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섰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류현진이 1회 멀로이에게 솔로포를 허용하긴 했지만, 이후 삼진 4개를 포함해 9타자를 연속으로 범타 처리했다. 총 66개의 공을 던진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46개를 기록했다. 5개의 삼진을 뽑아내는 동안, 3개의 안타를 얻어맞았으며 볼넷은 1개도 내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토론토 스타와 인터뷰에서 "정말 기쁘다. 이번 경기는 더욱 높은 수준의 단계에서 투구했다"면서 "저는 더욱 많은 부분에 집중할 수 있었다. 제가 정말 필요한 것을 해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류현진은 "저는 적어도 65개의 공을 던졌어야 했다. 가능한 최대한 빠르게 타자들을 공략하고 싶었다. 매우 만족스럽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류현진은 5회까지 58개의 공을 던졌다. 이어 5회 단 8개의 공만 던지며, 66구를 마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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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16일(한국시간) 투구하고 있다. /사진=버팔로 바이슨스 공식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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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16일(한국시간)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버팔로 바이슨스 공식 SNS |
최근 홀쭉해진 모습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류현진. 그도 감량 효과를 직접 인정했다. 앞서 캐나다 매체 TSN에 따르면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재활 기간) 류현진이 약 30파운드(약 13.6㎏) 가까이 체중을 줄였다. 아주 이상적인 몸 상태"라면서 흡족한 모습을 보였다. 토론토 스타 역시 "류현진이 날씬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재활 기간 달리기와 웨이트 트레이닝의 효과"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류현진은 이날 인터뷰에서 "(몸이) 좀더 가벼워진 게 (투구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Being a little lighter might be helpful) 물론 먹는 부분에도 더욱 신경을 썼지만, (감량은) 자연스럽게 일어났다.(I was more keen on what I was eating, but it just naturally happened)"고 이야기했다.
마이너리그 공식 홈페이지도 류현진의 트리플 A 등판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MILB.com은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은 뒤 현재 재활 과정을 밟고 있는 류현진이 이날 버팔로 바이슨스에서 환상적인 출발을 했다.(Ryu, who is currently completing an MLB rehab assignment after undergoing Tommy John surgery in June of 2022, had a fantastic start for the Bisons)"고 치켜세운 뒤 "류현진이 5이닝 동안 단 3개의 안타와 1득점만 허용했다. 삼진은 5개를 잡았으며, 볼넷은 없었다. 이 경기는 류현진의 트리플A 첫 승 경기였다"고 전했다.
이로써 트리플 A 등판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류현진. 이제 곧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트리플 A 등판을 한두 차례 정도 더 소화할 계획이다. 류현진은 "저는 아마도 다시 투구하기 위해 이곳에 올 것"이라고 했다. 류현진은 착실하게 재활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지난 5월 말 팀 동료들과 코치진 앞에서 첫 불펜 피칭을 실시한 뒤 라이브 피칭과 시뮬레이션 게임 단계를 거쳤다. 이어 지난 5일에는 마이너리그 루키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 3이닝(42구) 4피안타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속구 최고 구속은 88마일(141.6㎞). 이어 10일에는 로우 싱글A 무대에 선발 등판해 4이닝(37구) 3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속구 최고 구속은 88.4마일(142.3㎞). 그리고 이날 66구의 투구 수와 함께 재활 세 번째 등판을 무사히 마쳤다. 이제 류현진은 다음 트리플A 등판에서 85구까지 투구 수를 늘린 뒤 건강한 모습으로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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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왼쪽). /사진=버팔로 바이슨스 공식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