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외로움 끝' 美 야구전설 '랜디 존슨 딸', '태도 논란' 옐레나 대체한다... 흥국생명 191㎝ 장신 윌로우 존슨 낙점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01.2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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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로우 존슨. /사진=윌로우 존슨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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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로우 존슨(가운데). /사진=윌로우 존슨 공식 SNS
인천 흥국생명이 우승을 향해 한걸음 더 나아간다. 골칫덩이였던 외국인 선수를 교체해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새롭게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를 대신할 선수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전설 랜디 존슨(61)의 딸 윌로우 존슨(26)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21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어제(20일) 입국해 비자 관련 업무를 처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확한 교체 시점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면서도 "5라운드 첫 경기인 1월 30일 한국도로공사전 합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랜디 존슨은 국내 야구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박찬호, 김병현과 동시대를 누빈 최고의 투수로 특히 김병현과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함께 월드시리즈 우승을 합작하기도 했다. MLB 통산 303승 166패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고 5차례나 최고 투수의 영예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2015년엔 득표율 97.3%로 명예의 전당에 자격 첫 해에 입성하기도 했다.

랜디 존슨을 대표하는 건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직구였다. 208㎝에 달하는 신장은 그의 셋째 자녀인 윌로우 존슨에게 그대로 대물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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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윌로우 존슨(가운데)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방문한 랜디 존슨(오른쪽). /사진=윌로우 존슨 공식 SNS
윌로우 존슨은 앞서 V리그에서 뛸 뻔했다. '2023 V리그 여자부 드래프트'에도 참가했었다. 오리건 대학 졸업 후 2021년 V리그 여자부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를 신청하고도 드래프트 날 튀르키예 뉠르페르와 프로 계약을 맺어 인연이 닿지 않았던 그는 2021~2022시즌엔 미국 리그에서 활약하더니 V리그에 도전했다. 그러나 선택을 받지 못하고 다시 해외에서 활약을 이어갔다.

아버지를 닮은 왼손잡이로 대학 시절 뛰어난 공격 성공률(리그 9위)을 보인 그는 아포짓 스파이커로 All-Pac-12와 All-America 팀 후보로도 언급됐다. 191㎝의 큰 키에서 때리는 타점 높은 공격은 흥국생명의 공격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한국에서 3번째 시즌을 뛰고 있던 옐레나는 흥국생명과 작별하게 됐다. 지난 시즌 김연경과 쌍포를 이뤄 강력한 위력을 뽐냈던 옐레나는 올 시즌 초반 이후 부진에 빠져들었다.

옐레나는 지난 시즌 득점 3위(821점), 공격종합(성공률) 4위(42.79%), 서브 2위(세트당 0.252개)로 맹활약했으나 올 시즌 득점 7위(501점), 성공률 10위(39.98%)로 서브(0.261개 2위)를 제외하고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고 특히 최근엔 극심한 부침으로 공격 성공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 12일 김천 한국도로공사전이 결정적이었다. 4개 세트에 모두 선발로 나서면서도 시즌 최저인 8점에 머물렀고 공격 효율은 무려 -10%까지 떨어졌다. 경기 후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만난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이렇게 경기하면 드릴 말씀이 없다. 외국인 선수가 마이너스 경기력을 펼치면 안 된다"며 "아포짓 스파이커로 더 좋은 활약을 보여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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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대로 풀리지 않는 경기에 답답함을 나타내는 옐레나(가운데).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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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레나(오른쪽)가 경기 중 아본단자 감독의 지시를 받고 있다.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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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레나의 교체를 촉구하는 흥국생명 팬들의 트럭시위가 흥국생명 본사에서 펼쳐졌다. /사진=흥국생명 팬 제공
급기야 일부 팬들은 자비를 걷어 트럭시위에 나섰다. 흥국생명 본사 앞에 전광판을 설치한 트럭을 보내 시위를 펼쳤다. 주요 내용은 외국인 선수 교체를 촉구하는 것인데 "흥국생명 배구단 구단주님, 이번 목표 윈나우 아닌가요? 팬들만 윈나우 중입니까?", "무성의하고 불성실한 경기태도, 감정조절 불가, 팀분위기 침체, 형편없는 경기력, 멀어지는 정규리그 1위", "윈나우가 목표라더니 실력 없는 용병, 팀워크 망치는 용병 방치하느 자도 공범이다" 등 거센 어조로 교체를 요구했다.

뉴스1에 따르면 아본단자 감독은 이에 대해 "선수의 경기력이 안 좋으면 팬들이 이야기하는 것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다른 리그와 다른 점이 있다면 V리그는 마켓이 오픈 돼 있지 않기 때문에 원하는 선수를 데려올 수 없다. 외국리그라면 경기력이 안 좋으면 방출되거나 벤치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곳은 외인도 한 명이다 보니 한계가 있다"고 한계가 있음을 짚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시즌 첫 선발 제외된 옐레나는 달라진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고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 후 "경기력이 좋지 않더라도 동료를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태도가 조금 아쉽다. 더 열심히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경기력보다 심각한 불량한 자세에 대해 지적했다.

옐레나의 부진으로 인해 김연경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던 터다. 아이러니하게도 옐레나의 부진은 은퇴를 앞둔 '배구여제' 김연경의 위력을 더욱 실감케 해주고 있다. 리시브에서도 엄청난 기여를 하며 전체 6위(리시브 효율 41.33%)에 올라 있는 김연경은 득점 5위(520점), 성공률 2위(45.23%)에 랭크돼 있다. 옐레나와 반대로 최근 들어 그 위력을 더욱 실감하게 된다.

오래 전부터 김연경과 사제의 연을 맺은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은 좋은 선수이고 해결사지만 계속 그렇게 할 수는 없다"면서 "최근 레이나가 많이 도와주고 있다. 아포짓(옐레나)에서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을 다른 선수들이 나눠 가져가면서 팀 밸런스를 찾아야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 흥국생명은 결단을 내렸다. 상황이 여의치 않았으나 어차피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한 이때가 적기라고 판단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2승 후 리버스 스윕을 당하며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김연경은 심각하게 은퇴를 고려했으나 많은 팬들 앞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내며 흥국생명과 다시 손을 잡았다.

우승만을 바라보며 나아가고 있는 2위 흥국생명(승점 50)은 선두 수원 현대건설(승점 58)을 쫓고 있다. 아직 격차가 크지만 5,6라운드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다면 선두 탈환도 노려볼 만하다. 윌로우 존슨이 얼마나 빠르게 적응해 김연경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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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로우 존슨의 공격 장면(가운데). /사진=윌로우 존슨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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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게 뛰어올라 공격을 펼치는 윌로우 존슨(가운데). /사진=윌로우 존슨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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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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