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오타니' 시즌아웃 충격, 5억$→3억$? FA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니 '투타니 회의론'의 아이러니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8.2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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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가 24일 신시내티와 더블헤어 1차전에서 투구 도중 통증을 느끼고 강판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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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이후 마운드에서 물러나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오타니(왼쪽에서 2번째).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에게 닥친 충격적인 사건. 완벽한 '이도류'로 활약하며 세계 야구 역사를 다시 쓴 오타니의 투수로서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오타니의 인기가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오타니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에너하임에 위치한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더블헤더 1차전에서 투수 및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2회 투구 도중 팔꿈치에 통증을 호소했다.


경기 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오타니가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가 파열된 것으로 확인됐다. 올 시즌은 더이상 투구하지 못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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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통증을 호소하자 스태프들과 동료들이 마운드에 올라 상태를 살피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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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부상 트라우마에 쉬어간 '투타니 3년'→'퍼펙트 이도류'로 만화야구 펼쳤는데... '투타니'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그것도 아주 완벽하게 해내는, 만화에나 나올 법한 활약이 가능할까. 일본프로야구(NPB)에서 가능성을 보인 오타니는 2018년 기대를 품고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었다.

첫해부터 타자로 114경기에 나서 타율 0.285 22홈런을 날리며 연착륙하는 듯 했지만 '이도류'로서는 달랐다. 그해 6월 부상을 당하며 '투타니'는 10경기 만에 시즌을 마감했다. 시즌을 마치고는 토미 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수술)를 받았다. 이듬해에도 타자로는 활약했지만 투수로선 쉬어갔다.

2020년 7월 투수로 복귀했지만 2경기 만에 오른쪽 굴곡근, 회내근 염좌로 투수로서 조기 시즌아웃했다.

이도류에 대한 기대가 희미해져 가던 2021년 오타니는 MLB에 충격을 던져줬다. 투수로 23경기에 나서 9승 2패 평균자책점(ERA) 3.18로 활약하며 건재함을 보여준 동시에 타자로 타율 0.257에 46홈런 100타점 맹위를 떨치며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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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경기에서 타자로서 홈런을 날린 오타니.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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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전 역투하는 오타니. /AFPBBNews=뉴스1
지난해엔 타자로선 타율 0.273 34홈런 95타점으로 다소 주춤했으나 투수로 15승 9패 ERA 2.33으로 빅리그 정상급 기량을 뽐냈다.

올 시즌엔 한 발 더 나아갔다. 투수로 22경기에서 벌써 10승(5패)을 채웠고 ERA도 3.17로 뛰어났다. 동시에 타자로서 126경기에서 타율 0.304 44홈런 91타점으로 괴물 같은 시즌을 보냈다.

AL MVP는 일찌감치 예약했고 타자로서 얼마나 많은 홈런을 날릴 수 있을지에 기대가 쏠리던 찰나에 충격적인 부상이 찾아왔다.

MLB닷컴의 윌 레이치는 "두 번째 토미 존 서저리를 받게 될 가능성이 생겼다. 최악의 결말"이라며 "투수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 두 번째 토미 존 수술을 받는 투수들의 성공률은 그리 높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몇 년전 워싱턴 포스트에서 외과 의사 로버트 켈러의 발언을 인용하며 "한 번의 수술로는 돌아올 가능성이 있지만 두 번째라면 못 돌아올 수도 있고 예전만큼 공을 많이 던지지도, 오래 던지지도 못할 것"이라며 "그를 다시 마운드에서 보게 될 수 있지만 기대치를 낮추는 게 현명할 수 있다"고 전했다. '투타니'의 미래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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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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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신시내티전 역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FA 10년 '5억 달러→2억5000만 달러' 반토막 전망,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MLB닷컴은 오타니 미래에 대한 새로운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올 시즌에도 지명타자로서 활약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지명타자 밖에 할 수 없는 선수와 거액의 계약을 맺는 건 또 다른 일"이라고 전망했다. 어찌됐든 부상으로 인해 그의 가치가 깎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투타니'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있는 상황 속 아이러니하게도 오타니 영입에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아이러니한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오타니는 올 시즌을 이대로 마칠 경우 10년 5억 달러(6625억 원) 초대형 규모의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그렇기에 오타니의 차기 행선지로는 손에 꼽힐 만큼의 구단만 꼽혔다. 그만한 금액을 지불할 수 있는 규모의 팀이 몇 안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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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잡한 표정으로 경기를 바라보는 오타니. /AFPBBNews=뉴스1
그러나 상황은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MLB닷컴은 "하지만 이제 (영입 불가 팀의 수가)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가져올 마케팅 기회를 고려할 때 더 많은 팀이 그를 데려오는 꿈을 꿀 수 있다"며 "모든 팀이 10년에 걸쳐 5억 달러를 지불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2억 5000만 달러 혹은 3억 달러라면 합리적이어 보인다. 만약 투구를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오타니를 활용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타니의 몸 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또 다른 시나리오도 나온다. 오타니를 떠나보낼 것이 유력해보였던 에인절스가 오타니를 지킬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MLB닷컴은 "오타니는 수술을 받더라도 어느 시점엔 투구를 재개하고 싶어할 것이고 애너하임은 그가 수술 후 재활을 받기에 안정적이고 익숙한 곳"이라며 "그는 이미 한 번 경험한 적이 있다. 이는 오타니를 그들만의 가격대에 머물게 할 수 있다. 에인절스는 다른 팀이 그렇듯 오타니를 누구보다 필사적으로 원하고 있다. 이젠 조금 문이 열릴 수 있다"고 전했다.

최악처럼만 보였던 오타니의 부상이지만 누군가는 오히려 미소를 짓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MLB닷컴은 에인절스가 오타니를 트레이드하지 않은 게 결과적으로는 그를 지킬 가능성이 큰 일로 돌아왔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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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에서 내려오는 오타니(가운데).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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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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