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카와는 '왜' SSG에 남지 못했나... 1표 차였던 치열한 논쟁, 3일 만에 '계약 종료'로 끝났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7.0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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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카와 케이쇼. /사진=SSG 랜더스 제공
KBO 최초 대체 외국인 선수 시라카와 케이쇼(23)의 코리안 드림이 결국 정해진 '6주 계약'을 끝으로 종료됐다. 한때 그의 잔류를 두고 SSG 구단 프런트부터 선수단, 코치진까지 찬성과 반대 의견 차가 1표에 불과할 정도로 치열했던 논쟁은 4일 만에 계약 종료로 끝났다.

SSG는 2일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 시라카와 선수와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 이유로 "기존 외국인 투수 엘리아스의 6주간의 재활 기간 및 2번의 퓨처스 경기 등판을 통해 몸 상태와 기량을 점검했고, 좌완 투수의 이점과 풍부한 선발 경험 등 후반기 선발진 강화에 좀 더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SSG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왼쪽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했던 기존 외국인 선수 로에니스 엘리아스(36)가 순조롭게 복귀 준비를 마쳤다. 그러면서 SSG도 시라카와의 계약 만료일인 7월 4일까지 엘리아스 복귀 혹은 시라카와와 연장 계약을 선택해야 했다.

시라카와 영입 당시 계획대로라면 엘리아스가 재활을 마치는 대로 복귀하고 시라카와는 6주 계약으로 끝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라카와가 6주도 안 된 시간 동안 빠르게 구단과 SSG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머리가 복잡해졌다. 시라카와는 최고 시속 150㎞의 빠른 공과 포크의 조합으로 5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했다. 본인이 긴장했다고 밝힌 지난달 7일 부산 롯데전 1⅓이닝 8실점(7자책) 경기를 제외하면 평균자책점은 2.49까지 떨어졌다.

그 탓에 6월 28일 시점에서도 SSG 구단 내부에서는 엘리아스와 시라카와를 두고 의견이 반반으로 갈렸다. 프런트는 5대5, 투수 파트와 야수 파트, 전력 분석팀과 컨디셔닝 파트의 의견도 다 달라 코치진-선수단의 의견 차도 1표에 불과했다.


그러나 엘리아스와 시라카와 둘 중 한 사람을 KBO 리그 다른 팀이 데려갔을 때의 위험 부담과 시라카와를 선택했을 때 외국인 교체 한도를 모두 소진한다는 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SSG 구단 관계자는 2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단순히 하나의 이유만으로 결정한 건 아니다. 보도자료를 통해 이야기 한 부분이 있고 시라카와에게 남은 교체권 하나를 써야 하는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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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카와 케이쇼(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로에니스 엘리아스(왼쪽). /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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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카와 케이쇼.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는 이미 로버트 더거를 드류 앤더슨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교체 카드를 한 장 소모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마감일 전후로 풀릴 외국인 선수를 고려하면 불확실한 시라카와에게 교체 카드를 쓰는 건 부담이 크다.

엘리아스를 상대 선수로 만났을 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엘리아스는 지난해 시즌 중반 SSG에 합류해 22경기 8승 6패 평균자책점 3.70, 131⅓이닝 93탈삼진으로 준수한 성적을 낸 베테랑이다. 올해도 7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4.73, 40이닝 34탈삼진으로 나쁘지 않았고 최근 재활 경기에서도 시속 149㎞의 빠른 공을 던졌다.

엘리아스가 웨이버 공시된다면 외국인 선수가 불안한 팀들은 충분히 교체를 고려할 수 있다. 가장 유력한 건 브랜든 와델의 부상과 라울 알칸타라의 부진으로 선수 교체와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5강 경쟁팀 4위 두산 베어스다. 이미 시라카와에 대한 관심은 공식적으로 드러낸 가운데 잠실에서 지난해 3경기 평균자책점 0.86으로 강했던 엘리아스가 풀린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타자 친화적인 SSG랜더스필드를 벗어난다면 얼마나 반등할지 부메랑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엘리아스는 지난해 NC와 준플레이오프에서 8이닝 2실점으로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준 것도 무시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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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카와 케이쇼(왼쪽)와 로에니스 엘리아스. /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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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카와 케이쇼.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구단 관계자는 "엘리아스를 상대 선수로 만날 가능성을 고려했다. 또 시라카와는 아무래도 어린 선수이다 보니 큰 경기 압박감을 과연 견뎌낼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엘리아스는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였고 이런 부분에서 물음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루 일찍 창원으로 이동했던 SSG는 1일 저녁 최종 결정을 내렸다. 6월 28일 1표 차로 치열했던 논쟁이 3일 만에 일단락된 셈이다. SSG 구단은 선수단과 동행한 시라카와에게 계약 종료 의사를 전달했고, 시라카와도 충분히 SSG의 사정을 이해했다. SSG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시라카와는 계약 종료 소식을 전한 자리에서 "선발 투수로서 큰 경험을 했다. 그동안 선수들이 나를 따뜻하게 환대해주고 잘 챙겨줘서 고맙다.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라카와는 창원 NC 3연전에서 어떤 형태로든 등판하지 않고 3일 웨이버 공시될 예정이다. SSG 구단 관계자는 "엘리아스를 선택한 시점에서 계약 종료를 결정한 시라카와가 등판하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시라카와 본인도 창원 3연전을 동료들과 함께하면서 이후 거취는 원정 3연전이 끝난 후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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