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박병호 웨이버 요청' KT 관계자 "출전 기회 더 달라 보장 요청한 건 사실, 구단도 고민하고 검토 중"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4.05.2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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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병호. /사진=KT 위즈 제공
KT 위즈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살아있는 레전드 박병호(38)가 구단에 출전 기회를 더 달라며 방출까지 직접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격을 안기고 있다.

KT 관계자는 28일 오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박병호가 출전 기회를 더 받을 수 있는 방향에 대해 최근 고민을 한 뒤 구단과 이야기를 나눴다. 구단 역시 이런 부분에 관해 검토를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단 관계자는 박병호의 웨이버 공시 요청에 대한 부분에 "웨이버 공시는 구단이 허락을 해야 가능하다. 그렇게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현재 구단에서는 박병호가 출전 기회를 더 보장받고 싶어 하는 부분에 관해 고민을 하는 단계"라면서 선을 그었다.

박병호는 한국 프로야구사에서 한 획을 그은 살아있는 레전드다. 지난 2005년 1차 지명으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박병호는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2005년에는 79경기서 3홈런(타율 0.190), 2006년에는 48경기서 5홈런(타율 0.162)을 각각 기록했다.

이어 상무서 군 복무를 한 뒤 2009년에는 68경기서 9홈런(타율 0.218), 2010년에는 78경기서 7홈런(타율 0.188)을 각각 쳐냈다. 상대적으로 넓은 잠실구장에서 박병호는 만개하지 못한 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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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박병호.
하지만 2011년 중반 넥센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된 이후 박병호는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특히 상대적으로 작은 목동 구장에서 그의 장타력은 더욱 빛났다. 2011년 66경기서 13개의 홈런을 치며 데뷔 후 7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후 2012년 31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홈런왕에 등극한 뒤 2013년 37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2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2014년 52개의 홈런을 치며 생애 첫 50홈런 고지를 밟은 뒤 2015년 53개의 홈런을 작렬시켰다. 사상 최초 2년 연속 50홈런 고지를 밟으면서 4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순간이었다.

KBO 리그 무대를 평정한 뒤 박병호는 미국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로 진출했다. 하지만 미국 메이저리그서는 2016년 12개(62경기)의 홈런을 쳐낸 뒤 2017년에는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이후 박병호는 2018시즌을 앞두고 다시 한국 무대로 돌아왔다. 그해 박병호는 팀의 간판타자로 활약하며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또 2021시즌에는 1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7, 20홈런, 76타점, 48득점의 성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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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병호.
그랬던 박병호가 영원히 남을 것만 같았던 영웅 군단과 작별을 고한 건 2022시즌을 앞둔 시점이었다. 박병호는 KT와 3년 총액 30억원(계약금 7억원, 연봉 20억원, 옵션 3억원)에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으며 히어로즈를 떠나 마법사 군단에 합류했다.

KT 이적 첫해인 2022시즌 박병호는 12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429타수 118안타) 35홈런 98타점 72득점 2루타 17개, 5도루 40볼넷 12몸에 맞는 볼 131삼진 장타율 0.559, 출루율 0.349의 좋은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2023시즌 박병호는 타율 0.283(431타수 122안타) 18홈런 87타점 53득점 46볼넷 8몸에 맞는 볼 114삼진 장타율 0.443 출루율 0.357로 직전 시즌과 비교해 홈런과 장타율 부분에서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2011시즌(13홈런) 이후 무려 11시즌 연속 20개 이상의 홈런을 터트린 박병호에게 있어서, 분명 18홈런은 본인이게도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었다. 그래서 박병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누구보다 빨리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겨울 기장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박병호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분명히 좀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다. 올해는 우승할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큰 목표인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예전보다는 조금 더 빠르게 준비했던 것 같다. 미리 몸을 만들고, 타격 연습도 했다. 시즌 끝나고 나서 바로 운동을 시작했다. 개막이 당겨진 영향도 있다. 스스로 조금 더 잘 치고 싶은 마음도 있기에, 그래서 빠르게 준비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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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기장 캠프에서 만난 박병호. /사진=김우종 기자
박병호는 지난해 KBO 리그 42년 역사상 최초로 만든 수비상의 1루수 부문 수상자가 됐다. 2023시즌 주전 1루수로 730⅓이닝을 소화한 박병호는 "일단 100경기 이상 1루수로 나갈 수 있도록 몸을 만들 것이다. 나가라고 했을 때 항상 준비가 돼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감독님께서 올 시즌에는 (체력을 고려한) 지명타자 쪽으로도 더 신경을 써주시지 않을까 한다"며 출전 기회에 대한 욕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렇게 맞이한 2024시즌. 박병호는 44경기에 출장해 타율 0.198(101타수 20안타) 3홈런 10타점 10득점 1도루 16볼넷 4몸에 맞는 볼 38삼진 장타율 0.307 출루율 0.331 OPS(출루율+장타율) 0.638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득점권 타율은 0.139에 불과하다. 최근 10경기에서도 박병호는 타율 0.150에 그쳤다. 사령탑인 이강철 KT 감독은 문상철을 주전 1루수로 기용하고 있다. 그러면서 박병호의 출전 시간이 적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주로 교체로 출전했던 박병호는 결국 25일 키움전 출장을 끝으로 26일 수원 키움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박병호가 1군 엔트리에서 빠진 건 올 시즌 처음이었다. 박병호를 대신해 당시 김상수가 1군으로 콜업됐다.

일단 박병호는 계속해서 구단과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박병호는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살아있는 레전드 중 한 명이다. 물론 선수 기용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기도 하다. 박병호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자칫 사령탑과 마찰로 인해 구단을 떠나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기에, KT 구단에서도 이번 논란에 관해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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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병호. /사진=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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