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윤동희.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롯데는 5일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KIA에 9-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위닝 시리즈를 확보한 롯데는 KIA전 5연승을 달리며 24승 2무 32패로 9위를 유지했다. 반면 KIA는 3연패에 빠지며 35승 1무 24패로 2위 LG 트윈스에 불안한 선두를 유지했다.
득점권마다 롯데의 집중력이 돋보인 경기였다. 경기 초반 3루수 손호영이 여러 차례 호수비로 분위기를 가져오더니 3회 초 2사 1, 2루에서 윤동희가 과감한 홈 쇄도로 선취점을 뽑았다.
그에 비해 KIA는 우익수 나성범의 안일한 플레이가 아쉬웠다. 3회 초 윤동희의 타구를 적극적으로 잡지 못해 실점의 빌미를 마련했고, 5회 초 1사 2루에서는 빅터 레이예스의 타구를 잘 잡았음에도 후속 플레이를 바로 잇지 못해 2루 주자 고승민의 홈인을 허용했다. 결국 6회 초 수비를 앞두고 나성범은 이창진과 교체돼 경기를 더그아웃에서 마쳤다.
롯데는 이후에도 8회 4득점 빅이닝을 만드는 등 장·단 12안타를 뽑았다. 윤동희가 5타수 3안타 4타점, 이정훈이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레이예스가 멀티히트, 고승민이 3타수 1안타 2볼넷 2득점으로 3출루에 성공했다. 선발 투수 한현희는 5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KIA 선발 투수 황동하는 잇따른 야수진의 실책에도 5이닝 5피안타 3볼넷 4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시즌 3패(2승)를 기록했다. 이날 생일을 맞은 박찬호는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3타수 3안타 1타점 1볼넷의 김도영과 함께 분전했으나, 팀 패배에 빛이 바랬다.
이날 롯데는 황성빈(중견수)-윤동희(우익수)-고승민(2루수)-빅터 레이예스(좌익수)-손호영(3루수)-나승엽(1루수)-이정훈(지명타자)-유강남(포수)-박승욱(유격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한현희. 이에 맞선 KIA는 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최형우(지명타자)-이우성(1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김선빈(2루수)-한준수(포수)-최원준(중견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황동하.
손호영.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경기 초반은 롯데 3루수 손호영의 호수비 쇼였다. 먼저 2회 말 1사 1루에서 손호영은 자신의 정면으로 오는 김선빈의 타구를 잡아 직선타 처리했다. 뒤이어 마운드 뒤로 향하는 한준수의 느린 땅볼 타구를 잡아 1루로 러닝 스로하면서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
손호영은 3회 말 또 한 번 자신의 손으로 이닝을 끝냈다. 박찬호와 김도영이 연속 안타로 치고 간 1사 1, 2루 위기에서 나성범의 땅볼 타구를 손호영이 직접 잡아 3루에 찍고, 곧바로 1루로 던져 병살로 만들었다.
공격에서도 집중력을 발휘한 롯데다. 3회 초 2사에서 윤동희가 우전 안타, 고승민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진 레이예스가 친 공을 2루수 김선빈이 잡는 데는 성공했으나, 1루 송구가 다소 높았다. 그 사이 3루를 지나쳤던 2루 주자 윤동희가 과감하게 홈까지 파고들면서 선제점이 만들어졌다. 손호영은 좌전 1타점 적시타로 추가점을 냈다.
5회 초에는 KIA 우익수 나성범의 안이한 플레이를 놓치지 않고 점수를 뽑았다. 주자 없는 1사 상황에서 고승민이 우중간 2루타로 출루했다. 레이예스는 우익수 담장 앞까지 가는 큰 타구를 만들었고 나성범은 이 공을 잡았다. 이때 나성범이 아웃 카운트를 착각한 듯 후속 플레이를 잇지 않은 것이 치명적이었다. 나성범이 뒤늦게 내야를 향해 뿌려봤지만, 고승민은 이미 홈을 밟고 있었다. 기록원은 이 득점을 우익수 나성범의 포구 실책으로 기록하면서 황동하의 자책점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KIA 선발 황동하는 야수들의 아쉬운 수비를 이겨내며 5회까지 평균 시속 144㎞, 최고 147㎞의 직구로 어떻게든 버텨냈다. 총 99구(슬라이더 38구, 직구 33구, 포크 21구, 커브 7구)로 5이닝 5피안타 3볼넷 4탈삼진 3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롯데 한현희는 어렵사리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5회 말 선두타자 김선빈을 공 10개로 땅볼 처리했고, 한준수와 각각 7구, 6구로 연속 헛스윙 삼진을 솎아내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6회에는 실책으로 인한 박찬호의 출루와 김도영의 중전 안타로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구원 등판한 김상수가 최형우에게 좌전 1타점 적시타, 폭투로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해 한 점 차로 쫓겼다. 하지만 김상수는 이우성을 우익수 뜬 공, 소크라테스를 2루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한현희는 5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날 총 76구(슬라이더 42구, 직구 27구, 체인지업 6구, 커브 1구)를 던졌고,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1㎞가 나왔고 평균은 145㎞였다.
롯데는 7회 초 한 점 더 달아났다. 1사에서 황성빈이 번트 안타로 출루했고 2루를 훔쳐 단숨에 득점권을 만들었다. 윤동희가 장현식의 6구째 직구를 통타해 좌전 1타점 적시타로 연결했다. 이때 다소 거리가 짧아보였으나, 과감하게 홈으로 쇄도한 황성빈의 주루가 돋보였다.
롯데는 8회 빅이닝을 만들면서 쐐기를 박았다. 선두타자 손호영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대주자 김동혁으로 교체됐다. 김동혁은 곧장 2루를 훔쳤고 나승엽이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이정훈이 좌전 1타점 적시타를 치자, KIA 마운드는 최지민에서 김도현으로 바뀌었다.
효과는 없었다. 유강남이 희생번트로 1사 1, 2루를 만들었고 박승욱이 유격수 뜬 공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김도현이 김민석을 맞혀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윤동희에게 좌익선상 3타점 2루타를 맞았다. 롯데의 8-2 리드.
이날 KIA 타선은 박찬호와 김도영만 펄펄 날았다. 8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박찬호는 최이준의 초구를 공략, 좌익선상 2루타로 출루했다. 김도영은 중전 안타로 박찬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KIA의 3-8 추격.
그뿐이었다. KIA의 후속타는 터지지 않은 반면, 롯데는 9회 한 점을 더 추가하며 9-3 대승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