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안우진 사라진' 키움, 6년 만에 '타이틀 홀더 0명' 위기... 김혜성에 달렸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09.1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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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김혜성.
매년 우리 팀 선수를 볼 수 있던 연말 시상식 풍경은 최근 10번의 가을야구 중 9번을 초대받은 사실과 함께 키움 히어로즈 팬들의 자랑이었다. 하지만 키움이 최근 10년간 유일하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던 2017년처럼 연말 시상식에서도 단 한 명의 소속 선수를 배출하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올 시즌 키움은 오프시즌 공격적인 투자에도 빈약한 타선과 불펜의 한계를 실감하며 17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51승 3무 78패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7월 22일까지는 당시 5위 롯데 자이언츠와 3.5경기 차로 가을야구를 포기할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날 팀의 핵심 이정후(25)가 수비 도중 왼쪽 발목 신전지대(발목 힘줄을 감싸는 막) 부상을 입었고 27일 수술을 결정하면서 키움도 사실상 리빌딩에 들어갔다. 7월 29일 LG 트윈스로부터 내야수 이주형(22)과 투수 김동규(19),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고 투수 최원태(26)를 내주는 트레이드는 키움의 바뀐 기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여기에 에이스 안우진(24)마저 9월 2일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재건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기로 결정하면서 키움은 겉잡을 수 없이 밑으로 향했다. 이정후가 이탈한 7월 말에는 창단 최다 연패 타이인 9연패를 기록했고, 안우진이 시즌 아웃된 9월 초부터는 현재까지 8연패에 빠지면서 두 사람의 공백을 실감케 했다.

팀의 투·타 핵심이자 타이틀 홀더였던 이들이 빠지면서 그동안 최소 한 개 이상의 개인 타이틀을 챙겼던 좋은 흐름도 끊기게 됐다. 연말 시상식에서 수상하는 개인 타이틀은 타자 8개(타율, 최다안타, 홈런, 타점, 득점, 도루, 출루율, 장타율), 투수 6개(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세이브, 홀드, 승률) 등 총 15개로 다양하다.


이정후는 85경기 타율 0.319(329타수 112안타), 6홈런 45타점 50득점 6도루, 출루율 0.407 장타율 0.456으로 시즌을 거의 마감했다. 수술을 결정하던 7월 22일 당시 1위 카테고리는 없었으나, 타율, 안타, 출루율에서만큼은 선두와 크게 차이 나지 않고 타이틀 탈환도 가능해 보였다. 안우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안우진은 24경기 9승 7패 평균자책점 2.39, 150⅔이닝 164탈삼진을 기록 중인 유력한 타이틀 홀더였다. 하지만 이들이 이탈한 사이 차츰 경쟁자들이 누적을 쌓기 시작했고 안우진의 경우 최근 에릭 페디(NC 다이노스)에게 탈삼진 1위마저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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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안우진(왼쪽)과 이정후.


만약 이대로 키움에서 타이틀 홀더가 나오지 않는다면 최근 10년간 유일하게 가을야구에 가지 못했던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현재로서 유일한 희망은 2루수 김혜성(24)이다. 뛰어난 콘택트 툴과 빠른 발로 타율, 최다안타, 득점, 도루 등 4가지 부문에서 타이틀을 노려볼 만하다. 올 시즌도 타율 0.331(531타수 176안타) 7홈런 54타점 97득점 24도루, 출루율 0.394 장타율 0.443으로 타율 3위, 득점 2위, 최다안타 1위, 도루 5위로 2021년 도루왕 이어 두 번째 개인 타이틀에 도전 중이다.

손아섭(NC·158안타), 홍창기(LG·157안타)와 경쟁 중인 최다 안타 부문이 그나마 노려볼 만하지만, 경쟁자들에 비해 적은 경기 수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로 인해 쉽지 않다. 17일 경기 종료 기준으로 NC가 24경기, LG가 21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키움은 고작 12경기가 남았다. 김혜성은 22일 대표팀 소집에 응해야 해 사실상 남은 경기는 19일 부산 롯데전, 20일 광주 KIA전, 21일 고척 NC전 3경기뿐이다.

그동안은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정후, 안우진, 박병호(37·KT 위즈) 등 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함께했기에 개인 타이틀 하나 정도는 꼭 챙겨왔다. 그러나 하나둘씩 떠나고 내년에는 이정후와 안우진마저도 없을 가능성이 크다. 이정후는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고 안우진은 토미 존 서저리를 받으면 최소 1년은 뛰지 못하기 때문. 냉정하게 이야기해 꼴찌팀 키움에는 내년에도 개인 타이틀에 도전할 선수가 한 손가락에 꼽는다. 올해 12월 소집해제 후 돌아오는 마무리 조상우(29)도 팀 성적이 좋아야 많은 세이브를 올릴 수 있기에 쉽지 않다.

개인 타이틀 홀더는 어느 방면에서 리그 최고의 선수라는 뜻이다. 또한 시즌을 주전으로서 완주해야 가능하기에 타이틀 홀더를 늘려나갈수록 리빌딩은 완성되고 우승에 도전할 전력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다. 2017년 키움은 7위로 가을야구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그해 데뷔한 이정후를 필두로 1년 만에 포스트시즌으로 복귀했고 이후 16개의 개인 타이틀을 가져오며 가을야구 단골팀이 됐다. 6년 만에 타이틀 홀더 0명 위기에 놓인 키움이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 야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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