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팀 LG 상대 전승이라니... 꼴찌팀 외인 에이스 '심상치 않다' KBO 최초 역사에 도전장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7.04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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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의 엔마누엘 헤이수스(오른쪽)가 3일 고척 LG전에서 아웃 카운트를 잡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꼴찌팀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에이스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28)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KBO 리그 우승팀 LG 트윈스를 상대로 전승 가도를 달리며 KBO 역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헤이수스는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LG를 상대로 6이닝 4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0승(4패)째를 챙겼다.


최고 시속 152㎞의 빠른 공과 체인지업이 위력적이었다. 헤이수스는 1회 초 볼넷과 안타를 내주며 1사 1, 3루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오스틴 딘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박동원에게 3루 땅볼을 유도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2회 초 직구와 체인지업으로 두 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그는 4회 초 선두타자 오스틴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으며 또 한 번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LG 타자들은 헤이수스의 빠른 공과 변화구에 속수무책이었다. 헤이수스는 베테랑 박동원을 상대로 2B0S의 불리한 볼카운트로 시작했으나, 빠른 공으로 금방 2B2S를 만들었다. 뒤이어 변화구 두 개로 선택지를 넓히더니 시속 151㎞의 직구를 한복판에 꽂아 헛스윙을 끌어냈다. 올해 1군 데뷔한 김성진을 상대로는 정반대로 접근했다. 체인지업을 연거푸 던지더니 직구 2개를 보여준 뒤 풀카운트에서 몸쪽으로 파고드는 시속 133㎞ 슬라이더를 던져 삼진을 솎아냈다.

수비의 도움도 받았다. 헤이수스는 6회 평균자책점이 5.84에 달할 정도로 마지막이 늘 고비였던 투수. 이날도 6회 초 선두타자 김현수에게 초구 안타를 맞아 흔들리는 듯했다. 그러나 1사 1루에서 박동원의 타구를 2루수 김혜성이 잡아 2루로 향하는 주자 김현수를 태그하고 곧바로 1루로 던져 병살을 만들면서 헤이수스의 무실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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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의 엔마누엘 헤이수스(오른쪽)가 3일 고척 LG전에서 아웃 카운트를 잡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4점의 득점도 지원받은 헤이수스는 이로써 올 시즌 LG 상대 3경기 모두 승리 투수가 되면서 천적 관계를 이어갔다. 한 팀 상대 가장 많은 19이닝을 던지는 동안 3볼넷 20탈삼진 1실점(0자책),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74로 무자책 피칭도 이어갔다. 현재까지 LG에 무자책 경기를 한 선발 투수는 헤이수스와 코너 시볼드(삼성), 두 명뿐이다. 코너조차 1경기 7이닝 1실점(0자책) 호투에도 승리는 챙기지 못했다.

헤이수스는 시즌 성적 17경기 10승 4패 평균자책점 3.14로 올해 가장 먼저 두 자릿수 승리에 성공하면서 2021년 에릭 요키시 이후 3년 만에 키움 소속으로 다승왕에 도전하게 됐다. 7월 3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35승 45패로 리그 전체 꼴찌인 팀 성적을 생각하면 헤이수스의 존재감은 더 특별할 수밖에 없다.

그는 지난달 21일 고척 롯데전 승리 후 자신의 호투 비결로 "여러 구종을 섞어 던지며 타자가 어떻게 대처하는지 관찰한다. 내 역할은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고 타석에서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다승왕 2위 그룹은 롯데의 애런 윌커슨, LG의 디트릭 엔스, 같은 팀의 아리엘 후라도의 8승이다. 만약 이대로 키움이 꼴찌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헤이수스가 선두를 지킨다면 KBO 최초 역사도 쓸 수 있다. KBO 42년 역사에서 꼴찌팀이 다승왕을 배출한 건 딱 한 번뿐이었다. 2001년 롯데 소속이던 손민한이 팀 성적은 8위였음에도 29경기 15승 6패로 LG의 신윤호(15승 6패)와 다승왕을 공동 수상했다. 외국인 선수가 꼴찌팀 소속으로 다승왕을 차지한 적은 아직 한 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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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의 엔마누엘 헤이수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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