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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이 4일 우즈베키스탄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강전에서 멀티골을 작렬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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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왼쪽)이 2번째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OSEN |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Huanglong Sports Centre Stadium)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에서 2-1로 이겼다.
앞서 일본이 홍콩을 4-0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선착한 일본과 5년 만의 재대결이 열린다. 오는 7일 오후 9시 같은 장소에서 일본과 금메달을 둔 승부가 펼쳐진다.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을 상대로 8전 7승 1패로 강했던 한국이기에 대회 3연패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우즈베키스탄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9년 만에 결승 진출을 노렸으나 한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국은 5년 전 우즈베키스탄과 8강에서 격돌해 연장 혈투를 끝 4-3 진땀승을 거뒀다. 최근 우즈벡이 물오른 기세를 보였고 황선홍 감독과 선수들도 경계심을 나타내며 우즈벡전을 준비했다.
황선홍 감독은 전방에 조영욱을, 좌우 측면에 엄원상과 정우영을 배치했다. 스피드에서 상대에게 커다란 압박감이 가해질 수밖에 없는 선택이었다. 세컨드 톱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강인을 내세웠고 그 뒤에 백승호와 홍현석을 둬 수비를 지원하게 했다. 백4는 설영우와 박진섭, 이한범, 황재원이 이뤘고 골키퍼 장갑은 이광연이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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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오른쪽)이 엄원상의 어시스트를 침착히 마무리하고 있다. /사진=OS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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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후 황선홍 감독(오른쪽)과 하이파이브하는 정우영. /사진=OSEN |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프리킥 상황에서 이강인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우즈벡의 허를 찔렀다. 이강인이 밀어준 공을 홍현석이 수비 뒷공간으로 넘겨줬고 엄원상이 문전에 자리한 정우영에게 완벽히 연결했다. 너무도 손쉽게 선제골을 수확했다.
이강인이 환상적인 탈압박 기술을 뽐내며 2명을 제쳤고 전방의 조영욱에게 공을 연결했다. 공을 건네 받은 엄원상이 슈팅 타이밍을 놓친 게 아쉬웠지만 완벽한 팀 플레이였다. 조영욱은 전방에서 경합에서 밀리지 않으며 수비수 틈 사이에서 공을 가로채 과감한 왼발 슈팅까지 시도했다.
한 골 리드를 잡은 대표팀 선수들은 여유를 찾았다. 좁은 공간에서도 세밀한 패스 플레이로 호흡을 맞췄고 당황한 우즈벡은 공을 걷어내기 바빴다.
전반 23분 아크 정면에서 프리킥을 허용했다. 우즈벡에서 '왼발의 달인'이라 불리는 얄로리디노프 자수르벡의 킥이 날카롭게 날아들었고 백승호의 머리에 맞고 굴절되며 이광연의 손에 닿지 않는 곳으로 흘러들어갔다.
그러나 분위기는 절대 처지지 않았다. 몇 차례나 계속해서 문을 두드렸고 이번에도 정우영이 선봉에 섰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우즈베키스탄이 정우영의 위치를 놓쳤고 공을 탈취해 가볍게 밀어넣으며 다시 2-1로 앞서갔다.
전반 막판 구리예프가 이강인을 팔꿈치로 가격했지만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고 이번 대회는 비디오판독(VAR)이 없어 판정은 번복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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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해진 상대 수비를 틈타 골을 넣는 정우영.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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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을 완성한 뒤 끝까지 공을 바라보고 있는 정우영(왼쪽).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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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후 기뻐하는 정우영(가운데). /사진=뉴시스 |
한국은 교체 없이 후반전에 나섰다. 전반적으로 분위기를 리드했으나 한 방을 노리는 우즈벡 또한 위협적이었다. 아찔한 장면도 나왔다. 전반 11분 측면 공간을 내줬고 아찔한 위기 상황에 닥쳤다. 수비가 몸을 날리며 막아내 한숨을 돌렸다.
황선홍 감독은 후반 13분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강인과 정우영을 빼고 송민규와 정호연을 투입했다. 대회 직전 허벅지 부상을 당했던 이강인은 이날 대회 들어 가장 많은 시간을 뛰었다. 결승전을 앞두고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복안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정우영 또한 마찬가지.
홍현석이 이강인의 자리로 전진 배치됐고 정호연이 백4 앞에 자리했다. 송민규는 정우영이 책임지던 측면에 자리를 잡았다. 경기가 마음대로 풀리지 않자 우즈베키스탄의 플레이는 더 거칠어졌다. 엄원상의 거침 없는 돌파에 깊은 백태클을 가했고 결국 주심은 경고를 꺼내들었다. 엄원상의 통증이 반복됐고 결국 안재준과 교체됐다.
전반 27분 한국이 공격을 진행 중에 조영욱이 공을 넘겨 받아 돌파를 이어가던 중 부리예프 압두라우프가 아찔한 태클을 가했다. 이미 공이 지나간 뒤 조영욱의 다리를 걷어찼다. 정작 태클을 가한 자신이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이미 한 장의 옐로카드를 받은 터였고 헐리우드 액션으로 경고를 막아내려는 수였다. 그러나 주심은 경고를 다시 한 번 꺼내들었고 한국은 수적 우위 속 후반 남은 기간을 이끌어가게 됐다.
후반 29분 역습 과정에서 안재준이 측면에서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잡았으나 수비에 압박에 쫓긴 탓인지 슛은 옆그물을 때리며 추가골 기회가 무산됐다.
추가 시간이 6분 주어졌지만 흐름은 뒤바뀌지 않았다. 우즈벡이 공격적으로 나서며 수비 뒷공간이 열리는 장면이 이따금씩 나왔으나 마무리가 아쉬웠다. 몇 번의 추가골을 넣을 수 있었던 장면에서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건 보완해야 할 점으로 남았다.
그럼에도 5년 전과는 대비되는 경기였다. 끝까지 안심할 수는 없었으나 정규시간 90분 내에 승리를 챙겼고 이강인과 정우영의 체력까지 아꼈다. 3연패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부풀게 만드는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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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원상이 상대의 거친 태클에 아파하고 있다. /사진=OS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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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클 이후 쓰러져 있는 엄원상. /사진=OSEN |
- 1964 자카르타 : 본선 1-0 승
- 1970 방콕 : 준결승 2-1 승
- 1978 방콕 : 본선 3-1 승
- 1982 뉴델리 : 본선 1-2 패
- 1994 히로시마 : 8강 3-2 승
- 1998 방콕 : 본선 2-0 승 (*이상 A대표팀 출전 대회)
- 2014 인천 : 8강 1-0 승
- 2018 자카르타-팔렘방 : 결승 2-1 승 (* 이상 와일드카드 포함 연령별 대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