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마차도(왼쪽에서 3번째)가 6일 애리조나전 끝내기 홈런을 날린 뒤 프로파 등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갈무리 |
샌디에이고는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9회말 극적인 홈런 2방에 짜릿한 10-8 승리를 거뒀다.
3연승을 달린 샌디에이고는 49승 43패, 승률 0.533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에선 선두 LA 다저스(54승 35패)에 6.5경기 차로 밀려 있지만 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2위를 달리며 가을야구 전망을 밝히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8승 2패로 NL 팀 가운데 가장 뜨거운 기세를 보이고 있는 샌디에이고다. 불과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5할 승률에서 오르락 내리락하기를 반복했지만 어느덧 5할 승률을 훌쩍 넘어 +6을 만들었다.
이날 승리는 더욱 극적이었다. 7-2로 승리가 확실해보였던 9회초 에녤 데 로스 산토스가 1아웃을 잡아내고도 연속 안타와 볼넷을 내주고 만루 위기에 몰렸고 결국 알렉 토마스에게 만루홈런을 맞고 1점 차로 쫓겼다. 이어 샌디에이고는 마무리 로버트 수아레즈를 등판시켰지만 랜달 그리척에게 투런 홈런까지 내주고 7-8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홈 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 앞에서 가뜩이나 기세가 무서운 샌디에이고는 결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펫코파크엔 4만 7171명의 관중이 찾았다. 이는 펫코파크 개장 이래 가장 많은 관중이다. 그만큼 최근 샌디에이고의 야구가 많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방증이라고도 볼 수 있다.
6일 펫코파크엔 역대 최다인 4만 7171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갈무리 |
펫코파크는 전광판에서 솟아오르는 불꽃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어 타석에 선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매니 마차도는 시월드의 몸쪽 스위퍼를 강하게 때렸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했고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홈런이 됐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한 이닝에 다른 선수 4명이 이 같은 일을 작성해낸 건 MLB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더 짜릿한 승리였다.
경기 후 마차도는 "우리는 27번째 아웃이 나올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마지막 이닝에서 성공하든, 승리하든 우리는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쉴트 감독도 "좋은 에너지를 되찾았다"며 "'가자, 길을 찾아보자'고 했고 이후엔 펫코파크 역사상 가장 많은 관중 앞에서 역사를 썼다. 꽤 기억에 남는 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관중들을 열광시킨 주인공이자 올 시즌 샌디에이고의 최고 히트상품 프로파는 "우리는 팀으로서 우리가 누구인지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차도는 "내가 겪은 것 중 최고의 승리"라며 기뻐했다.
프로파(오른쪽)가 9회말 동점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갈무리 |
매체는 "'정상'이라는 표현은 아마 올바른 단어가 아닐 것이다. 9회에는 아무것도 정상적이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이런 경기에서 승리하는 습관을 들였다. 이제 시즌 전체에서 처음으로 5할에서 +6 이상을 만들었다. 이는 2022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더욱 의미가 큰 것은 2억 8000만 달러(3871억원)의 사나이 잰더 보가츠가 부상으로 빠져 있고 김하성도 2경기 연속 부진을 비롯해 올 시즌 타율 0.222, OPS(출루율+장타율) 0.702로 부침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 이뤄낸 성과라는 점이다.
'윈나우'를 위해 고우석을 비롯한 유망주 4명을 보내며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루이스 아라에즈를 받아왔고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후안 소토와 트렌트 그리샴을 뉴욕 양키스에 보내며 마이클 킹, 조니 브리토, 드류 소프, 랜디 바스케즈, 카일 히가시오카를 받아왔는데 소토의 빈자리는 아쉽지만 올 시즌 커리어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프로파를 비롯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신인 잭슨 메릴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고 투수 선발 킹과 바르케즈, 불펜 브리토에 포수 히가시오카까지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가츠가 돌아오고 김하성이 후반기 반등세를 그린다면 더 높은 꿈을 그려볼 수 있다. 무엇보다 새로운 선수 구성으로도 이기는 습관을 들여가고 있다는 게 매우 고무적인 점이다. 올 시즌이야말로 샌디에이고가 가을야구, 나아가 더 큰 꿈에 도전할 더 없는 적기가 될 전망이다.
끝내기 홈런을 날린 마차도(왼쪽)가 김하성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