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1위' 허경민 최소 2주 이탈, 사령탑 "최고 타율 타자, 큰 손실" [잠실 현장]

두산 허경민이 16일 KIA전에서 타격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타율 0.389. 최고의 시즌 초반을 이어가던 허경민(34)이 부상을 당했다. 선두권 도약을 앞둔 상황에서 2주 이상을 쉬어가게 됐다.

두산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를 앞두고 내야수 허경민과 투수 김동주의 1군 말소 소식을 전했다. 이들을 대신해 내야수 서예일과 불펜 투수 최종인이 콜업됐다.


허경민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45경기에서 타율 0.389(162타수 63안타), 출루율 0.449, 장타율 0.500, OPS(출루율+장타율) 0.949, 득점권 타율도 0.400에 달했다. 팀은 물론 리그 전체 타격 1위에 올라 있다 커리어 하이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기에 더욱 크게 느껴지는 비보다.

1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마지막 타석에서 2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던 중 무리가 왔고 검진 결과 우측 어깨 극상근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았다. 2주 후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어서 공백은 최소 2주가 될 전망이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어깨 인대 미세 손상이라서 2주 뒤에 재검진을 한다"며 "2주 쉬어가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최고 타율인데 굉장히 큰 손실이지만 그래도 1년 시즌을 치르다 보면 여러가지 일이 생긴다. 대체자가 나올 것이라고 믿고 돌아올 때까지 또 힘을 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허경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날 두산은 조수행(중견수)-헨리 라모스(우익수)-강승호(2루수)-양의지(지명타자)-양석환(1루수)-김재환(좌익수)-김기연(포수)-전민재(유격수)-이유찬(3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허경민(왼쪽)이 이승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정수빈도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동갑내기 두 명의 이탈로 수비에서도 우려가 커진다. 조수행은 물론이고 좌우를 타격에 비해선 수비 능력이 떨어지는 김재환과 라모스가 맡아야 하는 상황이다.

내야에선 이유찬이 허경민의 자리를 채운다. 유격수는 전민재로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이루는 내야가 얼마나 허경민의 빈자리를 잘 메울 수 있을지 관건이다.

감독 통산 99승으로 100승을 코앞에 둔 이 감독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허)경민이가 빠지고 (양)의지가 타박상 때문에 지명타자로 나왔다"며 "(김)재환이 수비 나가고 (정)수빈이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스타팅에서 뺐다. 우리 팀이 정상적으로 경기에서 더 많은 승리를 하는 게 제 목표"라고 잘라 말했다.

선발 투수의 어깨도 무겁다. 지난해 신인 최준호는 올 시즌 선발로 5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ERA) 4.64를 기록 중이다. 부침도 있었지만 지난 12일 KT 위즈전에서 6이닝 2실점하며 데뷔 첫 승을 거둔 좋은 기억을 안고 있다. 더구나 전날 KIA와 12회 연장 승부 끝에 무승부를 기록해 투수진 소모도 많았다.

이 감독은 "(최)준호가 이닝을 잘 끌어주면 좋겠다. 어제 연투하지 않은 투수들 위주로 던져야 되지 않을까. 오늘 마운드 운영은 조금 힘든 싸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상황을 좀 봐야 될 것 같다. 오늘은 최대한 5이닝 이상을 끌어주면 좋겠는데 구위와 컨디션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그 부분은 경기하면서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17일 롯데전 두산 선발 투수 최준호.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