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욕하던 중국도 '손흥민 편'이다 "벤탄쿠르 대가 치러야"... "관대하게 용서하다니" 놀란 반응도

박건도 기자 / 입력 : 2024.06.2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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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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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탄쿠르(왼쪽)와 손흥민. /AFPBBNews=뉴스1
지난 맞대결에서 욕설을 쏟아냈던 중국 팬들도 이번만큼은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32)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남미 선수의 인종차별 발언에 중국 네티즌들이 뿔났다.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는 20일(한국시간) "손흥민은 로드리고 벤탄쿠르(26)의 사과문에 답했다. 그의 인종차별적 발언이 진심이 아니었음을 인정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손흥민의 개인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을 실었다. '시나스포츠'는 "손흥민은 SNS에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했고, 이를 알고 있다. 의도적으로 불쾌한 말을 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형제이고 이는 변함이 없다'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해당 기사에 중국 축구팬들은 다소 놀란 반응을 보였다. "손흥민의 성격은 워낙 좋지 않나. 상대방이 차별을 했는데도 그렇게 관대하게 용서하는 것인가. 나는 오래전에 그와 끝났을 것", "손흥민은 대한민국의 보물이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인종차별이었다. 상대에게 상처가 되는 말"이라는 등 손흥민을 옹호하는 댓글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이밖에도 "벤탄쿠르의 말을 농담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잔인하다", "실수인 것을 알아도 벤탄쿠르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라는 주장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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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왼쪽)과 벤탄쿠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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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손흥민에게 남긴 사과문. /사진=로드리고 벤탄쿠르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지난 11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경기 후 반응과 달랐다. 손흥민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욕설과 야유를 쏟아내는 중국 관중에게 오른손으로 손가락 세 개, 왼손으로 주먹을 들어 올렸다. 지난해 11월 중국전에서 한국이 3-0으로 이겼다는 뜻이었다.

당시 중국 네티즌들은 손흥민에게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손흥민, 다음에는 다리를 걷어차 주겠다", "마음이 좁은 행동", "한국인 유럽파들이 다시는 축구를 못하도록 태클을 날려야 한다"라는 등 비난 댓글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사건 만큼은 손흥민의 편을 드는 분위기다. 동양인이 차별을 받자 일본 축구팬들도 손흥민을 지키고 나섰다. 일본 매체 '슈퍼 월드 사커'의 기사에 일본 네티즌들은 "벤탄쿠르의 의도에 상관없이 그는 무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무의식적으로 인종차별이 나오는 건 잘못이다"라는 등 벤탄쿠르를 강하게 비판하는 댓글을 달았다.

다만 꽤 오랜 기간 침묵을 유지했던 토트넘은 여전히 비판의 대상이 될 만하다. 토트넘은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사건 인지 후에도 며칠 동안 공식 채널을 통해 성명문을 내지 않았다. 인권단체 'Kick It Out(킥 잇 아웃)', 영국 'BBC' 등 유력지들의 보도가 쏟아지고 나서야 급히 불을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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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탄쿠르의 손흥민 인종차별 사건을 다룬 영국 매체. /사진=영국 데일리 메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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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탄쿠르. /AFPBBNews=뉴스1
토트넘은 20일 공식 SNS에 "벤탄쿠르의 발언과 공개 사과를 봤다. 구단은 긍정적인 결과를 위해 도움을 주고 있었다"라며 "토트넘은 다양성과 평등, 포용을 위해 선수단 교육을 할 계정이다. 우리의 주장 소니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손흥민의 대인배적인 면모도 돋보인 사건이다. 토트넘의 발표 직전 손흥민은 개인 SNS에 "벤탄쿠르의 사과를 받아들인다. 그의 발언에 악의가 없었음을 잘 안다. 우리는 여전히 형제다. 관계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 같이 토트넘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벤탄쿠르의 사과에도 이번 인종차별 사건은 쉽게 일단락되지 않을 듯하다. 영국 유력지 '더 타임스'는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벤탄쿠르에 징계를 내릴 수 있다. 출전 정지 가능성이 충분하다"라고 전망했다. 과거 맨체스터 시티의 베르나르두 실바는 벵자맹 멘디(현 로리앙)에게 SNS를 통해 장난스럽게 흑인 이모티콘을 보냈다가 1경기 출전 정지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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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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