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시절 고우석. |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트리플 A팀 잭슨빌 소속의 고우석은 3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위치한 121 파이낸셜 볼파크에서 펼쳐진 더럼 불스(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트리플 A팀)와 2024 마이너리그 트리플A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9회 초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2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에 성공한 고우석은 트리플 A에서의 평균자책점(ERA)을 3.38에서 3.00으로 낮췄다. 더블 A 시절을 포함한 시즌 평균자책점 역시 3.80으로 크게 낮아졌다. 한때 시즌 평균자책점이 9.00까지 치솟은 걸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9회 초 등판 당시 승패는 이미 상관없었다. 고우석의 소속팀 잭슨빌은 더램에 장·단 12안타를 두들겨 맞고 1-12로 지고 있었다. 고우석은 다 끝난 경기를 마무리 지으러 나온 마지막 투수에 불과했다. 그러나 임팩트만큼은 여느 마무리 못지않았다. 선두타자 로니 사이먼에게 시속 89.7마일(약 144.4㎞) 싱커를 던져 중견수 뜬 공으로 처리했다. 2구 만이었다.
앞선 타석에서 2타수 2안타(1홈런) 2볼넷 1타점으로 전 타석 출루에 성공했던 트리스탄 피터스도 고우석에겐 속수무책이었다. 시속 94.6마일(약 152.2㎞), 94.4마일(약 151.9㎞) 직구를 두 차례 던져 좌익수 뜬 공으로 돌려세웠다.
마지막 타자 C.J.히노조사 역시 몸쪽 낮게 떨어지는 고우석의 2구째 시속 85.7마일(약 137.9㎞) 슬라이더를 건드려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공 6개로 이닝을 삭제하는 순간이었다.
샌디에이고 더블A 팀 당시 고우석. /사진=샌안토니오 미션스 공식 SNS 갈무리 |
최근 고우석의 기세를 보면 당장 메이저리그에 콜업해도 이상하지 않다. 당초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시절 더블 A에서 10경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4.38,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이 1.46으로 안 좋은 성적을 기록했었다.
낮은 기대감에 마이애미로 트레이드 당시 혹평을 받았었다. 고우석은 지난 4일 '2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한 루이스 아라에즈(27)의 반대급부로 제이콥 마시(22), 딜런 헤드(19), 네이선 마토렐라(23) 등 3명의 유망주와 함께 샌디에이고에서 마이애미로 4대1 트레이드가 됐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아라에즈 트레이드로 받아온 선수들이 마이애미에 의미가 있을까"라며 "샌디에이고가 아라에즈에 오버 페이했다는 의견에 반대하는 이들은 마이애미가 '질보단 양'을 선택했다고 한다. A.J.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유망주를 수집하는 팀을 유혹하기 위해 항상 큰 임팩트를 줄 수 없는 선수들을 묶어서 판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비관적인 분위기와 달리 고우석은 더 상위 리그인 트리플 A에서 조금씩 성적이 나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인 구속도 계속해서 상승하면서 구위도 덩달아 살아나는 모양새다. 역할도 다양해졌다. 단순히 불펜으로 나오더니 차츰 중요한 접전 상황에도 나오게 됐고, 지난 25일 경기에서는 마이애미 이적 후 처음으로 2이닝을 던져 볼넷 하나만 내주고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편 샌디에이고 원정을 1승 2패로 마무리한 마이애미는 하루 휴식 후 텍사스 레인저스전을 시작으로 홈 8연전에 나선다. 이번 8연전에는 휴식일도 두 차례 끼어 있어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하고 불펜 투수들에게 휴식을 주기에는 제격이다. 쉬는 선수를 대신할 선수들의 콜업도 기대되는 가운데 최근 기세가 좋은 고우석도 기회를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