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첸코도 반한 고딩' 강주혁 "그냥 미친 듯이 뛰었다"... 김기동 감독도 "내 스타일이야!" 외쳤다 [상암 현장]

서울월드컵경기장=박재호 기자 / 입력 : 2024.07.2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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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혁이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 대 김천 상무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4라운드 승리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고등학생 강주혁(18)이 FC서울 승리의 일등 조력자가 됐다.

서울은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김천 상무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4라운드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홈 4연승을 이어간 서울은 승점 33(9승6무9패)으로 6위를 유지했다.


팽팽한 흐름 속 서울은 전반 여러 차례 김천의 페널티박스 안쪽을 공략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그러자 김기동 감독은 강주혁 카드를 꺼내 들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강성진을 빼고 강주혁을 투입했다. 고등학교 3학년 강주혁의 리그 세 번째 출전이다.

후반 7분 만에 강주혁 카드가 적중했다. 일류첸코가 선제골이 강주혁의 압박과 패스에 의해 만들어졌다. 강주혁이 오른쪽 측면 깊숙이 질주해 상대와 경합을 이겨내 볼을 따냈고 박스 안의 한승규에게 패스했다. 한승규가 슈팅 대신 중앙의 일류첸코에게 볼을 내줬다. 이어 일류첸코가 상대 태클을 피해 오른발로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골을 넣은 일류첸코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서울을 떠나는 팔로세비치에 달려가 뺨에 입을 맞추고 포옹했다. 이어 강주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공을 돌렸다. 뿐만 아니라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일류첸코는 기자회견이 끝났는데도 '할 말이 있다'고 자처하며 "강주혁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 이건 내 골이 아니라 강주혁의 골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가 볼을 살려냈고 득점으로 이어졌다. 이골은 강주혁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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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첸코(가운데)가 결승골을 넣고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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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혁이 지난해 11월 28일 스타뉴스 주최 '2023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축구 스타상을 수상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강주혁에게 이 말을 전하자 "진짜냐"라고 놀라워했다. 이어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 저도 일류첸코에게 골을 넣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선제골 과정에서 전력 질주해 볼을 따낸 것에 대해 묻자 "무조건 볼을 빼앗아 흐름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뿐이 없었다. 뛰기 싫었지만(웃음) 어쩔 수 없이 뛰었고 득점에 보탬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주혁은 승리 일등 조력자이지만 만족하지 않았다. "오늘 경기가 (전체적으로) 잘 한 것 같지는 않다"면서 "경기에 들어가기 전 감독님과 형들이 무조건 뛰라고 해서 미친 듯이 뛰어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초반 너무 경기에 몰입해 페이스 조절을 못 했고 후반에 지쳐 잘 뛰지 못해 아쉬웠다. 경험을 통해 스스로 성장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기동 감독은 강주혁의 활약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강주혁을 후반 시작과 동시에 넣은 이유로 "경기 전반적인 흐름을 봤다. 강성진이 기술이 좋지만 강주혁보다 스피드가 떨어진다. 그래서 전반전 공간을 많이 내줬다"며 "강주혁에게 스피드를 기대했는데 잘 맞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강주혁은 지난 해 스타뉴스가 시상한 '2023 퓨처스 스타대상' 스타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이후 서울과 지난 5월 준프로 계약을 맺고 올 시즌 공식전 4경기를 뛰었다. 적은 출전 기회 속에서도 경기에 나올 때마다 발군의 활약을 보이며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김기동 감독은 앞으로 강주혁을 더 자주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강주혁을 준프로로 올릴 때부터 계속 기용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난해 부상으로 6개월 정도 쉬었고 컨디션을 올리는 상황이었다"며 "강주혁은 팀에 필요한 자원이고 내가 원하는 스타일이다. 계속 뛰게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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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혁이 팬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 세우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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