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나미 신타로가 7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후지나미 신타로가 7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후지나미는 7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2023 메이저리그(MLB) 인터리그 홈경기에서 팀이 2-0으로 앞서던 8회 초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로 홈런왕(2019년) 출신 피트 알론소를 상대한 후지나미는 초구부터 시속 161.3km의 강속구로 압도하더니 결국 3구 삼진을 잡아냈다. 이어 다음 타자 DJ 스튜어트마저도 패스트볼만 던져 공 3개로 삼진을 추가했다.
그런데 스튜어트 타석에서 던진 3구째 공이 심상찮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이 공은 무려 시속 102.6마일(약 165.1km)이 나왔다고 한다. 이는 올해 후지나미가 빅리그에서 던진 가장 빠른 패스트볼이었다.
후지나미 본인의 기록만 깬 건 아니었다. 기존 일본인 투수 최고 구속 기록 보유자인 오타니마저도 넘어선 것이다. 2018년 미국 무대에 진출한 오타니는 지난해 9월 11일 휴스턴과의 경기에서 3회 카일 터커를 상대로 시속 101.4마일(약 163.2km)을 뿌려 개인 메이저리그 최고 구속 기록을 세웠다. 후지나미는 2km 가까이 오타니의 기록을 넘었다.
오타니 쇼헤이./AFPBBNews=뉴스1 |
후지나미 신타로가 7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이날 후지나미는 1이닝 2탈삼진 퍼펙트를 기록하며 볼티모어 이적 후 첫 홀드를 기록했다. 후지나미를 비롯한 계투진의 호투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한 볼티모어는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처음으로 시즌 70승 고지를 밟은 팀이 됐다.
일본 매체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브랜든 하이드 볼티모어 감독은 경기 후 "앞선 경기(토론토전)에서는 제구가 잘 안 됐다. 무너진 등판 이후엔 불안했을 것이다"며 "다시 마운드에 오르기를 원했던 그가 자랑스럽다. 후지나미가 어떤 투수인지 보여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경기를 비롯해 후지나미는 볼티모어 소속으로 8경기에 등판, 8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 중이다. 오클랜드 시절(평균자책점 8.57)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탈삼진 11개를 기록하는 사이 피안타율은 0.133에 불과해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일본 시절의 후지나미 신타로. /사진=한신 타이거스 홈페이지 갈무리 |
하지만 오클랜드는 구위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고, 후지나미에게 과감하게 계약을 제시했다. 선발진이 허약한 팀 사정 속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그는 그러나 4월 4차례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14.40으로 무너졌다. 15이닝 동안 15개의 4사구를 기록하며 제구가 무너진 탓이 컸다.
결국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한 후지나미는 계투진에서도 초반 헤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6월 이후 17경기에서 홀드 2개와 3.2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새 보직에 적응했다.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던 볼티모어가 지난달 20일 트레이드를 통해 그를 영입했다.
볼티모어에서도 후지나미는 9이닝당 5.2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오클랜드 시절(5.5개)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닝당 투구 수를 3개 가까이 줄이며(오클랜드 18.2개→볼티모어 15.6개) 과감한 승부를 통해 타자를 잡아내고 있다.
후지나미 신타로. /AFPBBNews=뉴스1 |
후지나미 신타로.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