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
배우 박성훈이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격했다.
박성훈은 1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박성훈은 지난달 28일 tvN 역대 최고 시청률 24.9%로 종영한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 윤은성 역으로 출연, 지난해 신드롬을 만든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 이어 또 하나의 히트작을 남겼다.
박성훈은 인지도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태국 분들도 알아봐 주신다"라고 했다. 조세호가 "광고도 많이 들어오냐"고 묻자 박성훈은 "제가 (캐릭터로) 욕을 많이 먹고 있어서 광고는 안 들어왔다"라며 "2025년 '유퀴즈' 출연이 목표여서 집 칠판에 적어놨는데 출연하게 됐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유재석이 "'얼마 벌기'도 달성했냐"고 묻자 박성훈은 "전에 달성한 게 있고 새로 대폭 인상을 해서 적어뒀다"고 했다. 유재석은 "한 해에 칠판에 적어둔 목표 중에 몇 % 달성하는 것 같냐"고 물었고, 박성훈은 "90% 이상은 달성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유재석이 '승승장구'의 아이콘이 된 것 같다고 하자 박성훈은 "행동을 조심하게 되더라. 후배들도 많이 생기니까 언행도 조심하게 되더라.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려고 한다"고 했다. 차차차기작까지 정해진 박성훈은 "'오징어게임2' 막바지 촬영 중이고 영화 '열대야'도 방콕을 오가며 촬영 중이고 7년 만에 연극 '빵야'에도 출연한다"고 밝혔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
박성훈은 '눈물의 여왕'의 흥행에 기뻐하면서도 "SNS 댓글에 '나랑 맞장 한번 뜨자' 등 욕이 많이 달렸다. 최근에 식당에 갔다가 아주머니께 등짝 스매싱을 맞았다"고 웃픈 소식을 전하기도. 박성훈은 박수현 덕분에 '눈물의 여왕'에 출연할 수 있었다며 "제가 연극에서 TV 드라마로 넘어올 때 수현이의 연기를 참고하고 좋아했다. 마침 이 작품에 캐스팅 됐다고 했을 때 너무 좋았고 인간적으로 어떤 친구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박성훈은 "수현이가 영리한 게 자기자신을 낮춘다. 어수룩하게 하고 '어허허허' 하니까 주변 동료도 분위기가 부드러워진다"며 "지원이는 정말 반장 스타일이고 너무 착하다. 가만히 있으면 간식을 주고 간다. 곽동연 씨는 웃다가 장난을 많이 쳤다"고 '눈물의 여왕' 출연배우들을 칭찬했다.
악역 연기는 어떻게 준비하냐고 묻자 박성훈은 "저는 촬영하면서 휴대폰으로 찍고 연습한다. 눈도 그렇고 말도 그렇고 힘을 안 주는 게 무섭더라"고 했다.
박성훈은 평소 사주 어플을 자주 본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2023년부터 일이 잘 풀린다고 했고, 2024년에 비슷하게 간다고 했고 2025년에는 집대성을 이룰 수 있다고 하더라. 수현 씨에게 전도를 했는데 수현 씨는 좀 부정적이더라. 나중에 어플을 보고 오더니 '형, 내 지난 인생이 그대로 써 있더라'라며 신기해하더라"고 전했다.
박성훈은 앞서 '하나뿐인 내편' 장고래 역, '더 글로리' 전재준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며 실제로도 극중 이름으로 많이 불렸다. 박성훈은 "제 이름이 흔해서 검색하면 65명이 나오는데 '장고래', '전재준' 하면 딱 알더라. 최근엔 저보고 '박재준이다'라고 하더라"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박성훈은 2008년에 영화 '쌍화점'으로 데뷔해 '오징어게임2'으로 50번째 작품을 만났다. 연극계에 오래 있다가 뒤늦게 빛을 본 케이스. 박성훈은 과천외고 출신이었지만 연기를 결심하며 다른 인생을 살게 됐다고. 그는 "저는 내성적이고 무서움이 많고 지금도 주문을 직접 잘 못 한다. 그러다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 아버지가 '한 우물만 팠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연기하다가 힘들 때 그 말을 많이 생각했다"고 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
박성훈은 아버지, 누나도 공부를 굉장히 잘했음은 물론, 사촌도 법대, 의대 출신이 있어 항간에 재벌, 금수저설도 있었다. 그는 "사실 저는 넉넉한 집안에서 자라지 못했다. 아버지가 은행에 다니시다가 IMF 이후 퇴직을 하면서 고등학교 때 엄청 가난해졌다. 차비 말고는 어떠한 지원도 받을 수 없었고 학교에서 단체로 영화를 보러 갔는데 친구들이 햄버거 먹자고 하는데 햄버거 먹을 돈이 없어서 저는 계단에 앉아서 있었다. 그때 가장 친한 친구랑 다퉈서 세 달 정도 말을 안 하고 있었는데 그 친구가 사정을 알고 '돈 빌려줄 테니까 햄버거 먹어'라고 했지만 자존심이 있어서 안 먹는다고 했고 아버지한테 전화하면서 '돈 없어서 나 햄버거 못 먹었어'라면서 운 적도 있다"고 사연을 밝혔다.
박성훈은 "군대에 갔다가 8개월 만에 휴가를 나간다고 했더니 엄마가 '엄마 아빠 밥에다가 물 말아서 김치만 먹고있어. 네가 휴가 나오면 5천 원이라도 줘야 될 것 같은데 휴가 나오지 말아달라'라고 하더라. 그때도 서러워서 울었다"고 전했다. 그는 "(부모님께서) 공인중개사를 하셨는데 그때 집값이 떨어져서 사무실 임대료랑 집 월세랑 가만히만 있어도 많이 나가더라. 살던 집을 정리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휴가 나왔을 때 친구들한테 용돈 받아 썼고 제대하고선 바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했다.
박성훈은 "기왕이면 부촌의 기운을 받고 싶어서 청담동이나 압구정동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더라. (제대 전 말년 휴가 때) 가게마다 들어가서 '알바 안 구하세요?' 물어보다가 구두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라며 "연극할 때 처음에는 1년에 5만 원 벌었다. 친구랑 룸메이트를 하면서 영화 '기생충'의 송강호 선배님 집 같은 곳, 창문의 높이가 지면과 같은 곳에서 7년 살았는데 장마철만되면 싱크대에 물이 차더라. 감전되면 안 되니까 쓰레받기로 물을 퍼다가 겨울 솜이불에 빗물을 적셔 퍼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
그는 "패스트푸드, 바, 전단지 등 알바를 많이 했다. 윤도현 콘서트 티켓팅 알바를 했는데 그때 강산애 씨가 저를 지현우 씨인 줄 알고 아는 척했다"라며 자신이 닮은꼴로 오현경, 타블로, 타블로 딸 하루를 언급하기도 했다.
박성훈은 깊은 가족애를 보이며 "저희 아버지가 신용카드 배달일을 하시다가 신발을 벗고 들어가시다가 머리를 숙이면서 혈관이 터지셨나 보다. 뇌출혈로 몸 한쪽을 못 쓰셨는데 그렇게 강인해 보였던 아빠가 약해진 모습을 보니까 그 모습을 마주하기 힘들더라. 훈자서 대소변도 못 가리시고, 음식도 간 음식만 드시고, 혀도 반이 마비가 되니까 말도 굉장히 어눌하게 하시고. 그게 많이 속상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
그는 이어 "캐스팅 기사나 호평 기사를 가족 단체방에 공유하는데 아버지가 30초 만에 친척 단체방에 보내시면서 뿌듯해 하시더라"고 했다. 누나의 반응에 대해서도 "카톡 프로필에 그렇게 제 사진을 올리더라"며 뿌듯해했다. 박성훈은 "저 연극할 때 매형이 용돈을 찔러줬는데 최근에 서울 오셨을 때 소고기를 사드렸다. 부모님께는 다달이 용돈을 드리고 있다. 그렇게 한 지가 3년 됐는데 그 순간이 행복하더라"고 전했다.
박성훈은 부모님에게 영상편지를 쓰면서 오열했다. 그는 "항상 걱정거리였던 막내아들이 요즘 많은 분의 관심도 받고 응원도 받는 배우가 돼서 이렇게 '유퀴즈'까지 출연하게 됐다. 항상 늘 허약하고 내성적이고 소심했던 아들을 잘 키워주셔서 감사하다. 덕분에 한 가지 목표만 보면서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올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박성훈은 자신이 한 단계씩 원하는대로 꿈을 이루고 있다며 "제가 아무 생각없이 '오징어게임2' 찍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찍게 됐다"라고 신기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