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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라울 알칸타라가 3일 롯데전에서 실점 후 아쉬워하고 있다. |
두산은 4일 "우완 투수 조던 발라조빅(26·Jordan Balazovic)과 총액 25만 달러에 계약했다. 아울러 한국야구위원회에 알칸타라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전날 롯데전 2이닝 6실점하고 조기강판됐지만 이 때문이 아닌 미리부터 준비된 작별이었다. 두산은 바쁘게 움직였고 이날 새벽 발라조빅과 계약에 성공했다.
이 감독은 알칸타라가 국내 병원 세 곳에서 같은 진단을 받고도 미국 주치의에게 진료를 받길 원했을 때부터 불편한 심기를 나타내왔다. 결국 알칸타라의 진단은 국내에서와 같았고 돌아와서도 복귀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진작부터 교체 가능성을 시사했던 이 감독이다. 평소 발언에 조심스러운 이 감독이지만 알칸타라에 대해 이야기 할 때만은 어조가 묘하게 달랐다.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칸타라가 부상 당하고 시간이 길어지면서 준비를 했다. 언젠가는 교체를 해야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돌아와서 구위를 회복하지 못했을 때 그런 마음이 더 커졌다"며 "어제 경기를 보고 '결정을 해야겠다' 이런 생각보다는 그전부터 미리 알칸타라의 공이 맞아나가고 상대가 예전처럼 어려워하지 않는다는 게 느껴졌다. 위력이 떨어졌다는 걸 판단했고 그때부터 조금씩 조금씩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 건 지난 것. 알칸타라는 두산과 이승엽 감독에게도 고마운 선수이기도 하다. 2020년 두산에서 20승을 거뒀고 이승엽 감독 부임 후에도 지난해 팀에 돌아와 13승을 거뒀다. 이 감독도 "'사정상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고 충분히 본인도 이해를 했다"며 "저도 1년 반 동안 있으면서 너무 많은 걸 해준 선수이기 때문에 고맙고 제가 더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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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점 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알칸타라. |
이어 "어제도 시속 154㎞까지 나왔지만 상대에게 난타를 당하는 걸 보면서 그전부터 느꼈지만 스피드가 안 나서 스피드가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면 되찾겠구나라고 생각했을 텐데 스피드는 정상적이지만 맞아나가는 걸 보면서 지금 상태로는 힘들겠다고 생각했다"며 "때가 잘 맞아서 그(발라조빅) 선수도 오겠다고 하고 전반기 며칠 여유가 있고 해서 시간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알칸타라는 올 시즌 12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ERA) 4.76을 기록했다. 부상 전까지는 1승 1패 ERA 2.30으로 빼어난 투구를 펼쳤지만 이후 ERA 7.09로 추락했다. 결국 두산은 손을 쓸 수밖에 없었다.
발라조빅은 기대치가 높은 투수다. 신장 196㎝·체중 97㎏의 신체 조건을 지녔으며, 2016년 미국 메이저리그(ML) 신인드래프트에서 미네소타 트윈스의 5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202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발라조빅은 그해 18경기에서 24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 ERA 4.44를 기록했다.
두산 관계자는 "발라조빅은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직구가 위력적인 투수다. 직구 구속은 최고 156㎞, 평균 150㎞"라며 "이외에도 스플리터,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스트라이크존에 넣을 수 있는 투수로 탈삼진 능력이 뛰어나다"고 밝혔다.
발라조빅은 행정 절차를 마무리한 뒤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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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시절 조던 발라조비치. /AFPBBNews=뉴스1 |
이어 "젊은 선수이고 스피드도 그렇고 볼넷 비율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 구위적인 부분도 그렇고 구종도 그렇게 단조롭지 않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충분히 우리나라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적극적인 자세에도 합격점을 줬다. "지금 이 시기에 사실 좋은 대우를 받고 있는 건 아니지 않나. 본인이 선발로 뛰겠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마음이라면 저희와 함께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며 "빨리 팀에 합류해서 진짜 힘든 시기인데 빨리 적응을 해서 남은 기간 동안 좋은 결과를 내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후반기부터 합류가 예상된다. 이 감독은 "아마 팀에서 이제 집으로 온 상태이기 때문에 개인 훈련을 하면서 입국 날짜를 잡는다고 들었다"며 "지금 80구까지 불펜 피칭을 했다. 경기 때는 계속 불펜에서 던졌기 때문에 들어올 때까지 불펜 피칭을 한 번 더 한다면 더 많은 투구를 해서 선발로 뛸 수 있는 몸을 좀 만들려고 요구를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