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민 감독이 2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1라운드 우리카드전에서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
한국전력은 2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1라운드 홈 경기에서 우리카드에 세트 스코어 0-3(18-25, 21-25, 23-25)으로 졌다.
지난 현대캐피탈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간신히 연패를 끊은 한국전력은 다시 셧아웃 완패를 당하며 승점 3(1승 3패)으로 리그 6위에 머물렀다.
변명의 여지 없는 완패였다. 초장부터 상대 블로킹 벽에 고전하며 9 대 20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고 결국 1세트를 내줬다. 2세트는 결정적인 순간 실책이 문제였다. 초반 리드를 잡은 것은 한국전력이었으나, 우리카드의 삼각편대가 고른 공격력을 보이며 추격을 허용했다. 그때마다 타이스의 서브 범실 등 실책이 나와 달아나지 못했고 막판 추격 때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큰 문제는 경기 내내 고전했던 공격진이다. 서재덕은 공격성공률 40%, 공격효율 10%로 3득점에 그쳤고 임성진은 6득점이었으나, 공격성공률 40% 공격효율 0%로 기대 이하였다. 결국 베테랑 박철우(38)가 3세트 막판 주전으로 나서며 6득점으로 막판 추격전을 이끌었다.
이에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경기 후 "(서)재덕이의 리시브 성공률이 높으면 계속 밀고 나갈 텐데 뜻대로 안 됐다. 대신 투입한 (박)철우가 제 몫을 해줬다. 철우에게는 미안하지만, 현재 두 포지션(미들블로커, 아포짓 스파이커)에서 연습하고 있다"면서 "선수들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다 보니 시즌 전 기대했던 조직력의 50~60%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아직 1라운드니까 잘 정비해서 한 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시몬(왼쪽)과 김동영./사진=한국배구연맹 |
경기 전부터 예상됐던 전개였다. 권 감독에 따르면 주포 임성진과 타이스 덜 호스트는 대표팀에서 돌아온 후 팀 훈련을 얼마 하지 못했다. 그 탓에 주전 세터 하승우와 호흡도 원활하지 않아 골이 아프다. 가장 큰 고민은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 서재덕의 몸 상태로 현재 무릎과 발목이 좋지 않다. 권 감독은 "임성진, 서재덕이 제 컨디션이 아니지만, 두 선수가 회복하면 2라운드 초반쯤에는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한국전력이 2라운드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또 있다. 군 복무 중인 아웃사이드 히터 이시몬(31)과 아포짓 스파이커 김동영(27)의 복귀다. 각각 상근예비역과 국군체육부대(상무)를 통해 복무 중인 두 사람은 11월 15일, 11월 8일에 병역 의무를 마친다. 현재 말년 휴가를 받아 팀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고 빠르면 김동영부터 2라운드 첫 경기인 장충 우리카드전에 복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시몬은 입대 전 한국전력의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두 차례 봄 배구를 이끌었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리시브를 보여주는 선수로 현재 흔들리고 있는 임성진을 지원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영 역시 강한 서브가 매력적인 아포짓 스파이커로 서재덕의 자리를 보완해 줄 수 있어 한국전력의 2라운드 반전을 이끌 카드로는 충분하다. 그야말로 적절한 시기에 돌아오는 천군만마와 같은 존재다.
권 감독은 이시몬과 김동영의 복귀에 대한 질문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임)성진이가 안 좋으면 시몬이가 들어간다. (김)동영이도 서브가 좋고 공격력도 괜찮다. (서)재덕이가 힘들 때 도와줄 수 있다. 두 선수가 오면 교체의 폭이 넓어져 감독으로서는 생각이 많아질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