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연이 25일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
서수연은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단식 클래스1·2 결승에서 중국의 리우 징을 3-1(11-4, 11-7, 9-11, 11-6)로 제압하고 정상에 섰다.
2014년 인천 대회 때부터 한국의 에이스로 활약했으나 은메달 2개,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땐 동메달만 2개에 만족해야 했던 서수연이다. 세계 정상급 기량을 자랑하기도 했음에도 유독 국제 종합 대회와는 인연이 없었기에 더욱 값진 금빛 스매시였다.
서수연은 앞선 예선과 준결승 3경기에서 무실세트 승리를 거두며 순항했다. 결승에서도 쾌조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1세트 4-4 동점 상황에서 7연속 득점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세트 9-7 리드 상황에선 갑작스런 다리 경련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놀라운 집중력으로 승리를 완성했다.
서수연이 상대의 공격을 백핸드로 받아치고 있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
2016 리우 패럴림픽과 2020 도쿄 대회 때도 국가대표로 나섰던 서수연이다. 그러나 번번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패럴림픽에서도 탁구 최강은 중국이기에 아시아 무대 정상이 결코 쉬운 건 아니었다. 그럼에도 리우 대회 땐 세계 1위로 나설 정도로 기세가 좋았기에 유독 불운한 결과라는 인식도 뒤따랐다.
뉴스1에 따르면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그는 "경련이 잦은 편인데 테이블이 낮아 다리가 부딪치면서 2세트 때 경련이 왔다"며 "그 포인트가 중요했기 때문에 템포를 쉬어가면서 다리가 진정할 때까지 생각을 가다듬었고 경기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번 장애인 아시안게임에 나왔지만 계속 금을 놓치다가 이번에 드디어 따냈다. 원하는 목표에 한 발자국 다가선 것 같아 너무 기쁘다"고 환하게 웃었다.
서수연은 의료사고로 후천적 장애인이 됐다. 2004년 거북 목 교정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의사가 권유한 주사 치료를 받고 신경과 척수에 문제가 생겨 하반신 마비가 됐다. 모델을 지망하던 꿈 많은 10대 소녀였으나 한 순간에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결승전을 치르는 서수연.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
큰 키와 긴 팔을 활용한 공격이 강점인 서수연은 한계를 한 번 넘어선 가운데 복식에서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국제 종합 대회에선 복식에서도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다.
서수연은 "아직 복식이 남았다. 대회 3관왕이 나온 적 없는데 최초로 달성해 보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오는 26일 여자 복식과 혼성 복식에 나서는 서수연은 2관왕, 나아가 3관왕에도 도전한다.
한편 이날 앞서 열린 남자 단식 클래스1 리그 경기에서는 주영대(스포츠등급 Class1·경남장애인체육회)가 인도의 마단 제한 도랍을 3-0(11-7, 11-3, 11-3)으로 누르고 리그 4경기 전승으로 금메달을 수확했다.
종목 1위를 노리는 한국 장애인탁구 대표팀의 첫 금메달이었다. 같은 등급의 남기원(스포츠등급 Class1·광주장애인체육회)은 3승 1패로 은메달을 따냈다. 지난 23일 주영대에 당한 패배(2-3)로 운명이 갈렸다.
금메달을 수확한 뒤 시상식에서 미소를 짓는 주영대.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