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염색체 가졌지만... IOC는 "여자로 존중해달라"... '성별 논란' 칼리프, 결국 동메달 확보

이원희 기자 / 입력 : 2024.08.0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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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네 칼리프. /AFPBBNews=뉴스1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성별 논란에 중심에 선 이마네 칼리프(알제리), 린위팅(대만)을 감쌌다.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메인미디어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칼리프와 린위팅은 여자로 태어났고 여자로 자랐다. 여권에도 여자로 나와 있다"며 "오랫동안 여자로 경쟁한 두 선수는 확실하게 여자 선수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바흐 위원장은 "이 여성들은 여성으로, 또 인간으로 존중해 주길 바란다. 모든 여성은 여성 대회에 참가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파리올림픽 복싱 종목에서 성별 논란이 뜨겁다. XY염색체(남성 염색체)를 가진 칼리프가 여자 종목에 출전했다. 린위팅도 마찬가지다. 이에 '남자가 여자 종목에 출전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칼리프의 경우 지난 해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을 앞두고 DNA 검사에서 XY염색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국제복싱협회(IBA)는 칼리프를 실격 처리하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논란에도 이번 파리올림픽에 출전했다. IOC는 "염색체만으로 성별을 결정할 수 없다"며 칼리프의 출전을 허용했다.


이번에도 바흐 위원장은 같은 입장을 취했다. 더 나아가 "우리가 인정하지 않는 조직(IBA)은 파리 올림픽 이전부터 올림픽과 IOC의 명예를 훼손해왔다. 복싱이 정식 종목으로 유지하려면 (IBA 대신) 새로운 단체를 꾸려야 할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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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바흐 위원장. /AFPBBNews=뉴스1
결국 칼리프는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kg 16강전에서 안젤라 카리니(이탈리아), 이날 열린 8강에선 안나 루카 하모리(헝가리)를 꺾고 동메달을 확보했다. 카리니는 칼리프의 펀칭 두 방을 맞고 46초 만에 울음을 터뜨리며 기권을 선언했다. 8강전이 열리기 전에는 하모리가 가녀린 여성과 뿔달린 괴물이 함께 링 위에 서 있는 그림을 자신의 SNS에 업로드해 불만을 표출했다. 하모리는 "칼리프가 여자 종목에서 경쟁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압도적인 힘 차이가 드러났다. 칼리프가 가볍게 승리했다.

복싱 종목은 동메달 결정전이 없어 칼리프가 다음 경기에 패한다고 해도 동메달을 딸 수 있다. 칼리프는 오는 7일 준결승전에서 잔잠 수완나펑(태국)을 상대한다.

칼리프는 "여자 복싱에서 알제리의 첫 메달을 따게 돼 매우 행복하다"며 "모든 세계와 아랍인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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