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불? 실제는 4~5억불 정도" 오타니는 명예를, 다저스는 실리를 챙겼다!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12.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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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가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합성 사진. 디 애슬레틱의 이 사진은 현실이 됐다. /사진=디 애슬레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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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다저스 유니폼 입은 모습을 합성한 사진. /사진=클러치 포인트.
10년 7억 달러(9240억 원). 오타니 쇼헤이(29)가 메이저리그(MLB) 150년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갖춘 선수라고 해도 쉽게 예상할 수 없는 계약 규모다. 부자구단 LA 다저스가 누구도 상상치 못한 막대한 금액으로 오타니를 품었다.

오타니 쇼헤이는 10일(한국시간) 오전 직접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LA 다저스의 로고를 올린 뒤 "모든 팬과 야구계 모든 관계자에게,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To all the fans and everyone involved in the baseball world, I apologize for taking so long to come to a decision)"면서 "저는 제가 뛸 다음 팀으로 다저스를 선택하기로 결정했다(I have decided to choose the Dodgers as my next team)"고 밝혔다.


그러나 오타니의 계약 규모엔 커다란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전례 없는 '디퍼 계약(The deferrals)'을 스스로 제시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오타니는 명예를 챙겼고 다저스는 제대로 실리를 챙긴 계약이었다고 촌평할 수 있다.

제프 파산 미국 ESPN 기자는 10일 '오타니 계약은 세계를 놀라게 한 그의 최근 업적일 뿐'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오타니의 다저스행에 대해 상세히 다뤘다. 여기서 파산은 "다저스는 오타니에게 7억 달러를 지불할 예정이지만 현재 계약 가치는 현저히 낮을 것"이라며 "금액 중 얼마나 많은 금액이 지연지불 되는지, 그 연기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를 보면 이게 다저스에 얼마나 좋은 거래인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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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다저스행이 확정된 뒤 자신의 SNS에 올린 글. /사진=오타니 SNS
이어 "오타니의 거래는 연간 7000만 달러보다는 4000만에서 5000만 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오타니의 거래는 다저스가 첫 번째 사치세 기준인 2억 3700만 달러를 훨씬 넘어서는 급여를 운영하기 위해 많은 돈을 쓸 수 있는 여지를 주지만 2022년에 타격을 입었던 것처럼 2억 9330만 달러를 초과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디퍼 계약은 구단이 계약 기간 외에 일부 연봉을 지급하는 것이다. 정해진 기한에 거액의 금액을 주기 어려운 구단이 일부를 나눠 추후 지급으로 미루며 현금 유동성에 있어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오타니는 직접 이 방식을 구단에 제시함으로써 초대형 계약을 이끌어냈다.

다저스행을 향한 오타니의 진심을 읽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타니는 우승이 간절했고 자신에게 익숙한 지역을 벗어나지 않기 위해 일정 부분의 희생을 자처했다. 동시에 '전무후무 최고액 계약'이라는 명예까지 챙겼다. 반면 다저스는 '7억 달러'라는 숫자보다는 훨씬 효율적인 계산으로 오타니는 품에 안게 됐다.

파산은 "오타니는 150년 야구(MLB) 역사상 가장 재능 있는 야구 선수"라면서도 오타니의 계약 규모에 대해 "깜짝 놀라는 수준을 넘어섰다. 이는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로 야구나 스포츠계 뿐아니라 온 우주가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오타니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파산은 "오타니는 야구계 유일한 크로스오버 스타이며 문화적 반향이 쇠퇴하는 스포츠를 초월한 독특한 재능을 지닌 인물"이라며 "그는 르브론 제임스(농구), 리오넬 메시(축구), 패트릭 마홈스(NFL)라는 이름만으로도 충분한 운동선수의 수준"이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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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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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다저스가 이토록 많은 금액을 투자할 수 있었던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오타니는 올 시즌 막판 투구 도중 팔꿈치 부상을 당했고 수술대에 올랐다. 일각에서 2번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라고 말했지만 오타니 측은 자세한 수술 내용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이 부분이 다저스가 오타니에게 적극적으로 달려들 수 있었던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파산에 따르면 다저스는 오타니의 팔꿈치와 건강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오타니의 TJ 닥터이자 다저스 팀 닥터이기도 한 닐 엘러트래치는 다저스가 7억 달러를 지불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다.

이에 오타니가 받은 수술이 토미 존 서저리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보다는 훨씬 재활 기간이 짧은 수술을 거쳤고 그로 인해 투수로 복귀하는 것도 세간의 예상보다 훨씬 빨라질 수 있다는 게 다저스가 보다 공격적으로 오타니에게 접근하고 7억 달러 계약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물론 다저스도 오타니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한 계약이다. 파산은 "오타니가 39세가 되는, 계약이 끝날 때까지 계속 활약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며 "하지만 그가 타격과 투구 두 가지를 모두 놀라운 수준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어리석은 일이었지만 결국 여기까지 왔다. 5년 만에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고 성공적으로 마운드에 복귀한 투수들의 역사는 극히 드물다. 그런데 이 사람은 오타니"라고 전했다.

다저스이기에 오타니를 품을 수 있었다고도 전했다. 파산은 "야구에서 가장 똑똑한 팀, 11시즌 동안 10차례나 디비전 우승(그리고 한 시즌 유례 없는 106승), 국내외 분석과 스카우팅, 드래프트 및 선수 개발에 탁원한 조직이며 야구에서도 충분히 돈을 벌었다"고 평가했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질 그의 다저스 데뷔 무대도 벌써부터 기대감을 키운다. 파산은 "다저스가 한국 서울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맞붙는 2024시즌 개막전에서는 야마모토가 선발 투수가 될 수도 있고 오타니가 무키 베츠, 프리먼의 뒤에 나설 수 있다. 미국에서든 해외 다른 곳에서든 꼭 시청해야 할 경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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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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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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