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명품 투수전→실책에 장군멍군' 결국 LG가 웃었다, 9회말 실책에 승부 갈렸다 '2위 도약' [잠실 현장리뷰]

잠실=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06.26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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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스틴 딘(오른쪽)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틀 연속 야구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투수전이 펼쳐졌다. 경기 막판 나란히 실책으로 인해 1점씩을 주고 받았다. 9회 마지막 순간 승부가 결정됐다. LG 트윈스가 상대 실책에 행운의 승리를 챙겼다.

LG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9회말 상대 실책으로 2-1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2연승을 달리며 44승 34패 2무를 기록한 LG는 삼성(43승 34패 1무)을 0.5경기 차로 앞서 2위로 올라섰다.

LG의 라인업엔 소폭 변화가 있었다.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문보경(3루수)-오스틴 딘(지명타자)-박동원(포수)-김범석(1루수)-구본혁(유격수)-박해민(중견수)-안익훈(좌익수)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디트릭 엔스. 김현수가 장염 증세로 인해 휴식을 취했다.

삼성은 좌투수 엔스를 맞아 우타자에 더 비중을 뒀다. 김헌곤(우익수)-이재현(유격수)-구자욱(좌익수)-데이비드 맥키넌(1루수)-박병호(지명타자)-김영웅(2루수)-강민호(포수)-이성규(중견수)-전병우(3루수)로 맞섰다. 선발은 코너 시볼드. 전날 선발로 나섰던 좌타자 김지찬, 윤정빈, 안주형이 모두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전날 켈리의 8회 퍼펙트, 무사사구 1피안타 완봉승의 영향이었을까. 양 팀은 치열한 투수진 양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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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엔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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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코너. /사진=김진경 대기자
엔스는 6이닝 동안 98구를 뿌리며 3피안타 1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올 시즌 2번째 무실점 경기이자 9번째 퀄리티스타트. 3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치던 엔스는 4회 선두 타자 김헌곤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삼진만 3개를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5회에도 안타 2개를 맞고도 무실점으로 막아내더니 6회엔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이닝을 완벽히 책임졌다. 속구 최고 시속은 152㎞였고 43구를 뿌렸다. 커터(24구), 커브(17구), 체인지업(12구), 슬라이더(2구)까지 고루 섞어 삼성 타선을 묶었다.

코너는 더 인상적이었다.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 20일 SSG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최고 피칭을 펼쳤던 코너는 이날 엔스가 물러나고 난 뒤엔 7회에도 다시 마운드에 섰다. 6회까지 투구수는 80구에 불과했다.

2회 선두 타자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김범석의 3루수 땅볼 때 선행 주자를 잡아내며 위기에서 벗어났고 이후엔 6회까지 한 번도 주자를 2루에 내보내지 않았다.

7회가 승부처였다. 코너의 견제구에 1,2루 사이에 오스틴이 갇혔는데 맥키넌의 악송구가 나왔다. 오스틴이 2루를 지나 3루까지 도달했다. 1사 3루 위기. 볼카운트 3-2에서 김범석의 타구가 중견수 방면으로 뻗었다. 태그업을 한 3루 주자 오스틴이 여유롭게 홈을 밟았다. 7회말에서야 0의 균형이 깨졌다. 1-0 LG의 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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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오른쪽)이 상대 실책으로 3루를 파고 들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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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오른쪽)이 희생플라이 선취 타점을 올리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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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하는 오스틴.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미 94구를 던진 코너는 구본혁을 외야 뜬공 타구로 잡아냈다. 실책으로 인한 실점으로 자책점은 올라가지 않았으나 리드를 넘겨줘 더 뼈아픈 장면이었다.

코너는 7이닝 동안 96구를 던져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쳤다.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삼성도 기회를 잡았다. 전날 케이시 켈리의 퍼펙트 행진을 끊어냈던 윤정빈이 전병우의 대타로 등장했고 김진성에게 몸에 맞는 공으로 1루로 향했고 김헌곤의 대타로 등장한 안주형이 투수 방면 땅볼 타구를 날렸으나 김진성이 2루에 악송구를 범해 아웃카운트를 추가하지 못하고 무사 1,2루가 됐다.

그러나 다음 장면에서 희비가 갈렸다. 이재현의 번트 타구가 너무 약하게 떨어졌고 포수 박동원의 재빠른 수비에 윤정빈이 3루에서 아웃됐다. 구자욱의 희생플라이로 2사 1,3루. 타석엔 송구 실책으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맥키넌이 등장했다. 풀카운트에서 침착히 볼넷을 골라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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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찬이 동점 타점을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사 만루에서 김지찬이 나섰다. 볼카운트 2-2에서 김지찬의 타구가 1루 선상을 타고 완벽히 흘러나간 듯 했지만 1루심은 파울을 선언했다. 비디오판독 끝에도 원심은 번복되지 않았다.

김지찬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2,3루 사이를 완벽히 갈랐고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1-1 승부는 원점. 김영웅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9회초 LG는 유영찬을 마운드에 올렸다. 강민호를 삼진, 이성규를 1루수 파울 플라이, 윤정빈을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고 9회말 기회를 맞았다. 삼성은 오승환이 아닌 김태훈을 등판시켰고 신민재를 2루수 땅볼로 돌려 세웠지만 문보경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다. 더 뼈아픈 장면은 주자를 견제하는 장면에서 보크를 범한 것. 결국 대주자 김대원이 2루로 향했고 삼성은 자동 고의4구를 택해 1루를 채웠다.

1사 1,2루 위기 상황. 삼성은 김재윤을 등판시켰다. 그러나 삼성으로선 아쉬운 장면이 또 한 번 반복됐다. 2루 주자 김대원이 빠르게 스타트를 끊었고 오스틴도 2루를 향해 내달렸다. 더블 스틸 성공. 단타 하나면 경기를 내줄 수 있는 상황에서 병살 플레이를 노리며 다시 자동 고의4구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김범석이 볼카운트 1-2에 몰렸지만 3루수 김영웅이 땅볼 타구를 놓치며 끝내기 실책으로 뼈아픈 패배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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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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