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향, 평범한 여대생이 트로트 가수 되기까지.."데뷔 3개월만 번아웃" [인터뷰①]

이승훈 기자 / 입력 : 2024.08.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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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장군엔터테인먼트


가수 최향이 번아웃 극복 후 화려하게 컴백했다.

최향은 최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스타뉴스 사옥에서 신곡 '보통여자'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4일 발매된 '보통여자'는 때로는 사랑에 기뻐하고, 때로는 사랑에 슬퍼하는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트랙으로 대중적이고 중독적인 멜로디 위에 최향의 특색 넘치는 목소리를 녹여냈다. 또한 반복되는 리듬이 마치 여자의 반복되는 마음처럼 표현돼 리스너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7월 발매한 '콩닥콩닥' 이후 1년 만에 컴백했어요.

▶이제는 혼자 활동하는 게 아니라 소속사가 있기 때문에 제가 잘 돼야 회사도 잘 되는 거잖아요. 많은 분들이 노력과 시간, 돈 등 공들여주신 만큼 제가 잘해야 회사에도 도움이 되니까 설렘 반, 부담감 반이에요. 2021년 2월 데뷔 이후 잠깐씩 회사와 계약을 맺긴 했지만, 잘못 들어가서 약 세 번 정도 해지를 했었어요. 어중이떠중이 식으로 혼자 활동한 게 전부인 셈이었죠.


-장군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한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신곡 '보통여자'는 어떤 곡인가요?

▶보통 여자들의 사랑과 이별의 이야기를 담아낸 곡이에요. '보통'이라는 단어가 '흔히', '일반적으로', '평범한', '특별하지 않은' 등의 의미가 있잖아요. 사람마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긍정 혹은 부정적으로 나뉘기 때문에 저는 '보통'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모호하다고 생각해요. 이 노래도 단순한 듯하면서 오묘한 느낌을 갖고 있어요. 노래 자체가 풍기는 분위기나 이미지 자체가 묘하죠. 긍정적인 사랑 이야기 같으면서 이별 노래 같기도 하고, 트로트 같으면서 아닌 것 같기도 해서 신선하고 재밌는 것 같아요.

-본인도 '보통여자'라고 생각하나요?

▶네. 왜냐하면 '너 보통 아니다'라는 말은 긍정일수도, 부정일수도 있고 상대방이 처한 감정이나 상황 등에 따라 해석하기 나름이잖아요. 저라는 사람도 보통이 맞는 것 같아요. 엄청 대단하고 뛰어나다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못나거나 꿇릴 것도 없어서 스스로는 '보통여자'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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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장군엔터테인먼트


-'보통여자' 가사처럼 최향도 사랑 때문에 힘이 나고, 사랑 때문에 한숨을 쉬나요? 사랑과 이별에 대한 생각이 궁금해요.

▶저는 연애에 큰 관심이 없어요. 스무살 때 첫사랑 이후로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 기억에 남지도 않아요. 사랑과 이별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경험이 풍부하지 않죠. 말그대로 '보통'이에요.

-그렇다면 사랑 말고 본인에게 위로가 되는 건 무엇인가요.

▶사실 노래를 가장 좋아해서 가수가 됐는데 그렇게 좋아하는 노래가 가장 싫어졌을 때가 있었어요. 그때는 노래가 너무 싫어서 듣지도, 부르지도 않고 지겨워했었는데 결국에는 노래 때문에 위로를 받고 노래를 부르게 되더라고요. 음악 때문에 상처받고 힘들어했는데 결국에는 음악이 저를 다시 달래주고 위로해주면서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지독하게 얽혀있는 것 같아요. 또 가수 데뷔 후 저를 좋아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이 생겼어요.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저를 단단하게 잡아주고 제가 지치지 않도록 응원해주신 것도 큰 위로가 되고 있어요.

-노래가 싫어졌을 때는 언제인가요?

▶가수로 데뷔하기 전, 저는 평범한 여대생이었어요. 대학교 4학년 때 KBS 2TV '트롯 전국체전'에 출연하면서 가수로 데뷔했는데 당시에는 미숙하기도 했고, 연예계에 대해 잘 몰라서 저에게 도움을 준다거나 충고를 해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때문에 가수가 딱 됐을 때 갑자기 바뀐 주변 환경과 제가 기대했던 것에 많이 미치지 못한 상황들이 상처와 두려움으로 다가왔었죠. 그러면서 갑자기 번아웃이 와서 당시 매니지먼트를 맡았던 회사 대표님에게 '가수 못하겠다', '서울에서 지낼 수 없겠다'라고 말한 후 3개월 만에 고향인 전북 익산으로 내려갔어요. 그때는 제가 부정적인 생각을 너무 많이 한 것 같아요. 당시 저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그걸 더 확대해서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다보니까 숨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도망치고 사라지고 싶었죠.

-두려움을 안고 간 고향에서는 어떻게 지냈었나요?

▶코로나 시기였어요. 특별하게 활동할 수 있는 게 없었죠. 콘서트, 행사 등이 다 무산됐었어요. 1년 정도는 그냥 집에서 누워만 있었어요. 사람도 안 만나서 사실 기억이 선명하지 않아요. 잠만 잤어요. '그 시기에 뭐했었지?'라고 생각하면 잘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번아웃 왔던 순간이 사라졌죠. 이후 번아웃을 딛고 일어서는 시기부터 선명하게 기억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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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장군엔터테인먼트


-다시 재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팬분들은 제가 노래 부르길 오매불망 기다리시는데 다른 동료, 언니, 오빠들처럼 방송 활동을 활발하게 안 하니까 팬분들이 직접 팬미팅을 열어주셨어요. 그러면서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됐죠. 그동안 무기력했던 제 모습이 멍청하다고 생각했어요. 저를 조건 없이 좋아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을 위해서라도 다시 일어서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 마음으로 앨범을 준비하면서 혼자 열심히 돌아다녔고, 공연 등 스케줄을 소화하려고 노력했어요.

-팬들이 직접 개최해준 팬미팅인 만큼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아요.

▶팬분들이 모두 제 부모님뻘이에요. 당시 홍대의 한 소극장을 빌려서 MC부터 음향, 조명 등을 직접 다 준비한 후 '가수님은 오시기만 해라'라고 해주셨어요. 저도 숟가락만 얹을 순 없어서 팬미팅 겸 미니 콘서트로 변화를 줬죠. 제가 작가가 돼서 공연, 중간 게임, 장기자랑, Q&A, 퀴즈 등 다양한 이벤트를 추가해서 팬분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팬미팅이 끝난 후에는 모든 분들과 악수도 하고 사인과 함께 사진 촬영도 하면서 팬분들의 얼굴과 이름을 다 기억하려고 했어요.

-대학교에서 의류학을 공부하다가 가수가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가요제 수상 이력이 있다보니까 일반인들이 노래하는 프로그램에서 연락이 많이 왔었어요. 다만 저는 방송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 당시에는 부끄러웠죠. 노래는 좋아하지만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꿈은 없어서 모두 다 고사했어요. 트로트 가수 제의도 왔었는데 엄마가 '트로트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주셨어요. 또 때마침 그때 '트롯 전국체전'에서 연락이 왔었죠.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었고 사람일은 모르는 거니까 '나 자신을 믿고 도전해보자'라는 마음에 출전을 하게 됐어요. '이왕 나가는 거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로 서울로 올라와 연습하면서 트로트를 제대로 공부하기 시작했죠. 프로그램 출연을 준비하면서 옛날 정통 가요부터 공부했어요. 책도 샀어요. 트로트를 공부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한국사로도 연결되더라고요. 역사적인 이야기가 뒷배경이 되는 정통 가요도 많아서 다방면으로 공부했어요.

-'트롯 전국체전'을 시작으로 '트롯 매직유랑단', '미스트롯3'까지 출연했어요.

▶프로그램 측에서 먼저 연락을 주시긴 했지만 다른 참가자들과 똑같이 영상 지원서를 보낸 후 1차·2차 예심, 카메라 리허설 등을 모두 진행했어요. 돌이켜보면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경력이 지금 가수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너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매도 일찍 맞는 게 낫다'라는 말처럼 번아웃을 겪은 후 '미스트롯3'에 출연했을 때는 전보다 훨씬 더 여유롭고 편안했어요. 저에게 뭐가 주어졌든 간에 너그럽게 받아들여지더라고요. 설렘도 생겼었죠.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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