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김민재, 운명의 한일전 못 뛰나... 대표팀 무려 7명이나 무더기 경고→언제부터 옐로카드 누적 사라지나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4.01.2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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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오른쪽)과 이강인.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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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가운데)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클린스만호가 '옐로카드'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7명의 주축 선수들이 경고를 받은 상황에서 자칫 추가로 받을 경우, 정작 더 중요한 토너먼트 경기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FIFA 랭킹 23위)은 20일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요르단(FIFA 랭킹 87위)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무승부로 한국은 1승 1무(승점 4점)를 마크하며 요르단(승점 4점)에 이어 조 2위에 자리했다. 요르단과 승점은 4점으로 같지만, 골 득실에서 요르단(+4)이 한국(+2)보다 앞서 있다. 이제 한국은 오는 25일 오후 8시 30분 이미 탈락이 확정된 '약체'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는 2패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 전반 시작 4분 만에 손흥민이 상대 페널티 지역을 파고들다가 파울을 유도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처음에는 주심이 휘슬을 불지 않았으나 비디오 판독(VAR) 끝에 페널티킥 판정이 내려졌다. 이어 손흥민이 직접 키커로 나서 과감하게 한가운데로 툭 찍어 차는 파넨카킥을 시도해 요르단의 골망을 흔들었다.

요르단도 반격에 나섰다. 프랑스 리그1 몽펠리에에서 활약 중인 에이스 알타마리가 한국의 수비진을 계속해서 흔들었다. 결국 한국이 동점 골을 헌납했다. 전반 37분 상대의 세트 피스 상황. 골문을 향해 날아온 크로스를 한국의 박용우가 머리로 걷어낸다는 게 그만 한국의 골문으로 향하고 말았다. 공식 기록은 자책골이었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전반 추가 시간. 알타마리의 슈팅을 한국 수비진이 일차적으로 잘 막아냈다. 그러나 알 나이마트가 리바운드 발리슛으로 연결해 한국의 왼쪽 골망을 갈랐다.

전반을 1-2로 뒤진 채 마친 한국은 후반전에서도 맹공을 퍼부었다. 좀처럼 요르단 골문이 쉽게 열리지는 않았지만, 결국 동점 골이 나왔다. 후반 추가시간 황인범의 슈팅을 요르단 수비수 알 아랍이 걷어내려다가 발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점수는 2-2가 됐고, 경기는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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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요르단전 종료 후 모습. /AFPBBNews=뉴스1
당초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에 있어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요르단전 대승이었다. 여기에 요르단전을 통해 경고 관리를 할 수도 있었다. 대표팀은 앞서 바레인과 1차전에서 손흥민(토트넘)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조규성(미트윌란), 박용우(알아인), 이기제(수원)까지 5명이 경고를 한 차례 받은 상태였다.

이에 만약 요르단전에서 많은 득점을 올리며 확실하게 승기를 굳힌 뒤 바레인과 1차전에서 경고를 받았던 선수들이 옐로카드를 받는다면 '옐로카드 세탁'을 할 수 있었다. 1차전과 2차전에서 연속으로 경고를 받을 경우, 경고 누적으로 오는 25일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3차전에 나올 수 없게 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옐로카드 누적에 관한 부담 없이 홀가분하게 16강 토너먼트에 임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요르단과 무승부를 거두면서 카드 세탁 기회도 날아가고 말았다. 오히려 한국은 요르단과 2차전에서 주력 미드필더라 할 수 있는 황인범(즈베즈다), 그리고 교체로 투입돼 활발히 그라운드를 누빈 오현규(셀틱)가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로써 앞서 1차전에서 경고를 받았던 5명을 더해 총 7명이 경고를 안고 있는 채로 말레이시아와 3차전에서 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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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한국시간) 요르단전을 마친 한국 선수들의 모습.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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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20일(한국시간) 요르단전에서 페널티킥 선제골을 넣은 뒤 부상으로 낙마한 김승규의 유니폼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제는 말레이시아전이다. 만약 이들 7명 중 한 명이 옐로카드를 받는다면 경고 누적으로 16강전에 뛰지 못한다. 아시안컵 규정에 따르면 조별리그 1차전부터 8강전까지 경고를 한 차례 받으면, 4강전부터 경고가 사라진다. 반면 8강전까지 서로 다른 경기에서 경고를 2장 받을 경우에는 그다음 경기에 출전이 불가하다. 말레이시아전에서 경고를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16강전에서 경고를 받을 경우 8강전에 출전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한국의 경고 관리 소식은 이웃 나라 일본에서도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 매체 닛칸 스포츠는 20일 "한국이 요르단전에서 옐로카드 2장을 추가로 받으면서, 이번 대회에서 팔레스타인과 함께 가장 많은 경고를 받은 팀이 됐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한국이 요르단과 2-2 무승부를 거뒀다. 팀이 1-2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상대의 자책골로 인해 동점을 이뤘다. 골 득실에서 한국이 뒤지며 2위에 자리한 가운데, 이날도 한국은 경고를 2장이나 받았다. 전반 28분에는 황인범이 상대의 드리블 돌파를 저지하기 위해 뒤쪽에서 파울을 범해 쓰러트렸다. 또 후반 추가시간에는 오현규가 위험한 플레이를 펼치면서 옐로카드를 받았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매체는 "한국은 앞서 바레인과 경기에서 옐로카드 5장을 안고 있었다. 이 2경기 동안 옐로카드는 총 7장이 됐다. 바레인과 경기에서는 이기제와 김민재, 박용우, 손흥민, 조규성이 경고를 받았다. 이번 대회는 경고가 누적될 경우, 다음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8강전이 끝날 때까지 누적된 경고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적으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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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듯 두 팔을 벌린 김민재(왼쪽).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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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선수단. /AFPBBNews=뉴스1
일본에서 한국의 경고 관리에 관해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가 있다. 바로 16강전에서 숙명의 한일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결코 작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은 앞서 베트남과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4-2로 승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지난 19일 '중동의 복병' 이라크를 상대로 2-1로 패배하는 일격을 당했다.

반면 이라크는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와 1차전에서 3-1로 승리한 뒤 2차전에서 일본까지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2승(승점 6점)으로 조기에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제 일본은 오는 24일 오후 8시 30분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는데, 일단 이 경기에서 승리해도, 승자승 원칙에 따라 D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게 된다.

아시안컵 대진에 따르면 D조 2위는 E조 1위와 16강 토너먼트에서 한판 대결을 벌인다. 비록 한국이 요르단과 비기며 현재 조 2위에 자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남은 말레이시아전에서 대승을 거둔다면 골 득실에서 앞서며 1위를 탈환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과 일본이 16강전에서 운명의 한일전을 벌이게 된다.





이제 한국으로서는 물론 경고를 관리하는 것보다 팀 승리를 위해 최대한 많은 시간을 뛰면서 팀에 기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결정적인 위기 상황에서 경고를 감수하더라도 파울로 상대의 공격 흐름을 끊는 게 필요하다. 뉴시스에 따르면 요르단전을 마친 뒤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은 말레이시아와 3차전 준비를 놓고 "(요르단전에서 노출된 문제점들을) 빠르게 수정해서 그 부분들을 얼마나 다음 경기에서 긍정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해야 할 숙제가 많다. 앞으로 매 경기가 결승전이 될 것이다.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다 보면 기복이 있을 수 있다. 다음 경기가 중요하고, 그리고 16강에 진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단 말레이시아전에서 손흥민과 김민재, 황인범 등 주축 선수들이 경고를 받지 않는 게 승리만큼이나 가장 중요해졌다. 만약 한국이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다면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는 현재 상황. 그런데 만약 손흥민을 비롯한 7명 중 한 명이 옐로카드를 받는다면 한일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초반에 대량 득점에 성공한 뒤 경고를 1장씩 안고 있는 주축 선수들을 일찌감치 빼버리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불필요한 지역에서 거친 파울을 범하지 않는 게 일차적으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들 7명은 수비 시, 경고를 받지 않는 적당한 선에서 때로는 파울을 범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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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요르단전 베스트11.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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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왼쪽).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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