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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사진=대한축구협회 |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4일 오후 9시(한국시간)부터 중국 저장성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Huanglong Sports Centre Stadium)에서 우즈베키스탄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강전을 치른다.
선수들과 감독, 관계자들도 이번 대회 가장 큰 고비이자 강력한 팀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즈베키스탄이 왜 까다롭다는걸까.
우즈베키스탄은 피파랭킹에서 75위로 한국(26위)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A대표팀 상대 전적에서도 16전 11승 4무 1패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수치들이 참고사항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중요한 건 이번 무대가 A대표팀 간 대결이 아닌 아시안게임이라는 점이다. 역대 두 차례 아시안게임 맞대결에서 양 팀은 모두 연장 승부를 펼쳤다. 2010년 광저우 대회 때 8강에서는 1-0으로 앞서가다가 후반 동점골을 맞고 연장 돌입 후 박주영과 김보경의 연속골로 힘겹게 4강에 올랐다. 심지어 A대표팀이 나섰던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선 준결승에서 0-1로 덜미를 잡힌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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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 우즈벡전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는 황의조(오른쪽). /사진=대한축구협회 |
당시 손흥민은 황희찬의 페널티킥을 지켜보지 못하고 뒤돌아설 정도로 초긴장 상태였고 당시 경기에서 뛰었던 선수들은 훗날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경기", "가장 힘들었던 경기"라고 입을 모았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한 김학범 감독도 당시 "그 경기가 결승전이었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하면서 좋은 팀이라는 것을 느꼈다"며 "준비를 하는데 버거운 경기였다. 재역전 과정이 힘들었다. 선수를 독려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고 사실 힘들었다. 이렇게 끝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막판 연장 15분 남겨놓고 혼신의 힘을 다했다. 선수들도 힘들었다. 지치고 눈빛도 흐려졌다"고 돌아봤다.
경기 후 선수들의 부족한 집중력에 혼을 냈다는 김학범 감독은 "끝나고도 힘들었지만 그때가 선수들의 기강을 잡을 수 있을 수 있는 기회라 봤다"며 "크게 보면 4강,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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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 많은 출전 기회를 갖지 않고 있는 이강인(오른쪽). /사진=대한축구협회 |
탄탄한 피지컬을 앞세운 거친 축구를 펼치는 팀이다. 지난 1일 중국과 8강전에서 승리한 황선홍 감독은 "우즈벡은 상당히 직선적이고 파워풀하고 에너지가 있다. 힘 싸움을 하는 팀이기에 같이 맞서면 어려울 수 있어 전술적으로 잘 준비를 해야 한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백승호도 "강하다는 것도,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는 것도 다 알고 있다"며 "일단 오늘 승리를 즐기고 잘 쉬고 준비해서 어떻게든 이길 수 있도록 잘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창과 방패의 대결'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 8강까지 5경기에서 23골(1실점)을 넣었다. 반면 우즈벡은 4경기(조별리그 2경기, 토너먼트 2경기)에서 7골을 넣는 동안 2실점만 헌납했다. 토너먼트 라운드에선 2경기 4골 1실점이다.
한국의 공격은 원활하게 잘 돌아가고 있다. 중국과 8강전엔 이강인(파리생제르맹)과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시키고도 2-0 승리를 거뒀다. 둘은 후반 출전해 가볍게 몸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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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 /사진=대한축구협회 |
우즈베키스탄전이 거친 플레이를 지향하는 까닭에 중국전과 마찬가지로 벤치에서 시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는 우즈벡에 고전할 경우 예상보다 이른 시간에 투입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마요르카에서 뛰며 스페인 라리가에서도 손꼽히는 찬스 메이커로 각광을 받았다.
좀처럼 틈이 없는 수비벽을 앞에 두고도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게 바로 이강인이다.
우즈벡에 대한 강한 경계심에도 여전히 한국이 객관적 전력에서 앞선다는 평가에는 이견이 없다. 그렇기에 더욱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 황 감독은 "최고의 적은 우리 안에 있다. 절대로 방심하면 안 되고 자신감 갖되 한걸음 물러나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해서 반드시 4강을 승리로 이끌어 결승에 가도록 하겠다"고 열의를 불태웠다.
황 감독은 "이제 두 걸음 남았다. 선수들과 앞만 보고 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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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왼쪽)이 황선홍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