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 콜드 선언→팬들도 떠난 그라운드, 왜 이승엽 감독은 쉽게 발을 떼지 못했나 [잠실 현장]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6.3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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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감독(왼쪽)이 심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강우 콜드 선언으로 팬들도 자리를 떠나는 경기에서 쉽게 발을 떼지 못했다. 충분히 일리 있는 지적이었다.

두산은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총 2만 20명)에서 SSG 랜더스에 0-6, 7회 강우 콜드 패를 당했다. 이로써 44승 2무 38패가 된 4위 두산은 5위 SSG(40승 1무 40패)의 3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선발 김동주가 초반에만 홈런 3방을 얻어맞으며 끌려다녔다. 1회 최정이 시즌 21호 포를 쏘아 올렸고 2회 최지훈과 고명준은 올 시즌 팀 3번째이자, 리그 30번째 연속타자 홈런을 합작했다. 4회 하재훈의 뜬 공 타구에 2루에서 홈까지 들어오는 최지훈의 거침 없는 득점까지 이뤄져 0-6이 됐다. 5회쯤부터 차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경기는 빠르게 흘러갔다.

5회 말 SSG 선발 드류 앤더슨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하면서 경기는 성립된 상황. 빗줄기는 갈수록 거세졌지만, 경기는 계속 진행됐고 7회 초 김동주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자 경기가 중단됐다. 이때가 오후 6시 58분이었다.

그로부터 30분 뒤 심판진은 그라운드의 흙을 점검하며 논의를 나눴고 오후 7시 38분 무렵 콜드게임을 선언했다. 여기서 양 팀의 반응이 갈렸다. SSG는 콜드 게임 선언 직후 선수단이 모두 나와 3루의 팬들에게 인사를 한 후 경기장을 나갈 채비를 했다.


반면 두산 선수단은 더그아웃에 대기한 채 이승엽 감독이 직접 그라운드로 나와 심판진에게 항의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양 팀 팬들도 잠시 이승엽 감독의 항의를 지켜봤으나, 이내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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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동주.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이승엽 감독 항의의 요지는 7회 말 두산 공격이 진행되지 않은 것이었다. 심판진은 이후 날씨를 들어 강우 콜드를 선언했다. 이날 오후부터 예고된 비는 쉬이 그칠 비가 아니었다. 장마 전선은 한반도 남부 지역부터 올라와 오후 3시가 되기도 전에 창원 LG-NC, 광주 키움-KIA, 부산 한화-롯데전이 빠르게 취소됐고 오후 6시 30분 무렵에는 수원 KT-삼성전이 우천으로 중단됐다.

수원 경기는 삼성이 4회 말까지 7-1로 크게 앞서고 있었기에 쉽게 노게임을 선언하지 못했다. 그렇게 1시간을 기다렸지만, 빗줄기는 오히려 더 거세졌고 결국 오후 7시 25분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 잠실야구장이 있는 서울도 이미 장마 전선이 걸친 상황에서 이 이상의 경기 진행은 의미가 없다고 여겼는지 모른다.

그렇다고 해도 두산 입장에서는 충분히 어필할 만한 상황이었다. 어필할 당시에는 약간 빗줄기가 가늘어졌었고 최근 KBO 리그의 흐름을 본다면 6점 차는 쉽게 포기할 점수 차는 아니었다. 득점권에서 번번이 무산됐지만, 이날 두산의 안타 수는 7개로 SSG의 9개에 크게 밀리지 않았다. 그대로 끝난다면 두산 입장에서는 김동주만 14개의 공을 더 던진 것이 아쉬울 법했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도 약 3분간 설명을 들은 끝에 결과를 수용했다. 두산 선수단은 끝까지 자리를 지켜준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고, 거센 비는 귀가하는 팬들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두산은 선발 김동주의 103구 역투에 그래도 웃을 수 있었다. 김동주는 4회까지 6실점 하며 무너지는 듯했으나, 남은 3이닝을 35구로 버텨내며 최근 지친 불펜들을 쉬게 했다. 불펜들에 충분한 휴식을 준 두산은 30일 경기서 최원준을 선발로 내 위닝 시리즈를 노린다. 이에 맞설 SSG의 선발 투수는 오원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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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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