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2일(한국시간) 콜로라도를 상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류현진 5이닝 4피안타 2실점 승패 없음
콜로라도의 홈구장 쿠어스필드는 투수들에게 불리한 구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해발 1609m의 고지대에 위치해 타구의 비거리가 늘어나고, 더욱이 날씨까지 아직 무더운 시기이다(MLB.com에 따르면 이날 경기가 시작된 현지 시간 오후 6시 40분 현재 기온은 섭씨 35도). 투수로선 공을 던지면서 숨이 찰 만한 조건이다. 또 양팀 투수들에게 마찬가지였겠지만, 구심의 스트라이크-볼 판정도 들쭉날쭉해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류현진(36·토론토)은 선방을 했다. 앞선 등판 때보다는 공이 날카롭지 못한 편이었음에도, 빼어난 제구와 위기 관리 능력으로 좋은 투구를 했다. 류현진이 강판한 후 양팀 투수들이 난타를 허용한 것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류현진이 2일(한국시간) 콜로라도전 3회 엘레우리스 몬테로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한 뒤 공을 바라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 |
그러나 이날 TV를 통해 지켜본 류현진의 커터는 과거와 같은 위력을 되찾았다고 할 만했다(이날 류현진은 패스트볼 37구, 커터 17구, 커브 12구, 체인지업 10구로 평소보다 커터의 비중을 높였다).
1회 1사 후 에세키엘 토바와 엘리아스 디아스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결정구, 그리고 3회 엘레우리스 몬테로에게 투런 홈런을 내준 뒤 이어진 1사 2, 3루 위기에서 디아스를 투수 땅볼로 잡아낸 공이 시속 85~86마일(약 137~138㎞) 커터였다. 복귀 후 6경기 만에 해답을 찾아 주무기를 1개 추가하게 된 셈이다.
2일(한국시간) 콜로라도전에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
선발 3루수로 출전한 데이비스 슈나이더는 수비 자세부터 실책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다. 러닝 스로가 엉성해 악송구가 자주 나온다. 9이닝을 모두 소화하기엔 불안하므로, 팀이 리드를 잡았다면 대수비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슈나이더는 이날 4-2로 앞선 6회말 상대 선두 타자 디아스의 타구 때도 송구 실책을 범해 이후 놀란 존스의 3점 홈런으로 4-5 역전을 당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류현진의 승리가 날아갔기 때문이 아니라, 자칫 승부를 그르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시즌 막판, 팀에는 1승 1승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이다. 포스트시즌과 똑같은 마음으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 류현진이 이날 투구수 76개인데 교체되고 승리도 놓쳐 국내 팬들은 아쉽기도 하겠지만, 토론토 벤치의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5회까지 잘 막아준 것도 중요한 일이고, 결국 팀이 승리하지 않았는가.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토론토가 최근 5연승을 거뒀다는 점도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인식 KBO 총재 어드바이저·전 국가대표팀 감독
김인식 전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