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해민이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경기에서 우승을 눈앞에 둔 9회 2사 후 손가락 하나를 들어보이고 있다. |
그런 박해민을 유심히 지켜본 팬들만 알고 있는 행동 하나가 있다. 외야수만 할 수 있는, 또 2아웃 이후에만 할 수 있는 그런 작은 행동 하나. 바로 2사 후 외야에 타구가 날아왔을 때 잡아내며 이닝을 종료시킨 뒤, 외야 관중석에 앉아있는 팬들에게 잡았던 공을 던져주는 것이다.
지난 시즌에도 이런 모습이 크게 화제를 모은 적이 있었다. 박해민이 잠실구장에서 2사 후 외야 뜬공을 잡은 뒤 아빠와 아들이 있는 곳을 향해 공을 던져줬다. 혹여나 공에 맞아 다칠까 봐 부드럽게 언더 토스 식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던지는 모습. 그리고 박해민은 아빠가 공을 끝까지 잡았는지 시선을 떼지 않으며 확인한 뒤 더그아웃을 향해 뛰어갔다.
LG 트윈스 선수단은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인디언 스쿨 파크 베이스볼 필드에 차린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여념이 없다. 캠프 일정도 어느덧 반환점을 돈 가운데, 25일(한국시간)에는 6이닝 청백전 게임도 실시할 계획이다.
캠프 현장에서 솔선수범하며 움직이고 있는 박해민은 베테랑의 모습, 그 자체였다. 박해민은 자신의 그런 모습에 대해 "(외야에서 수비를 할 때) 깊숙한 쪽으로 타구가 와서 처리할 때 그렇게 던져드리곤 한다. 아무래도 앞쪽에서 공을 잡을 때는 던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다칠 수 있어서 쉽지 않다. 그렇지만 2아웃 이후에 펜스 근처에서 잡았을 때 던져 드린다"고 말했다.
LG 박해민(가운데). |
LG 박해민의 트레이드 마크인 '다이빙 캐치'. |
이어 "그런데 아무래도 제가 아기를 낳다 보니까, 그때부터 아기랑 같이 오신 부모님이나 그런 가족들이 좀 더 눈에 더 들어오더라. 그래서 아기랑 같이 오신 부모님이나 아기를 보면 던져드리려고 한다"고 진짜 이유를 밝혔다.
박해민에게 야구공을 꼭 받고 싶은 어린이 팬이라면 이제 잠실 외야 관중석 앞쪽에 앉으면 되는 것일까. 어쩌면 그저 아무렇지 않게 툭 던져준 야구공 하나일 수도 있지만, 그걸 직접 받은 아빠와 아들은 평생 그 추억을 먹고 살지 모른다. 실력으로도 공·수·주에서 KBO 리그 최정상급 능력을 뽐내고 있는 박해민. 그래서 LG 팬들은 더더욱 그를 두고 '최고의 FA 영입'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LG 박해민이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경기에서 우승을 눈앞에 둔 9회초 수비에 앞서 외야에 있는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LG 박해민이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경기에서 우승을 눈앞에 둔 9회초 수비에 앞서 외야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