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타뉴스, 뉴스1 |
이제 학폭(학교 폭력)이라는 타이틀은 굉장히 치명적이고도 위험한 단어로 자리잡고 있다. 가해자인지 사실확인 여부를 떠나 연루가 됐다는 것 자체로 돌이킬 수 없는 과거 꼬리표가 돼 모든 이들에게 평생 낙인이 찍힐 수 있는, 대단히 민감한 이슈가 됐다. 최근까지 쌓여진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형성된 사회적인 인식은 물론 제도적인 차원에서도 교육 당국의 실질적인 방안이 나오고 있을 정도로 학폭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될 사회악으로 거듭나고 있는 중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학폭은 일선 학교에서 무분별하게 벌어지고 있다.)
학폭이라는 꼬리표는 대중의 관심과 인기가 매우 중요한 스타들에게 있어서는 일반인보다 훨씬 치명적인 타격을 줄수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 '더 글로리'가 보여줬듯이 양쪽의 주장은 딱 떨어지게 정리되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입장은 팽팽했고 갈등은 격화됐다. 그러다 결국 법적인 싸움을 통해 그나마 결론으로 향하게 되지만, 이 결론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학폭 피해자가 속 시원한 사과와 해명을 듣는 것 역시 드라마에서나 가능할 뿐, 현실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당사자들조차 기억이 가물가물한 가운데 제3자 입장에서 피해자의 주장이 100% 옳다고만 볼순 없고, 당사자들 간에 있었던 일들을 보지 못한 입장에서 중립 기어를 박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최대한 객관적이라 해도 어느 정도는 감정적일 수밖에 없는 합리적 의심을 바탕으로 지켜봐도 결론을 내리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더 글로리'에서 약쟁이 학폭녀 이사라를 연기한 배우 김히어라는 과거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 일진 클럽의 일원으로 학생들을 괴롭혔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디스패치는 6일 김히어라의 과거 학창시절 모습이 담긴 사진들까지 소환하며 학폭 제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고 이후 김히어라 본인과도 이야기를 나누며 학폭 이슈를 검증해봤다. 그리고 디스패치의 결론은, 김히어라의 학폭 인정이었다.
하지만 김히어라 소속사의 입장은 이와 전혀 달랐다. '빅상지'의 멤버로 활동했고 피해 학생들의 돈을 갈취했으며 폭행과 폭언을 방관했다고 김히어라가 직접 인정했다고 주장한 디스패치와 달리 그램엔터테인먼트는 "김히어라는 학폭 제보자들과 오해를 풀었다"라며 여러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못박고 "유감스럽게도 디스패치가 억측성 기사를 썼다"라며 법적 대응도 시사했다.
"제보자들의 김히어라에 대한 언급이 착오가 오해에서 비롯됐다"라고 강조한 그램엔터테인먼트의 이 문구로 역시 연예인 학폭의 검증이 결코 쉽지 않은 사안임을 알수 있는 대목이었다.
김히어라는 학폭 이슈가 처음 불거진 6일 쿠팡플레이 'SNL코리아4' 촬영 취소 등의 스케줄 변동으로 연예계 활동 중단의 위기를 맞았지만 뮤지컬 '프리다' 출연의 강행을 결정한 가운데 이후 해당 학교의 법적대응 시사와 동창생들의 증언 등 파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김히어라가 이번 해명을 통해 대중의 선택을 다시 받게 될지 주목된다.
김히어라와 함께 tv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조병규 역시 완전히 학폭 이슈에서 벗어나지 못한 케이스다. 대중의 입장에서 '학폭 중립기어'를 고수하는 것과는 별개로 배우 커리어에는 분명 데미지가 적지 않은 모양새다.
조병규는 지난 2021년 2월 학폭 가해 의혹에 처음 휘말렸었다. 당시 네티즌 A씨가 뉴질랜드에서 유학 중이던 조병규에게 학폭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고 이후 추가의 피해자가 등장하는 등 파장이 커져갔지만 당시 조병규 소속사는 최초 폭로자인 A씨가 허위 사실을 시인하고 선처를 호소했다고 반박하는 등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를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A씨의 폭로는 줄어들지 않았고 "한국에서 경찰 조사를 받을테니 현장 검증을 하자"라며 여전히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끈질긴 폭로와 제안 속에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조병규는 자신의 학폭에 대해 떳떳하다는 입장이지만, 최초 폭로 이후 사실상 연예계 활동이 중단됐던 조병규는 컴백작 '경이로운 소문2'의 평범한 화제성 속에 씁쓸한 결과를 맞이했다.
아이오아이 출신 배우 김소혜 역시 학폭 꼬리표를 완전히 떼어내지 못하고 컴백 작품의 부진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2017년,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학폭 의혹이 불거졌던 김소혜는 2017년에는 폭로자가 사과해 일단락되는 모양새였고 2021년 불거진 학폭 의혹은 학폭위원회에서 처벌받은 기록이 밝혀지면서 이를 인정하면서도 당사자들끼리 오해를 풀고 해결했다고 해명했지만, 결과적으로 이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컴백작인 KBS 2TV 월화드라마 '순정복서'는 시청률 2%에 머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