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신장호(왼쪽)이 9일 현대캐피탈전 스파이크를 때리고 있다. /사진=KOVO |
그런 삼성화재가 확 달라졌다.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내세우고 베테랑 세터 노재욱이 살아나며 왕가의 자존심을 되살리고 있다.
김상우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는 9일 경상북도 구미시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천안 현대캐피탈을 세트 점수 3-0(25-17, 25-17, 25-19)으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지난 7일 수원 한국전력전에서 3-1 승리를 거뒀던 삼성화재는 준결승행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 한국전력이 파나소닉에 3-1, 현대캐피탈에 3-0으로 연달아 이길 경우엔 여러 조건을 따져봐야 하지만 일본 초청팀 파나소닉 팬더스(1승, 세트득실 +3)가 한국전력을 꺾거나 한국전력이 3-2로 승리할 시 파나소닉과 함께 준결승에 오른다.
2년 차 아웃사이드 히터 박성진을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용하는 등 김상우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한국전력과 첫 경기에서도 박성진이 18점으로 맹활약하며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서브를 넣는 박성진. /사진=KOVO |
블로킹에서도 7-3, 유효 블로킹에서도 12-6으로 압도했다. 확 달라진 삼성화재에 현대캐피탈은 범실 23개를 쏟아냈다. 삼성화재의 범실은 16개.
초반부터 신장호, 박성진을 중심으로 현대캐피탈을 몰아붙였다. 15-14 살얼음판 리드에서 상대 범실과 신장호의 연속 득점, 박성진의 백어택 등으로 5점을 더 달아나 기분 좋게 기선제압에 성공할 수 있었다.
2세트에 빛난 건 김정호였다. 김정호는 2세트 홀로 7점, 공격 성공률 83.33%를 자랑했다. 신장호와 박성진도 5점씩을 보탰다. 지난 시즌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며 주전 세터 자리를 내줬던 노재욱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3세트엔 12-12에서 김정호의 4연속 득점으로 사실상 승리를 확신했다.
박성진(왼쪽)이 득점 후 신장호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KOVO |
반면 현대캐피탈은 유니버스아드 대표팀에서 돌아온 선수들에도 불구하고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승준이 팀 내 최다인 11득점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현대캐피탈은 2패로 준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삼성화재는 2005년 V리그 출범 후 19시즌 동안 7연패 포함 8차례나 정상에 올랐던 V리그 최강팀이다. 인천 대항항공, 현대캐피탈(이상 4회)의 두 배나 많은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3년 성적은 최악이었다. 세터 노재욱이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고 이렇다 할 새로운 스타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번 컵대회 선전이 더욱 반갑다. 새로운 공격진이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노재욱도 이전의 자신감을 되찾아가고 있다. 김상우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박성진(왼쪽)과 김정호. /사진=KOV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