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참사→AG 金+국대 3연승' 원태인의 화려한 마무리 "정말 길었던 2023년, 가장 행복한 시즌이었다" [APBC 현장인터뷰]

도쿄(일본)=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11.18 23:41
  • 글자크기조절
image
원태인이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3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1월부터 쉼 없이 달린 원태인(23·삼성 라이온즈)이 대표팀의 국제대회 3연승을 이끌며 2023년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원태인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릴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 풀리그 3차전에서 대만을 상대로 5이닝(84구)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 피칭으로 한국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한국은 풀리그 전적 2승 1패로 결승에 진출, 19일 오후 6시 도쿄돔에서 일본(3승 무패)과 재격돌하게 됐다.

승리의 주역은 선발투수 원태인이었다. 4회 홈런 하나를 허용한 것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위기조차 없었다. 대만 선발 왕옌청이 1⅓이닝(47구) 4피안타 3볼넷 5실점(1자책)으로 흔들리며 분위기를 내줘 원태인의 안정감은 더욱 돋보였다.

최고 시속 148㎞의 빠른 직구와 주 무기 체인지업은 대만 타선을 농락했다. 홈런도 야수들의 실책도 원태인에게 큰 위협이 되지 않았다. 1회를 공 10개로 삼자범퇴 이닝으로 만들더니 2회와 3회 선두타자를 내보냈음에도 후속 세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대만 타선을 잠재웠다.


홈런도 소용 없었다. 4회 1사에서 류지홍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았으나, 허헝요우를 2구만에 좌익수 뜬 공으로 잡고 린징카이에게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끌어내면서 삼진을 솎아냈다. 마지막 이닝인 5회에도 장정위와 다이페이펑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절정의 구위를 뽐냈다.

image
원태인(왼쪽)이 지난 3월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1라운드 일본전에서 일본 곤도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며 아쉬워하고 있다.
image
원태인(왼쪽)이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3차전에서 노시환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류중일 감독도 경기 후 공식인터뷰에서 "오늘(18일)은 초반부터 타선 연결이 잘됐다. 원태인도 5회까지 잘 던졌다. 뒤에 나온 투수들도 잘 막았다. 우리 한국 마운드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원태인 개인으로는 같은 장소에서 열린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사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씻어낸 피칭이기도 했다. 당시 원태인은 3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6.23으로 좋지 않았다. 첫 등판인 호주전에서는 1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계속된 등판에 결국 무너졌다.

17일 일본전을 앞두고 이때를 떠올린 그는 "WBC 이후 8개월 만에 도쿄돔에서 다시 왔다. WBC를 함께 했던 멤버들끼리 '이번에 꼭 만회하자'고 했다. WBC에서 일본에 당했던 패배를 설욕하고 싶다"며 "대만전 중요성을 알기에 부담은 있다. 하지만 꼭 결승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열심히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의 어린 에이스는 그 아픔을 품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나갔다. 홍콩, 중국과 두 경기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 10이닝 무사사구 14탈삼진의 완벽투로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그리고 다시 새긴 그 각오를 도쿄돔 마운드에서 현실로 만들었다. 원태인이 선발로 등판한 마지막 3경기에서 한국은 모두 이겼다.

원태인은 "WBC 때는 그 대회가 가장 뜻깊었는데 아시안게임에서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 약팀을 상대했다는 말도 있지만, 그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의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정말 길기도 길었고 힘들었던 한 해였다. 오늘이 마지막 경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다. 그 마음을 담아 경기를 치렀고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왔다. 올해는 가장 행복했던 시즌이었다"고 한 해를 돌아봤다.

image
원태인이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3차전을 마치고 공식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기자 프로필
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