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 구장서 넘어갔는데...' 김하성 HR 훔친 특급루키 "홈런 치는 것보다 훔치는 게 더 좋아"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7.0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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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좌익수 와이엇 랭포드가 5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전에서 김하성의 홈런성 타구를 낚아채고 있다. /AFPBBNews=뉴스1
대부분의 구장이면 담장을 넘어갔을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홈런성 타구를 텍사스 레인저스의 '특급 루키'가 낚아챘다. 본인은 호수비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샌디에이고는 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2024 메이저리그(MLB) 인터리그 원정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날 팀의 7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은 4타석 3타수 무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게임 내내 잘 맞은 타구들이 야수 정면으로 가거나 호수비에 잡히면서 전날 안타를 친 감을 이어가지 못했다.

특히 첫 타석부터 김하성은 상대의 불운 속에 울어야 했다. 2회 초 샌디에이고는 매니 마차도의 볼넷으로 2사 1루 상황을 맞이했다. 타석에 등장한 김하성은 빅리그 통산 215승의 베테랑 맥스 슈어저와 상대했다. 3볼-1스트라이크 유리한 카운트에서 그는 가운데 몰린 패스트볼을 노려쳤다.

날카롭고 큼지막하게 날아간 타구는 홈런이 될 것처럼 보였지만, 텍사스 루키 좌익수 와이엇 랭포드가 워닝트랙에서 낙구 지점을 포착한 뒤 담장 앞에서 점프해 타구를 낚아챘다. 타구 속도 95.3마일(약 153.4km), 발사각 33도로 비행한 이 타구는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 27곳에서 홈런이 될 공이었다. 그리고 하필 해당되지 않았던 3개 중 하나가 글로브 라이프 필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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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김하성. /AFPBBNews=뉴스1
랭포드는 한 차례 더 샌디에이고의 득점을 막아내는 수비를 보여줬다. 4회 초 2사 2루에서 샌디에이고는 데이비드 페랄타가 좌익수 앞 안타를 터트렸다. 2루 주자 도노반 솔라노는 재빨리 홈으로 파고들었다. 하지만 공을 잡은 랭포드가 포수 앤드류 키즈너에게 정확히 송구하면서 주자를 태그아웃시켰다.

타석에서도 랭포드의 활약은 빛이 났다. 6회 말 텍사스는 1사 후 코리 시거의 2루타로 찬스를 잡았다. 이어진 2사 1, 2루에서 타석에 나선 그는 좌익수 앞 안타를 기록하면서 시거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비록 팀은 패배했지만 랭포드의 원맨쇼는 텍사스에는 희망이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경기 후 랭포드는 "홈런성 타구를 훔쳐내는 게 홈런을 치는 것보다 재밌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김하성)가 꽤 높게 날아가는 타구를 날렸다. 그리고 외야 코너 쪽이 깊어서 까다롭다"고 말했다. 이어 "타이밍을 맞춰 낙구지점에 있었다. 점프 후 내려올 때 내가 공을 잡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김하성의 홈런이 삭제된 후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던 슈어저는 "정말 굉장하다"고 감탄했다. 그는 "와이엇(랭포드)이 홈런 타구를 잡아낼 때 모두의 기운을 북돋아주고, 경기를 계속 하고 싶게 만든다"며 "뛰어난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했다.

랭포드는 2023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텍사스의 선택을 받았다. 지난해 1년 만에 루키리그부터 트리플A까지 초고속으로 승격하며 많은 기대를 모았다. 결국 그는 올해 개막전 엔트리에 들며 빅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5일까지 그는 63경기에 출전, 타율 0.263 4홈런 36타점 26득점 7도루 OPS 0.723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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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와이엇 랭포드.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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