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김연경이 12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현대건설전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
흥국생명 선수단이 12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현대건설전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
흥국생명은 12일 인천광역시 부평구에 위치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현대건설에 세트스코어 3-2(25-23, 19-25, 19-25, 25-22, 15-9)로 승리했다.
4연승을 이어간 흥국생명은 7승 1패(승점 20)로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현대건설은 1라운드에 이어 이번에도 흥국생명에 풀세트 패배를 경험하며 4승 4패(승점 14)를 기록, 3위를 유지했다.
좋지 않은 팀 경기력에도 어떻게든 득점해 낸 김연경의 폭발력이 돋보였다. 김연경은 흥국생명이 1대2로 뒤진 4세트에서만 9점을 폭발시키며 승부를 5세트까지 이끌었고 끝내 결과를 뒤집었다. 30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기록했고, 옐레나 므라제노비치가 17점, 레이나 토코쿠와 이주아가 12점, 김미연이 각각 11점으로 도왔다. 현대건설에서는 모마 바소코가 28점, 양효진이 19점을 기록했으나,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현대건설 정지윤이 공을 받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
현대건설은 위파위(아웃사이드히터)-양효진(미들블로커)-모마 바소코(아포짓스파이커)-정지윤(아웃사이드히터)-이다현(미들블로커)-김다인(세터)-김연견(리베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흥국생명은 김수지(미들블로커)-엘레나 므라제노비치(아웃사이드히터)-김미연(아포짓스파이커)-이주아(미들블로커)-김연경(아웃사이드히터)-이원정(세터)-도수빈(리베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이날 경기 키플레이어는 지난 경기를 통해 선발 복귀한 국가대표 공격수 정지윤(현대건설)이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경기 전 "(김)주향이가 아직 몸이 낫지 않아 (정)지윤이가 당분간 스타팅으로 나가야 할 것 같다"며 "(리시브 불안에) 현재 팀 상황상 득점이 더 나와야 하기 때문에 리시브가 불안한 것은 어느 정도 안고 가려 한다. 세터 입장에서도 공격 옵션이 추가된 것이 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정지윤의 합류로 현대건설의 공격력이 더 좋아졌다. 어려운 경기가 될 듯하다"면서도 "우리 팀은 공격이 괜찮은 것 같다. 어느 순간이든 믿음직한 선수가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김연경-옐레나 쌍포를 믿었다.
현대건설 선수단이 12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흥국생명전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
1세트 중반까지는 현대건설의 수비벽이 흥국생명을 막아섰다. 현대건설이 김다인의 서브에 이은 모마의 3연속 득점으로 12-9로 앞서 나가자, 흥국생명도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엘레나과 김연경의 공격이 양효진-이다현을 앞세운 수비벽에 번번이 막혔다.
그래도 흥국생명에는 어떻게든 뚫어내는 날카로운 창 김연경이 있었다. 김연경은 13-17로 뒤진 상황에서도 모마의 백어택을 김수지와 함께 블로킹해내는가 하면 퀵오픈, 시간차 공격 득점을 연달아 성공시키면서 끝내 20-20 동점까지 만들었다. 1세트 막판에는 아시아쿼터 레이나 토코쿠의 활약이 빛났다. 상대 수비벽이 동시에 뜨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어코 2득점에 성공하며 흥국생명의 리드를 이끌었다. 모마의 공격이 라인 밖을 벗어나며 세트 스코어가 나왔고 옐레나가 현대건설 코트 빈 곳을 정확히 찔러 넣으면서 1세트는 흥국생명이 가져갔다.
흥국생명은 김미연의 공격이 계속해 막히면서 2세트를 어렵게 풀어갔다. 그 사이 현대건설은 양효진과 모마의 득점을 앞세워 리드를 이어갔다. 수비가 크게 무너진 것도 아쉬웠다. 현대건설은 위파위의 득점으로 20점 고지를 밟았고 계속된 흥국생명의 범실을 더해 세트 포인트, 이다현이 속공 득점으로 2세트를 마무리 지었다. 김미연의 2세트 공격효율은 -33.33%로 무득점에 그쳤고 흥국생명의 리시브효율도 33.33%로 저조했다. 현대건설의 2세트 팀 공격효율과 리시브효율이 각각 40%였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앞선 두 세트를 통해 몸을 푼 두 팀은 3세트 초반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중앙의 이다현과 측면의 모마가 득점포를 내뿜는 가운데 흥국생명은 레이나가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모마의 득점력이 좀 더 정교하고 확실했다. 모마는 3세트에만 공격성공률 58%로 7점을 쏟아부었다. 양효진이 오픈 득점으로 20점째를 기록했고 세트포인트에서 다시 한 번 텅 빈 흥국생명의 코트 중앙에 공을 내리꽂으면서 세트를 끝냈다.
흥국생명 김연경(맨 오른쪽)이 12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현대건설전에서 스파이크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
4세트 초반 분위기는 흥국생명이었다. 레이나가 서브 에이스로 선취점을 뽑았고 김연경-옐레나가 돌아가며 한두 점차 리드를 이어갔다. 현대건설도 만만치 않았다. 정지윤 대신 교체로 들어온 고민지가 간간히 득점에 성공하며 현대건설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이다현, 양효진이 중앙에서 공격을 차단했다. 여기에 흥국생명은 계속해서 세터와 공격수 간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다 결국 18-18 동점을 허용했다.
현대건설로서는 막판 범실이 뼈아팠다. 모마의 공격이 빗나간 데 이어 이다현의 속공은 네트에 걸려 20점째를 허용했다. 이에 흥국생명은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로 기회를 만들었다. 그 기회를 헛되게 하지 않은 것이 김연경이었다. 모마의 퀵오픈을 블로킹해냈고, 상대 블로커들을 상대로 밀어넣기 득점에 성공해 세트포인트를 만들었다. 김연경은 이원정이 올려준 공을 재차 상대 코트에 꽂으며 마침내 2대2 세트 균형을 맞췄다.
극적으로 4세트를 가져온 흥국생명은 5세트에도 그 기세를 이어갔다. 김연경이 첫 득점에 성공한 데 이어 이주아가 어정쩡하게 넘어온 공을 곧장 두 손으로 밀어넣으며 4-1 리드를 안겼다. 이주아가 단독으로 양효진의 속공을 막아냈고 김미연의 서브 에이스, 상대 공격 범실이 연달아 터지면서 흥국생명은 승기를 잡았다. 정지윤의 공격이 빗나가며 매치 포인트가 만들어졌고 이주아의 속공을 현대건설이 막지 못하면서 극적인 역전승이 완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