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 쉽게 넘기는데 볼넷은 관건, NC '와일드씽 듀오' 제구 문제 어떻게 접근하나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11.1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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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신영우(왼쪽)-김휘건. /사진=NC 다이노스, 뉴시스
스타일은 비슷하다는 평가지만, 서로의 접근법은 다르다. NC 다이노스의 '와일드씽'(구속은 빠르면서 제구력에 개선이 필요한 투수) 영건 신영우(19)와 김휘건(18)이 각자의 방식으로 프로 적응에 나서고 있다.

NC는 지난해와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권을 모두 고교 에이스를 뽑는 데 사용했다. 지난해에는 경남고 우완 신영우를 전체 4순위로 뽑았고, 올해도 휘문고의 김휘건을 5순위로 지명했다.


두 투수는 모두 빠른 볼이 주무기인 선수들이다. 신영우는 최고 시속 154km의 강속구와 움직임이 좋은 너클커브를 가지고 타자들을 요리했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50⅔이닝을 던지며 85개의 삼진을 잡아낼 정도였다. 지명 당시 임선남 NC 단장은 "훌륭한 워크에씩과 뛰어난 강속구를 보유한, 팀에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선발자원이다"고 설명했고, 강인권 감독 역시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더라"며 호평했다.

김휘건은 키 191cm, 몸무게 105kg의 건장한 체격을 바탕으로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다. 올해 최고 시속 152km를 기록한 그는 올해 고등학교 3학년 투수 중 미국 진출을 확정한 장현석(마산용마고, LA 다저스 입단)과 이찬솔(서울고, 보스턴 입단) 다음가는 구속을 자랑했다. 민동근 NC 스카우트팀장은 지명 후 "최근 KBO 리그 흐름에 맞는 특급 강속구 선발 자원이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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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문고 유니폼을 입은 김휘건(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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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우의 투구 모습. /사진=NC 다이노스
이렇듯 가진 게 많은 두 선수지만, 공통적으로 지적받는 약점이 있었으니 바로 '제구력'이었다. 고교 시절에도 다소 많은 4사구(50⅔이닝 43사사구)를 기록했던 신영우는 프로에 와서도 이를 숙제로 남겼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17경기에 등판한 신영우는 3승 7패 평균자책점 6.14를 기록했는데, 66이닝 동안 삼진을 83개 잡는 동안 볼넷을 89개나 내줬다. 위력적인 구위는 프로에서도 통했기에 피홈런 3개, 피안타율 0.197이라는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4사구가 발목을 잡았다.


신영우 본인도 이를 알고 있었다. 최근 스타뉴스와 만난 신영우는 "(제구력에 대해) 스트레스 받는 면도 없잖아 있다. 하려고 하는데도 안 되는 부분이 답답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늘 구위나 변화구 움직임은 자신있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스트라이크존에 마음대로 안 들어가는 게 문제였다"고도 말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오히려 패스트볼보다 너클커브가 제구가 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신영우는 "한 번은 직구를 너무 많이 던지려고 했던 적도 있고 한 번은 변화구를 많이 던진 적도 있었다. 변화구를 생각보다 많이 던지는데도 제구가 되니까 그날 경기는 편하게 풀렸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직구(제구)를 잡아야 되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변화구를 많이 안 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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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신영우가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하지만 주위의 응원이 신영우의 자신감을 상승시켰다. 강인권 감독은 그에게 "제구가 안 되는 것에 대해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라. 계속 장점을 살리다보면 좋아질 것이다"는 말을 했고, 2군 코칭스태프 역시 "신경 쓰지 말고, 현재는 과정이니까 지금 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자"고 조언했다고 한다. 그는 "그 말을 듣고 강점을 유지하며 보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프로에서 한 시즌을 보낸 신영우는 비시즌 시작 후 투구 밸런스를 잡으면서 수정에 나서고 있다. 이용훈 코치와 함께 이 작업에 나서고 있는 신영우는 간결한 폼으로 바꿔가고 있다. 신영우는 "처음에는 바꾸는 과정에서 불편함도 있었는데, 좋은 동작으로 바뀌다 보니 투구 효율성도 좋고 해서 지금 방향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의 회전효율도 좋아지고, 구속도 더 나왔다. 내년에 해봐야 알겠지만 제구도 예전보다 많이 잡힌 것 같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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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휘건이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김휘건 역시 신영우와 마찬가지로 많은 삼진과 함께 많은 볼넷을 내준 선수다. 그는 올해 9경기, 34이닝을 던지며 2.12의 평균자책점과 48개의 탈삼진을 기록했지만, 4사구가 21개로 많은 편이다. 강인권 감독 역시 "제구 부문에서 이슈를 안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제구보다는 좋은 재능을 좀 더 높게 평가해 주면 좋을 것 같다"는 말도 이어갔다.

선수 본인은 이에 대해 '제구력은 약점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김휘건은 지난 10월 인터뷰에서 "스스로는 제구가 좋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사이클이라는 게 있는데, 꼭 매체가 주목하는 경기에는 그게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것도 내 잘못이다. 기복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했다. 10월 교육리그를 뛴 후에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김휘건은 최근 스타뉴스와 만나 "이 정도면 거의 기교파라고 해도 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며 "첫 경기에서는 볼넷 2개를 내줬지만, 제구가 안되면서 내준 게 아니라 승부를 하다가 기록했다. 2번째 경기는 깔끔하게 잡고 내려왔다"고 말했다. 김휘건은 "이대로만 시즌에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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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휘건이 지난달 29일 열린 롯데와 교육리그 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퓨처스팀 SNS 갈무리
오히려 김휘건은 프로에 들어온 후 자신의 장점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연습이나 경기를 하는 과정에서 트래킹 장비를 통해 무브먼트 수치를 눈으로 확인한 것이다. 김휘건은 "사실 '회전수가 좋아야 볼끝이 좋다'고 말하지 않나. 그런데 난 좋지 않은 편이다. 분당 2500~2600회를 기록하는 선수도 있는데, 나는 2000~2100회 정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단에서) '회전수가 많으면 좋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좋은 건 아니다'고 했다. 중요한 건 상하 무브먼트나 회전 효율이라고 하더라"며 "회전 효율이 잘 나오고, 상하 무브먼트가 리그 상위권이라 회전수가 많이 안 나와도 훨씬 볼이 좋게 느껴진다는 말을 들었다. 구창모 선배와 비슷하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스타일의 후배가 들어왔기에 신영우는 김휘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다. 신영우는 "시즌에 들어가면 제구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며 "1년 해보니까 느낀 게 많다. 일단 해보면 휘건이도 스스로 많이 느낄 거고, 그런 압박이나 스트레스 부분에서 본인이 잘 이겨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보다 휘건이가 멘탈적으로 강해보이더라"며 웃은 신영우는 "공통적인 약점이 있다면 서로 의지하면서 채워넣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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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신영우가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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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휘건(왼쪽)이 팬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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