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수보다 말은 더 잘 듣는다" 퇴출 위기 LG 외인 대반전, 왜 잘하나 했더니...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7.19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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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롯데 경기가 6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선발 엔스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엔스는 국내 선수보다 말을 더 잘 들어요."

한때 진지하게 퇴출 위기까지 놓였던 디트릭 엔스(33)의 반전 활약의 이유로 LG 트윈스 염경엽(56) 감독은 비판과 조언을 수용할 줄 아는 태도로 꼽았다.


올 시즌 KBO 리그에 새로 합류한 엔스는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시즌 완주가 불가능해 보였다. 개막 후 5월까지 평균자책점 5.20의 성적도 성적이지만, 9이닝당 볼넷 2.6개,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51로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았다. 그 탓에 염 감독은 6월 7일 "엔스는 결정구가 확실하지 않아 완봉승을 거두기 쉽지 않은 유형"이라고 정의하면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방출 가능성까지 언급하기도 했다. 때마침 5월 말 LG 차명석 단장이 직접 미국으로 출국해 외국인 선수들을 살핀 사실이 알려지면서 진지하게 교체설이 힘을 얻고 있었다.

그러나 6월부터 엔스는 대반전의 투구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6월 5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10, 7월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좋았다. 덕분에 한때 5.35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은 4.15까지 낮췄고 어느덧 9승 3패로 10승도 눈앞에 두고 있다. WHIP과 피안타율도 각각 1.31, 0.259로 낮추면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11번으로 약점으로 지적받던 긴 이닝 소화도 차츰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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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 /사진=김진경 대기자



우천 취소된 18일 잠실 SSG전을 앞두고 만난 염 감독은 그 이유로 엔스의 달라진 구종 활용과 마음가짐을 꼽았다. 그는 "엔스는 이제 체인지업을 던지지 않고 포크를 던진다. 포크 연습을 엄청나게 하면서 경기에도 활용하고 있다. 요즘 엔스에게 제일 많이 강조하는 건 투구 시 팔을 (높이) 드는 것과 스트라이크존을 좌우가 아닌 상하를 활용하는 것이다. 슬라이더를 높은 존에 많이 이용하는 등 본인도 재미를 많이 보는 걸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한창 엔스가 부진할 당시 구종 활용과 특정 구종을 던질 때 발 위치 등을 세세하게 언급하며 수정을 요구한 바 있다. 엔스는 한국에 오기 전 메이저리그에서 11경기를 뛰어봤고 일본프로야구(NPB)에서도 2년간 활약해본 선수. 상위 리그에서 풍부한 경력을 지녔음에도 KBO 리그에 또 한 번 적응하기 위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은 것.

염 감독은 "엔스는 말을 잘 듣는다. 정말 국내 선수보다 더 말을 잘 듣는다. 우리 루키들이랑 똑같다. 신인의 자세로 야구를 한다. 어떤 부분을 이야기하면 뭐든 OK다. NO라는 말이 없다. 그러니까 좋아진다"고 눈여겨봤다.

최근 차명석 단장이 다시 미국으로 향했음에도 엔스의 교체 가능성이 잘 언급되지 않는 이유다. LG 구단 관계자는 지난 17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차명석 단장이 오늘 미국으로 출국했다. 현재 켈리와 엔스가 잘해주고 있다"면서도 "어쨌든 뭔가 할 수 있는 시기로는 지금이 마지막 시점이다. 그 마지막 기회를 확인하기 위해 출국했다. 귀국 일자는 아직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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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의 염경엽 감독(왼쪽)과 차명석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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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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