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가 내 역할" 무려 77%가 QS, 두산 브랜든 '이래서 믿고 본다'... 2위 도약 일등공신 [잠실 현장]

잠실=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06.19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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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이 18일 NC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스1
"퀄리티스타트를 함으로써 팀이 계속해서 승리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게 내 역할이다."

토종 에이스 곽빈이 부침을 겪으며 엔트리에서 빠졌고 라울 알칸타라도 예전 같지 않은 상황. 브랜든 와델(30·두산 베어스)이 사령탑을 미소짓게 했다.


브랜든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86구 6피안타 5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6-1로 앞선 7회부터 홍건희에게 공을 넘겼고 이병헌-이영하-김강률-김택연이 남은 3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며 시즌 7번째 승리(4패)을 챙겼다. 평균자책점(ERA)도 3.22에서 3.08까지 끌어내렸다. 개인 2연승이자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를 이어갔다.

선발 에이스 곽빈이 이날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가운데 더 없이 반가운 호투였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 전 곽빈이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거르고 휴식을 취한다고 밝히며 "너무 잘해줬다. 얼마나 힘들었겠나"라고 말했다.


지난해 24승을 합작했던 외국인 듀오 브랜든과 라울 알칸타라가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한 사이 에이스 역할을 다해내며 외롭게 마운드를 지켰던 것에 대해 박수를 보낸 것이다.

2022년 대체 외국인 선수로 KBO리그에 발을 들여 11경기 5승 3패 평균자책점(ERA) 3.60으로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으나 재계약에 실패해 대만프로야구로 향했다. 지난 시즌 딜런 파일이 제대로 공을 던져보지도 못하고 이탈하자 두산은 다시 브랜든을 불러들였다.

브랜든은 18경기에서 11승 3패 ERA 2.49로 한층 발전된 기량을 뽐냈고 두산은 이번엔 113만 달러(약 15억 6100만원)에 브랜든과 재계약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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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두산 곽빈.
많은 기대 속에 시즌을 준비했고 4월까지 4차례 등판해 3승 1패 ERA 1.57로 빼어난 피칭을 펼쳤으나 지난 4월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스트레칭 도중 허리를 삐끗한 게 뼈아팠다. 1군에서 말소된 뒤 3주 가까이 자리를 비웠다.

부상으로 빠진 3주의 시간으로 인해 로테이션에서 오래 빠져 있었지만 등판할 때면 6이닝이 보장되는 투수였다. 12경기에서 9차례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했고 5이닝 이상을 버티지 못한 건 단 한 번뿐이었다.

이날도 브랜든은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다. 1회초 손아섭과 박민우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지만 타선이 2,3회 3점씩을 내며 브랜든의 어깨를 가볍게 했고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2회부터 4회까지 9타자만 상대하며 가볍게 이닝을 소화해내던 브랜든은 5회 위기 상황을 맞았다. 1사에서 김휘집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김형준의 외야 방면 뜬공 때 두산 외야수들이 타구를 잃어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김주원에게 유격수 팝플라이를 이끌어낸 뒤 박민우와 승부에서 존 상단에 걸치는 슬라이더로 루킹삼진을 잡아내 스스로 불을 껐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브랜든은 박건우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맷 데이비슨과 권희동을 범타 처리해 QS를 완성했다.

부상 이전까지 완벽투를 펼쳤던 브랜든은 5월 복귀 후엔 이전과 확연히 달랐다. 여전히 꾸준한 투구를 펼쳤으나 무실점 경기는 한 차례도 없었다. 지난달 25일 KIA 타이거즈전에선 3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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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전 투구를 펼치는 브랜든.
다행스럽게도 이후 안정감을 찾았다. 다만 3경기 연속 3자책점 투구로 아쉬움을 자아냈는데 이날은 6이닝을 단 1실점으로 막아내며 기분 좋은 승리를 이승엽 감독에 안겼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LG 트윈스를 제치고 단독 2위로 재도약했다.

이승엽 감독은 "선발 브랜든이 호투하며 주중 첫 경기 승리할 수 있었다. 1회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면서 6이닝을 책임져 줬다"며 "이영하는 시즌을 거듭할 수록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김택연은 오늘도 두둑한 배짱을 앞세워 팀 승리를 지켰다"고 호투를 펼친 투수진을 칭찬했다.

올 시즌 13경기에서 10차례나 QS를 낚은 브랜든의 존재는 감독에게 든든함을 안겨준다. 계산이 서는 투구로 경기 운영을 한결 수월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부상으로 빠져 있었던 기간이 있었음에도 브랜든은 QS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선두 그룹과는 단 하나 차이다. 경기 수 대비로는 가장 많이 QS를 작성하는 투수다.

경기 후 브랜든은 "일단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는 것이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퀄리티 스타트를 함으로써 팀이 계속해서 승리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게 내 역할이"이라며 "10경기 이상 그 기대를 충족했다는 점에서는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터리 호흡을 맞춘 김기연에게 공을 돌렸다. "선발 포수였던 김기연과의 호흡이 정말 좋았다. (김)기연이의 게임 플랜도 좋았고 그걸 경기장에서 실현하는 과정에서도 호흡이 잘 맞았다"며 "볼넷 없이 경기를 마친 것도 기연이의 타깃 설정이 많은 도움이 됐다. 바운드 공도 잘 잡아줬다. (김)기연은 항상 믿음이 가는 포수"라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실질적 에이스 역할을 펼치던 곽빈이 흔들렸고 알칸타라도 아직은 다소 불안한 상황 속에 브랜든의 투구는 더 없이 반갑다. 그는 "시즌이 반환점을 돌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팀적으로는 경기를 잘 해내고 있는 것 같다. 이 분위기를 계속 유지시키면 좋겠다"며 "물론 시즌이 길다 보니 조금 더 가면 힘이 빠질 수도 있지만 모두들 제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런 팀원들을 믿고 경기에 임하다 보면 결국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다. 팬분들께서도 지금처럼만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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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전 승리를 거두고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브랜든.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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