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빈. /사진=KIA 타이거즈 |
심재학 KIA 단장은 4일 계약 직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김선빈을 계속해서 우리의 원클럽맨으로 남기고 싶었다. 선수도 계약을 마치고 KIA에 오래 힘을 보탤 수 있게 돼 고맙다고 하더라.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고 웃었다.
앞서 KIA는 "김선빈과 계약 기간 3년에 계약금 6억 원, 연봉 18억 원, 옵션 6억 원 등 총액 30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김선빈은 2020년 이후 KIA와 두 번째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선빈과 KIA의 협상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화순초-화순중-화순고 졸업 후 2008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 43순위로 KIA에 입단한 김선빈은 KIA가 자랑하는 원클럽맨 중 하나였다. 타이거즈 유니폼만 입고 통산 1509경기 타율 0.303(4968타수 1506안타), 32홈런 564타점 691득점 149도루, OPS 0.750의 성적을 남겼다. 2017시즌에는 타율 0.370(476타수 176안타)으로 타격왕을 차지하며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프랜차이즈 스타였으나, 세월의 흐름을 무시할 수 없었다. 해가 지날수록 타율 외에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고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자연스레 FA 협상에 있어 구단과 선수의 입장차도 상당했다. 하지만 심 단장을 비롯한 KIA 구단은 시종일관 "김선빈은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말을 강조하면서 협상에 임했다. 외부 FA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던 것과 달리 김선빈에만 집중했던 것도 KIA 나름의 진심이었다.
김선빈(오른쪽)과 심재학 KIA 단장. /사진=KIA 타이거즈 |
심 단장은 "올 시즌 KIA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김선빈이 주전 2루수로 뛰는 상황에서 다른 선수들이 커 나가는 성장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렇기에 액수는 선수가 아쉬울 수 있지만, 최대한 잡고 싶어 마음으로 다가가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번 겨울 김선빈은 해외에 나가 있는 일이 많았다. 그 때문에 자주 만나지 못했으나, 심 단장은 김선빈의 생일(12월 18일)이며 1월 1일 새해 첫날이며 틈틈이 전화를 걸어 직접 챙겼다. 협상 테이블에서는 김선빈의 에이전트와 최소 5회 이상 만나 입장차를 좁혀가며 진심을 보였다. 이토록 정성을 들인 이유로 심 단장은 뜻밖에 자신의 현역 시절을 이야기했다. 1995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LG 트윈스에 입단했던 심 단장은 이후 현대 유니콘스, 두산 베어스를 거쳐 KIA에서 2008년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 시절 KBO가 8개 팀으로 이뤄졌던 걸 떠올린다면 리그 절반을 떠돌아다닌 저니맨이었던 셈이다.
심 단장은 "나는 현역 시절 원클럽맨이 아니었다. 워낙 많은 팀을 다녔기 때문에 (오히려) 선수가 원클럽맨으로 남는다는 것에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느꼈다. 그런 원클럽맨(김선빈)을 다른 팀에 보내지 않고 KIA 유니폼을 입고 뛰게 할 수 있어 기쁘다. 팬들에게도 (올 겨울 각종 계약이 더뎌) 죄송한 마음이 조금은 덜어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서로가 '타이거즈 유니폼'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린 결과, 양 측에 모두 만족스러울 만한 계약 조건이 나왔다. 김선빈은 협상 초반보다 많은 부분 보장을 받을 수 있었고, KIA는 쉽게 달성할 수 없는 옵션을 넣어 선수의 동기부여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심 단장은 "옵션 6억 원은 합리적인 선에서 정했다. 선수가 스스로 밀어 붙여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결국 김선빈은 2026년까지 '19년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 수 있게 됐다.
오프시즌 가장 큰 과제를 해결한 KIA는 함께 진행 중이던 외국인 선수 영입과 최형우(41)와 계약에 박차를 가한다. 심 단장은 "외국인 선수는 확실해진 다음에 한꺼번에 발표하려 한다. 진전이 없는 것이 아니다. 몸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며 "최형우와 협상도 시작했다. 서로 좁혀가는 단계다. 샐러리캡이 있어 다른 FA는 어려울 것 같다. 외국인 선수를 발표하고 최형우를 잡으면 선수단 정리는 어느 정도 정리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선빈. /사진=KIA 타이거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