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서커스 묘기 수비' LG 또 파죽의 5연승 질주, 1위 굳히기 본격 시동 걸었다... 키움 4-2 제압 [잠실 현장리뷰]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8.0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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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8회초 2사 만루에서 키움 대타 이형종의 뜬공 때 LG 포수 박동원과 3루수 문보경이 포구하기 위해 손을 뻗고 있다. 이 타구는 끝내 바운드되지 않고 문보경의 손에 잡히며 무실점으로 이닝이 종료됐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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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문보경(아래쪽)이 수비 과정에서 박동원과 충돌한 뒤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채 결국 잡아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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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문보경이 8회초 2사 만루 싱황에서 이형종의 파울 타구를 가까스로 잡아낸 뒤 놀라는 표정을 짓고 있다.
LG 트윈스가 키움 히어로즈를 제압하고 파죽의 5연승을 질주했다.

LG 트윈스는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LG는 54승 33패 2무를 마크하며 지난 6월 30일 잠실 KIA전 이후 또 5연승에 성공했다. 리그 단독 선두. 같은 날 SSG가 KT에 0-8로 패배, 2위 SSG와 승차를 3.5경기로 벌리며 본격적으로 선두 굳히기에 시동을 걸었다. 반면 키움은 41승 52패 3무를 기록하며 최근 3연패 늪에 빠졌다. 리그 순위는 9위를 유지했다.






◆ 키움 히어로즈 vs LG 트윈스 선발 라인업 및 경기 전 사령탑 코멘트 (1일 잠실구장, 관중 1만2159명 입장)





LG는 홍창기(우익수)-문성주(좌익수)-문보경(3루수)-오스틴(1루수)-오지환(유격수)-이재원(지명타자)-박동원(포수)-박해민(중견수)-손호영(2루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LG 선발은 임찬규.

이날 LG는 1군 엔트리에 전날(7월 31일) 말소했던 투수 오석주를 대신해 외야수 이재원을 콜업했다. 지난 5월 말 허벅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던 이재원은 6월 한 차례 복귀했으나, 후반기 시작 직후 다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염경엽 LG 감독은 "중요한 순간 활용할 대타 카드가 없어서 김현수를 뺐다. 이재원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있었다. 앞으로는 대타 카드 확보 및 체력 안배 차원에서 주전을 선발 라인업에서 빼는 경우가 종종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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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최원태(왼쪽에서 세 번째)가 안우진(왼쪽에서 네 번째) 등 친정팀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과 1일 경기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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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주형(가운데)이 친정팀 LG 선수들과 1일 경기 전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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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주형이 2회 자신의 첫 타석에서 LG 더그아웃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이에 맞서 키움은 이용규(지명타자)-김혜성(유격수)-도슨(좌익수)-이원석(1루수)-송성문(3루수)-이주형(중견수)-주성원(우익수)-이지영(포수)-김태진(2루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꾸렸다. 키움 선발은 맥키니.

키움은 전날 말소했던 하영민과 오상원을 대신해 박승주와 이종민을 콜업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경기 전 김혜성이 향후 유격수로 줄곧 출전할 것이라 밝혔다. 홍 감독은 "본인이 유격수로 출전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 이후 유격수 자리를 지키는 건 온전히 본인 몫"이라면서 "김혜성이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면 개인도 그렇고, 팀도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홍 감독은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이주형에 대해 "다리도 빠르고 타구 판단 능력도 좋다. 2경기를 뛰었을 뿐이지만 공격력도 나쁘지 않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회부터 5회까지 임찬규의 호투가 빛났다. 1회 임찬규는 1사 후 김혜성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도슨과 이원석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출발했다. 2회는 삼자 범퇴.

하지만 임찬규는 3회 첫 실점을 기록했다. 1사 후 김태진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한 뒤 이용규에게 우전 안타를 얻어맞으며 1, 3루 위기에 몰렸다. 후속 김혜성은 4구째 삼진 아웃. 그러나 도슨에게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를 내주며 1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원석을 중견수 플라이 아웃시키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이어 4회와 5회를 연속 삼자 범퇴 처리한 임찬규.

결국 임찬규의 투구는 6회까지였다. 선두타자 김혜성이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친 뒤 도슨의 우익수 뜬공 때 태그업해 3루까지 갔다. 이어 이원석의 유격수 땅볼 때 김혜성이 홈을 밟았다. 송성문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이주형에게 좌중간 안타를 내준 임찬규. 결국 여기까지였다. 김진성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진성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주성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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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찬규가 4회를 삼자 범퇴로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반면 키움 선발 맥키니는 이날 다소 많은 볼넷을 던지며 고전했다. 1회를 삼자 범퇴로 넘긴 뒤 2회에는 1사 후 오지환과 이재원, 박동원까지 3타자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박동원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유도하며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3회부터 맥키니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3회에는 1사 후 홍창기에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2사 후 문보경에게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볼카운트 2-2에서 7구째 낮은 체인지업(130.3km)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문보경의 시즌 5호 홈런. LG 구단 트랙맨 기준, 타구 속도는 163.7km, 비거리는 115.9m, 발사각은 26.3도였다.

LG의 상승세는 계속 이어졌다. 4회에는 선두타자 오지환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1루를 밟은 뒤 2루 도루에 이어 이재원의 중견수 뜬공 때 3루까지 갔다. 오지환은 12시즌 연속 10도루(KBO 8번째) 및 250도루 (KBO 20번째) 달성에 성공했다. 이어 박동원의 투수 앞 땅볼 때 여유 있게 홈을 밟으며 3-1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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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문보경이 3회 역전 투런포를 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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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지환(아래)이 4회 2루 도루에 성공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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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맥키니가 4회말 1사 3루에서 LG 박동원의 타구를 맨손으로 포구하고 있다.




◆ 5회 대타 신민재 투입→허를 찌르는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 염갈량의 대타 작전 통했다





5회에는 LG 벤치의 작전이 빛났다. 선두타자 홍창기가 2루타로 출루하자 LG 벤치가 움직였다. 2번 문성주 타석 때 대타 신민재를 투입한 것. 번트에 능한 신민재를 활용해 1점을 짜내기 위한 작전으로 보였다. 신민재는 초구 볼을 지켜본 뒤 2구째 번트를 시도했으나 대지 못하며 스트라이크가 됐다. 그리고 3구째. 번트 제스처를 취했던 신민재가 갑자기 배트를 들더니 강공으로 전환했다.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 작전이었다. 타구는 2루수 옆으로 빠르게 빠져나가 우중간 외야에 떨어졌다. 이 사이 3루를 밟은 홍창기가 홈으로 쇄도해 홈을 찍었다. 4-1. LG 벤치의 작전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며 한 점을 뽑은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후 신민재가 도루에 실패한 뒤 문보경과 오스틴이 연속 아웃으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은 올리지 못했다.

키움은 6회말 선발 맥키니를 내리는 대신 두 번째 투수 장재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지난 30일 고척 삼성전에서 1회 김지찬에게 헤드샷을 던지며 뜻밖의 퇴장을 당했던 장재영이었다. 장재영은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으나 대타 김현수를 좌익수 뜬공, 박동원을 루킹 삼진으로 각각 잡아냈다. 이어 박해민에게 볼넷을 던졌으나 최승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6회를 마쳤다.





◆ 승부처 : 8회초 2사 만루 위기 맞이한 LG의 고우석 투입 강수, 그리고 나온 문보경의 '서커스 진기명기 수비'





LG가 키움에 4-2, 두 점 차로 앞선 상황에서 경기는 후반부로 향하고 있었다. 7회초 LG는 세 번째 투수 유영찬을 투입했다. 깔끔하게 공 5개로 키움 타선을 삼자 범퇴 처리했다. 선두타자 김동헌은 4구째 유격수 땅볼 아웃. 김태진은 초구에 3루 땅볼 아웃이었다. 이어 이용규를 초구에 좌익수 파울플라이 아웃 처리했는데, LG 좌익수 최승민의 호수비가 빛났다. 몸을 아끼지 않은 채 대형 방수포가 있는 쪽을 향해 슬라이딩을 펼치며 캐치에 성공한 것. LG 팬들의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7회말에는 키움 불펜 이종민을 상대로 선두타자 홍창기가 무려 11구 승부 끝에 1루수 실책으로 출루했다. 하지만 신민재가 유격수 앞 병살타를 친 뒤 문보경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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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최승민의 7회말 호수비 순간.
여전히 두 점 차. 키움의 8회초 공격. LG 투수는 백승현이었다. 1사 후 도슨이 유격수 깊숙한 방면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2사 후 송성문이 우중간 안타를 치며 1, 3루를 만들었다. 다음 타자 이주형은 스트레이트 볼넷 출루 성공. 결국 2사 만루가 됐다. 여기서 키움은 주성원 대신 대타 이형종을 투입했다. 승부처였다. LG도 투수를 바꿨다. '클로저' 고우석의 투입. 4아웃 세이브 상황에서 오른 고우석이었다. 그리고 초구 볼을 던진 뒤 2구째 153km 속구를 뿌려 3루 파울라인 바깥쪽 뜬공으로 유도했다. 이때 LG의 다소 위험천만한 서커스 수비가 나왔다. 콜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일까. 포수 박동원과 3루수 문보경이 서로 뜬공을 잡으려 모였고, 결국 문보경이 글러브를 먼저 갖다 댔다. 그런데 문보경이 그만 떨어트린 공이 재차 자신의 무릎을 맞고 튀어 올랐고 다시 문보경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집중력을 잃지 않은 문보경이 끝까지 떨어트리지 않은 점도 돋보였다. 3루수 파울플라이 아웃. 마치 서커스를 보는 듯한 진기명기였다. 경기 후 문보경은 이 상황에 대해 "(박)동원이 형과 콜이 서로 겹쳤다. 공이 글러브 손바닥 쪽을 맞고 튀었고, 이렇게 다시 앞을 봤는데 공이 제 앞에 있더라. 제 무릎에 맞은 줄도 몰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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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2사 후 문보경(아래쪽)과 박동원의 충돌 순간.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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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경의 무릎에 공이 맞고 튀어오르는 순간.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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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이 선언되자 기뻐하는 박동원(위쪽)과 문보경.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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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문보경이 8회초 2사 만루 싱황에서 이형종의 파울 타구를 가까스로 처리한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
키움은 8회말 투수 박승주가 올라 1사 2루 위기를 맞이했으나, 김현수와 박동원을 각각 뜬공 처리했다. 그리고 9회초 키움의 마지막 공격. 여전히 마운드에 있는 투수는 고우석. 선두타자 김동헌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대타 김웅빈은 풀카운트 끝에 7구째 헛스윙 삼진. 다음 타자 이용규는 2루수 직선타 아웃. 이때 LG 2루수 신민재가 고의 낙구를 범하면서 1루를 끝까지 밟은 김동헌은 살아남은 채 타자만 아웃이 선언됐다. 다음 타자 김혜성은 5구째 볼넷 출루. 키움의 2사 1, 2루 기회. 다음 타자는 도슨. 결국 승자는 고우석이었다. 볼카운트 1-2에서 5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유도하며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LG 선발 임찬규는 5⅔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제 몫을 다하며 시즌 7승(2패 1홀드) 달성에 성공했다. 총투구수는 92개. 속구 43개, 체인지업 27개, 커브 16개, 슬라이더 6개를 각각 섞어 던진 가운데, 속구 최고 구속은 146km가 찍혔다. 반면 92km의 초슬로우 커브도 던졌다. 이어 김진성(⅓이닝), 유영찬(1이닝), 백승현(⅔이닝), 고우석(1⅓이닝)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팀 승리를 지켜냈다. 타선은 5개의 안타와 함께 집중력이 빛났다.

반면 키움 선발 맥키니는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6볼넷 3탈삼진 4실점(4자책)을 마크하며 시즌 네 번째 패전(1승)을 떠안았다. 총 102개의 공을 뿌린 가운데, 속구 51개, 커터 24개, 체인지업 16개, 커브 11개를 각각 구사했다. 속구 최고 구속은 146km가 나왔다. 이어 장재영, 이종민, 박승주가 차례로 나와 1이닝씩 무실점으로 책임졌다. 8안타의 타선에서는 도슨이 멀티히트로 분전했다. LG는 2일 이정용, 키움은 안우진을 각각 선발로 앞세워 승리를 노린다.

경기 후 '승장' 염경엽 감독은 "임찬규가 선발로서 자기 역할을 잘해냈다. 이후 승리조들이 자기 이닝을 잘 책임져줬다. 특히 고우석이 8회 터프한 상황을 잘 막는 등 아웃카운트 4개를 잘 잡아주면서 지키는 야구를 할 수 있었다. 공격에서는 문보경의 역전 투런 홈런으로 경기의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다. 공격적인 주루와 좋은 수비로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5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오늘 무더운 날씨에 주중 경기임에도 많이 찾아오셔서 응원해주신 팬들 덕분에 5연승을 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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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승리 후 기뻐하는 LG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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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승리 후 염경엽(오른쪽) LG 감독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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