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류현진이 2일 콜로라도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2일(한국시간) "류현진은 쿠어스 필드에서 5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이는 다른 구장에서 7이닝 무실점한 것과 다름 없는 성적"이라고 호평했다.
류현진은 이날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위치한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76구를 던져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승리 자격을 안고 마운드에서 내려왔지만 불펜진이 역전을 허용하며 노디시전을 기록했다. 팀은 13-9로 승리를 챙겼다.
5이닝 2실점인데... "7이닝 무실점급", "쿠어스 필드서도 견고했다" 극찬
미국 CBS스포츠도 "류현진은 험난한 콜로라도 원정에서도 견고했다. 3회말 몬테로에게 내준 투런 홈런만으로 실점을 제한했다"며 "최근 5차례 등판 경기에서 상대에 2득점 이하만을 허용하고 있다. 이 기간 24이닝 동안 ERA는 1.50을 기록했고 삼진은 20개를 잡아냈다. 등판이 예정된 다음주 수요일 오클랜드전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호평했다.쿠어스 필드는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구장이다. 해발 1600m가 넘는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공기 저항이 적고 그로 인해 타구가 다른 구장에 비해 더 멀리 뻗어가는 경향이 나타난다. MLB 대표적 타자 친화적 구장인 쿠어스 필드 원정을 앞두고 우려 어린 시선도 적지 않았다.
LA 다저스 시절 6차례 쿠어스 필드를 방문한 류현진은 1승 4패 평균자책점(ERA) 7.09로 안 좋은 기억을 안고 있었다. 개인 빅리그 최다인 10실점(5자책) 불명예 기록도 쿠어스 필드에서 쓰였다.
홈런 3개를 내준 콜로라도 선발 투수로 나선 플렉센의 투구 장면. /AFPBBNews=뉴스1 |
이 또한 쿠어스 필드의 특징과 무관치 않다. 쿠어스 필드에선 투구의 회전수와 무브먼트도 평지에 비해 더 적은 회전수를 보이고 이에 따라 낙차도 크게 줄어든다. 커터와 체인지업은 류현진이 자랑하는 주무기지만 3회말 안타와 홈런으로 연결된 두 공은 평소에 비해 다소 밋밋하게 흘러 들어갔다.
류현진은 올 시즌 시속 100㎞대 초저속 커브를 장착해 재미를 보고 있는데 커브는 다른 구종에 비해 낙차가 크다는 점에서 오히려 쿠어스 필드에선 주의해야 하는 구종이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류현진은 평소보다 커브를 매우 신중하게 구사했다. 그러나 예기치 않게 커터와 체인지업을 통타당한 것이다.
그러나 류현진에게 추가 실점은 없었다. 피홈런 후 볼넷과 펜스 직격 2루타를 맞았으나 투수 땅볼과 헛스윙 삼진으로, 4회엔 굿맨에게 안타를 내준 뒤 황당한 주심 앙헬 에르난데스의 볼 판정에 볼넷까지 허용했으나 3회 홈런을 허용한 몬테로에게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실점 위기를 지웠다. 5회는 단 8구 만에 삼자범퇴로 삭제시켰다.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쿠어스 필드. /AFPBBNews=뉴스1 |
플렉센 피홈런 3방, 토론토 불펜도 류현진 강판 후 7실점... 새삼 깨닫는 류현진 위력
이날 등판한 투수들과 비교를 해도 류현진의 투구가 얼마나 안정감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홈 팀 선발 투수이자 KBO리그 '역수출 신화'의 주인공이기도 한 크리스 플렉센은 5⅔이닝 동안 4실점했는데, 홈런을 무려 3방이나 맞았다.플렉센 이후 등판한 투수들은 3⅓이닝 동안 무려 9점을 더 내줬다. 토론토도 류현진이 물러난 뒤 4이닝 동안 7실점을 했다.
5회 투구수를 아낀 터라 6회 마운드에 오르지 않은 게 더 아쉽게 느껴졌다. 스포츠넷은 "계속 투구할 수도 있었지만 휴식일 동안 완전히 쉬어간 불펜진이 있었기에 그를 더 이상 밀어붙일 필요는 없었다"고 전했다.
두 번째 토미 존 서저리(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1년 2개월 만에 복귀한 투수의 성적이라고 믿기 놀라운 수준의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ERA는 2.25에서 2.48로 다소 상승했지만 6경기에서 3승 1패를 기록하고 있고 5이닝 4실점하며 패전을 떠안았던 첫 등판 이후 류현진이 나선 경기에서 팀은 전승을 달렸다.
류현진.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