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호(왼쪽에서 3번째)가 10일 2024~2025시즌 PBA-LPBA 투어 미디어데이에서 새 시즌 각오를 밝히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
프로당구협회(PBA)는 10일 오후 서울시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4~2025시즌 PBA-LPBA 투어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지난해 남녀부 대상을 거머쥔 조재호(44·NH농협카드)와 김가영(41·하나카드), 3쿠션 4대천왕 중 하나인 다니엘 산체스(50·스페인·에스와이), 스롱 피아비(34·캄보디아·우리금융캐피탈), 최연소 선수 김영원(17)이 참가했다.
◆ 변화하는 프로당구, 첫 해외투어 진행+상금 확대+룰 개정까지
올 시즌은 오는 16일 우리금융캐피탈 PBA-LPBA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8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3차 대회를 포함, 총 9차례 개인 대회가 열리고 내년 3월 월드챔피언십까지 총 9개월의 대장정이 펼쳐진다.팀리그는 다음달 1라운드를 시작으로 내년 2월까지 5개 라운드를 치른 뒤 포스트시즌을 통해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 우리WON위비스(우리금융캐피탈)가 합류해 총 9개 팀이 격돌한다.
2024~2025시즌 PBA-LPBA 투어 미디어데이 전경. /사진=PBA 투어 제공 |
'더 빠르게, 더 흥미롭게!'라는 취재로 많은 변화를 시도한다. 먼저 예선부터 8강까지 초구 포메이션을 지정해두고 시작해 더욱 빠른 득점이 가능하도록 변경한다. 준결승과 결승에선 경기 전 초구 포메이션을 추첨을 통해 정한다.
또 LPBA 32강과 16강은 기존 3전 2선승제에서 32강은 4전 3선승제와 승부치기, 16강은 5전 3선승제로 치러진다. 경기 수준 향상과 관심도 증가에 따른 변화다.
PBA 투어에서 활약하다가 홀연히 떠났던 스타들의 복귀로도 기대를 모은다. 로빈슨 모랄레스(스페인·휴온스),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웰컴저축은행), 코스타스 파파콘스탄티누(이상 그리스)를 포함해 부라크 하샤시(튀르키예·하이원리조트)까지 새 시즌 우선등록 합격자로 선정돼 PBA 투어 무대를 누리게 된다.
LPBA에선 돌아온 '당구 얼짱' 차유람을 비롯해 지난해 세계 3쿠션 선수권대회 우승자 이신영(이상 휴온스) 등을 비롯해 총 16명이 우선등록을 통해 프로무대를 누빈다.
김영진 전무이사는 "이번 개막전은 처음으로 PBA 전용구장에서 열리게 되고 여러 가지 흥미진진한 룰 개정과 변화를 기한다"며 "6시즌 만에 처음으로 베트남에서 해외투어를 진행한다. 나날이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LPBA 투어 상금도 확대됐고 생방송으로도 많이 편성을 할 계획이다. 나아가 룰 개정을 통해 경기 시간을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새 시즌 변화에 대해 설명하는 김영진 전무이사. /사진=PBA 투어 제공 |
◆ "10억 돌파" 조재호-"적응 끝" 산체스, 최연소 김영원의 겁 없는 도전
선수들은 새 시즌에 대한 제각각의 목표를 전하며 선전을 다짐했다. 지난해 PBA 대상을 차지한 조재호는 "2년 동안 너무 좋은 성적이 나와 행복했는데 올해도 시작은 언제 첫 우승을 하느냐가 관건일 것 같다"며 "그러기 위해 열심히 몸 만들고 열심히 연습하고 있으니 기대와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월드챔피언십 2회 포함 5회 우승을 차지한 조재호는 누적 상금 8억 2200만원으로 투어를 떠난 프레드릭 쿠드롱(9억 9450만원)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충분히 올 시즌 10억원을 돌파할 수 있는 페이스다.
조재호는 "10억원이라는 의미가 당구 선수로서 상징적인 의미가 될 것 같아 올해 꼭 달성하고 싶다. 그걸 이루면 당구를 좋아하고 시작하려는 분들께 '당구를 쳐서 10억원이라는 돈을 벌 수 있구나. 나도 당구선수로서 목표를 안고 살 수 있겠구나'라는 좋은 시너지를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확실한 목표 의식을 나타냈다.
더불어 꾸준한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는 조재호는 "아내와 기부를 하고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늘 한다"며 "그럼으로써 '당구 선수들도 이런 좋은 일을 하는구나'라고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조재호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다니엘 산체스. /사진=PBA 투어 제공 |
그러나 이내 "경험이 가장 큰 무기다. 지난 시즌엔 적응하느라 초보자의 마인드로 경기에 나섰고 자신감도 떨어졌다"면서도 "다가오는 시즌엔 한 시즌 경험해 방식이나 공에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공이 내게 잘 맞고 한국 생활도 적응 중이라서 이런 경험들이 이번 시즌 최고의 무기가 될 것이다. 이제 한국의 매운 음식도 잘 먹는다"고 미소를 지었다.
챌린지투어(3부), 드림투어(2부)를 거쳐 올 시즌 당당히 1부 투어에 발을 디딘 김영원은 "비시즌 동안 내 자신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고 처음 합류하는 만큼 최대한 즐기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1회전 통과를 첫 목표로 잡고 있다. 더 크게는 1부 투어 잔류하는 게 목표다. 시즌을 다 치러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대학 진학은 물론이고 평범한 학교생활까지도 포기하고 당구선수로서 삶에 올인하고 있는 김영원은 누구보다 빠른 성장세를 그리며 대선배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그는 "마음 안엔 우승의 꿈은 조금씩 키워가고 있는데 우승보다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게 더 좋은 것 같다"며 "멘탈이 튼튼한 선수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김가영. /사진=PBA 투어 제공 |
스롱 피아비. /사진=PBA 투어 제공 |
◆ '굳건한' 김가영-'새 팀서 새 시작' 스롱, 치열한 라이벌 구도는 계속된다
지난 시즌 여자부 대상의 주인공 김가영은 "굉장히 좋은 마무리했는데 중간 중간 기복이 심해서 나름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며 "올해는 조금 더 단단해진 선수로서 모습 보이는 게 목표다. 올해도 크게 달라지는 것 없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늘어난 상금 규모에 대해선 "1500만원으로 시작해 4000만원까지 성장하는 과정에서 선수들도 노력을 많이 했고 PBA 관계자분들도 고생을 해주셔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면서도 "4000만원이 프로스포츠로 보면 크다면 크고 아직 부족하다면 부족하다. 한편으론 갈 길이 멀다고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다. 선수로서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력적으로 많이 좋아졌지만 내가 비교하는 건 동네 당구장에서 공을 치는 남자 아마추어 고수분들이다. 우리보다 더 잘 치는 동네 고수분들이 계신다"며 "여자선수라면 적어도 당구장에서 치는 아마추어 분들과 최소 비슷하거나 나아야 한다고 느낀다. 아직은 못한 경우가 많다. 우리 입장에서 더 노력을 해야 한다. 상금적으로도 당구가 더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스롱 또한 "상금이 많이 오르면 좋겠다. 당구장에 오시는 분들을 보면 다들 삼촌들이다. 딸들 데려오라고 한다"며 "상금이 많아지면 많은 이들이 더 관심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구로만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하는데 나는 당구로 인해 돈보다도 나라에 알려지고 싶었고 돈도 따라오고 있다. 물론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하기에 더 상금 많아지면 당구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누적 상금랭킹 1,2위인 둘은 서로에 대한 존중을 보였다. 김가영은 "LPBA 처음 합류할 때부터 (스롱과) 라이벌 구도로 말씀해주셨는데 우승 승수도 비슷하고 경기 하는 스타일도 달라 재밌게 치고 있다. 배울 점도 많다. 경계대상 1호"라고 평가했고 스롱은 "김가영 선수를 좋아한다. 둘이 자신이 치는 모습을 보기 어려운데 쉬는 시간에 서로 멋있다고 해주곤 한다. 앞으로 둘이 멋있는 여정을 이어가면 좋겠다"고 선의의 경쟁 의식을 나타냈다.
진행자의 질문을 듣고 있는 PBA-LPBA 선수들. /사진=PBA 투어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