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갈량 KS 구상에 11승 에이스 없다 "아프다는데 어쩌나"... 결국 올해도 '용두사미'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10.0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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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플럿코.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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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플럿코. /사진=OSEN
'염갈량'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찾아왔다. LG 트윈스의 외국인 에이스 애덤 플럿코(32)가 한국시리즈에 출전하지 않을 전망이다. 사실상 올 시즌은 끝났다고 볼 수 있다.

염경엽(55) LG 감독은 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를 앞두고 "플럿코는 지켜봐야 한다. 그런데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플럿코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럿코는 올해 흔들리던 LG 선발진에서 임찬규(31)와 함께 중심을 잡아준 선수였다. 시즌 21경기에 등판한 그는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1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15번을 기록하며 안정감 있는 투구내용을 보여줬다. 특히 11승 모두를 전반기에 달성하는 등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까지 에릭 페디(NC), 라울 알칸타라(두산)와 함께 최고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플럿코의 좋았던 모습을 찾기란 어려웠다. 그는 4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3.38의 성적을 올렸다. 특히 지난 8월 26일 NC전에서는 4이닝 1실점을 기록한 후 예상보다 빠르게 등판을 마쳤다. 경기 후 검진 결과 왼쪽 골반 타박상 진단을 받은 플럿코는 이후 재활 과정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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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애덤 플럿코(맨 오른쪽)가 지난달 23일 불펜피칭 후 코치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OSEN
그러나 예상 회복 기간(4~5주)이 지난 후에도 좀처럼 1군에 올라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염 감독은 "나는 그냥 (선수가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것밖에 없다"며 플럿코를 향해 강한 경고성 메시지를 전했다. 플럿코는 지난달 23일 잠실야구장에서 불펜 피칭을 하며 상태를 점검했고, 염 감독은 "정규 시즌에 한 번은 던지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로도 플럿코는 마운드에 올라오지 못했다. 이에 지난해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2022시즌 LG에 입단한 그는 28경기에 나와 15승 5패 평균자책점 2.39라는 훌륭한 기록을 생산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담 증세를 호소하면서 약 한 달간 휴식을 취했다. 이후 키움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투수로 나섰으나 1⅔이닝 7피안타 1탈삼진 6실점(4자책)으로 무너지며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결국 믿었던 외인 선발의 부진 속에 LG는 한국시리즈 진출이 무산됐다.

플럿코에 매달리던 지난해와 달리 염 감독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사실상 플럿코를 전력 계획에서 빼버린 것이다. 염 감독은 "(플럿코는) 없이 생각하고 있다"면서 "어쩔 수 없다. 아쉬움은 크지만 팀이나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이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아프다는데 어떻게 할 수 있겠나. 본인이 아프고 힘들다는데 강제로 시킬 순 없다"고 이야기했다. 플럿코는 이로써 2년 연속 '용두사미' 시즌이 확정적이다.

염 감독은 과거 넥센 시절을 생각하며 "그때에 비하면 행복하다"고 말했다. 2014년 포스트시즌 당시 넥센은 토종 선발의 부진과 문성현의 부상 속에 앤디 밴 헤켄-헨리 소사-오주원의 3선발 체제로 꾸렸다. 넥센은 20승 투수 밴헤켄이 분전했지만 결국 투수진의 차이를 이기지 못하고 삼성 라이온즈에 2승 4패로 패배하고 말았다. 그때와 비교하면 적어도 4선발은 돌릴 수 있는 현재가 낫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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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플럿코. /사진=OSEN
플럿코가 없다고 해도 LG의 선발진이 무너지지는 않는다. 후반기 살아난(평균자책점 2.89) 케이시 켈리가 건재하고,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는 임찬규까지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7월 말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최원태가 버텨주면서 LG는 4선발 자리만 채우면 투수 운용이 가능하다. 염 감독은 선발 뒤에 나올 '플러스 원'에 대해 좌완 김윤식과 우완 이정용 중 한 명을 정규시즌 종료 후 결정한다고 밝혔는데, 나머지 한 선수가 4선발로 들어갈 전망이다.

특히 최원태의 영입은 LG와 염 감독에게 큰 도움이 됐다. 염 감독은 "플럿코가 아팠던 시점에서 1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지키느냐, 못 지키느냐 하는 포인트였다"면서 "거기서 (최)원태가 트레이드로 왔을 때 플럿코 자리를 채워줬다"고 말했다. 이어 "플럿코가 없으면 선수들에게도 영향이 분명히 간다"며 "(최원태 영입으로) 다시 선발 5명이 채워지며 플럿코 빠져도 '괜찮다, 할 수 있다'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선수들까지 플럿코를 잊은 건 아니었다.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 출전한 문보경과 고우석, 정우영과 부상으로 이탈한 함덕주의 유니폼을 걸어뒀던 LG 선수단은 한 팬에게 플럿코의 유니폼을 받아 함께 걸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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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플럿코.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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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플럿코.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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