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세 이용규 깜짝 고백 "은퇴까지 생각했었는데..." 반년만의 복귀전 5출루 대활약, 아직 쌩쌩하다

고척=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4.13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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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 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3회말 무사 주자없는 상황 키움 이용규가 2루타를 친 뒤 베이스를 밟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실상 반년 넘게 실전 무대에서 거의 볼 수 없었고, 은퇴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베테랑 이용규(39·키움 히어로즈)는 그라운드에 돌아왔고, 화려한 복귀전까지 치렀다.

이용규는 1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홈경기에 1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 5타석 3타수 3안타 3득점 1볼넷 1사구로 100% 출루에 성공했다.


1회 첫 타석부터 롯데 선발 박세웅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 나간 이용규는 다음 타석에서는 선취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3회 말 선두타자로 나온 그는 몸쪽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고 공략해 1루수 정훈의 옆을 뚫고 가는 우익선상 2루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키움은 1사 후 김혜성의 볼넷에 이어 최주환의 좌전 적시타가 터졌고, 이용규가 홈을 밟으면서 첫 득점을 올렸다. 이어진 송성문의 적시타까지 나오며 키움은 2-0으로 앞서나갔다.

이용규의 방망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4회에도 1아웃 이후 좌익수 앞 안타로 살아나가는 데 성공했다. 그는 이어진 로니 도슨의 우월 투런 홈런 때 또 득점을 추가했고, 키움도 4점 차로 도망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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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 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4회말 2사 주자없는 상황 키움 이용규가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5회에도 몸에 맞는 볼로 1루 베이스에 나갔던 이용규는 8회 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좌익수 방면 안타로 나가며 3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김혜성의 안타와 최주환의 고의4구로 이뤄진 만루 기회에서 이원석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이용규는 3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이용규는 이날 전 타석 출루에 성공하며 키움의 9-4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 역시 "타선 전체가 골고루 영양가 있는 타격을 펼쳤다"며 특히 "이용규가 전 타석 출루하며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이용규는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들었다. 지난해 홈 최종전인 10월 10일 고척 삼성전 이후 6개월 만이었고, 이를 제외하면 같은 해 8월 20일 고척 롯데전 이후 8개월 만의 일이다. 이후 그는 올해 대만 스프링캠프에서 오른쪽 손목(주상골) 통증으로 조기 귀국했고, 검진 결과 염증이 발견돼 재활에 나섰다.

키움은 외야에서 주축이 돼야 할 이주형이 오른쪽 햄스트링 손상으로 인해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이용규를 전격 콜업했다. 홍 감독은 "이용규는 몸 상태가 좋다"고 설명하며 "이주형이 빠지게 된 것도 있지만, 지금 외야수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용규가 해줘야 할 일이 있다"며 콜업 배경을 설명했다. 그리고 이용규는 자신의 활약으로 이 말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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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용규가 12일 고척 롯데전 종료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경기 후 만난 이용규는 "(손목 부상 후) 연습경기 한두 경기, 2군 2경기밖에 뛰지 못했다"면서 "급하게 콜업이 되고 한 경기를 했는데, 결과가 좋았을 뿐이지 타석에서 생각하고 지금까지 했던 것들을 하기엔 너무 이른 감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도 집중해서 공만 정확히 맞히자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콜업 시점에 대해서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며 쿨하게 말한 이용규. 그는 "(이)주형이나 도슨도 잘하고 있고, (이)형종이도 워낙 잘하고 있었다"면서 "연습을 준비를 했었는데 경기가 너무 부족해서 걱정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래도 지금은 몸 상태는 문제없다고 한다.

부상 전까지 타율 0.483으로 맹타를 휘두르던 이주형의 대체재로 들어온 게 부담은 되지 않았을까. 이용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팀에 피해만 주지 말고 타석에서 집중하면서 볼넷 나갈 수 있으면 나가고, 인플레이 타구의 결과는 걱정을 많이 했다. 안으로 하나라도 칠 수 있을까 했는데 첫 타석 볼넷을 나가면서 편해졌다"고 밝혔다.

이용규는 올해로 프로 21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12일 기준 통산 2000경기까지 38경기가 남은 상태다(1962경기). 2006년 최다안타(154안타), 2012년 도루(44개)와 득점(86점) 1위를 차지했고,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2015 WBSC 프리미어 12 우승 등 국가대표팀의 영광의 순간에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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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용규가 2024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2021년 키움 이적 후에도 첫해 타율 0.296, 17도루로 제 역할을 해줬지만, 이듬해 타율 0.199로 부진했다. 지난해에도 50경기에서 타율 0.234로 주춤하면서 노쇠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용규는 "사실 작년에 은퇴 생각도 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한번 다시 해보자는 생각을 했던 게, 안 아프고 부진한 게 아니었다. 두 시즌 동안 장기 부상이 있었다"며 "아프지 않고 1년을 하고 성적이 떨어지면 마음속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아파서 못하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에 올해도 그 생각 하나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번 부상으로 이용규는 수술대에 올라 다시 장기 결장을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수술 대신 재활을 택했다. 이용규는 "병원에서 수술 이야기까지 나왔는데, 1년을 쉬는 것보다는 운동해서 잘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며 "하다가 다치면 내 운명이고, 그렇게 안 되게끔 잘 운동해야 할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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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 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3회말 무사 주자없는 상황 키움 이용규가 2루타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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