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퍼거슨 꿈꿔' 김판곤 울산 신임 감독, K리그 사령탑 첫 도전장 "우려와 기대 안다, 도장깨기 나설 것"[신문로 현장]

신문로=박건도 기자 / 입력 : 2024.08.0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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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오른쪽) 감독과 김광국 울산HD 대표이사. /사진=박건도 기자
후반기 재도약을 노리는 울산HD가 새 사령탑을 선임했다. 12대 울산 감독으로 부임한 김판곤(55) 신임 감독은 취재진 앞에서 각오를 다졌다.

김판곤 감독은 5일 서울 신문로의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울산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28년 전 겨울 아쉬움을 안고 울산을 떠났다. 울산에 오게 되어 영광스럽고 기쁘다. 상당한 책임감도 느낀다"라고 밝혔다.


홍명보(55) 전 울산 감독은 2024시즌 중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떠났다. 김판곤 감독은 말레이시아를 지도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상대로 명승부(3-3)를 펼치기도 했다.

과거 부산 아이파크 코치와 경남FC의 수석코치로 활동했던 김판곤 감독은 울산 지휘봉을 잡으며 K리그에서 첫 감독을 맡게 됐다. 울산은 선임 배경으로 "확고한 축구 철학을 갖고 있고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도 해박한 축구 지식을 지닌 지도자다"라며 "능동적인 축구 스타일을 표방하고 간결한 패스와 빠른 공격 전개로 이어지는 역동성 있는 축구를 추구하는 감독"이라고 밝혔다.

지난 28일 울산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판곤 감독 공식 선임을 발표했고, 5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다음은 김판곤 감독과 일문일답.





-부임 소감은.

"많은 지도자를 경험했다. 제 안에는 상당한 배고픔이 있었다. 더 좋은 감독이 돼서 인정받고 싶었다. 그 길을 걸어오는 데 27년 걸렸다. 선수 시절 바람의 파이터라는 별명이 있었다.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도장 깨기 같은 느낌이었다. 모든 것을 극복하고 왔다. 저를 향해 우려와 기대가 공존한다는 걸 안다. 구단과 팬들이 원하는 모든 것들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구단에서 어떤 도장을 깰 건가. 지금껏 지도자는 성공적이었나.

"도전자의 입장이다. 홍콩 대표팀 감독을 할 때도 모든 사람이 의문을 표했다. 첫 대회에서 동아시안컵 북한을 누르고 우승했다. 그다음에는 금메달을 땄다. 대한축구협회 감독 선임 위원장으로 왔을 때도 같은 시선이 있었다. 스스로는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역사적으로 좋은 기록을 남겼다."

"울산은 아직 우승 경쟁 중이다. 울산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목표로 뒀다. 클럽월드컵 진출은 제게 큰 동기부여다. 도전을 성공적으로 해내겠다."

"항상 K리그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때를 중요시해 기다리고 있었다. 지도자로서 역량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좋은 감독이 되도록 아직도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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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오른쪽) 감독과 김광국 울산HD 대표이사. /사진=박건도 기자
-선수들 첫인상은.

"훈련을 네 번 했다. 선수들을 만나보니 질적으로 우수하다는 걸 느꼈다. 3년 반 동안 홍명보 감독이 팀을 잘 성장시켰다. 팀이 안정적이고 분위기가 상당히 밝았다. 이를 잘 받아서 한 단계 높이겠다."

-하반기 울산의 색깔은.

"어제 선수들과 얘기했다. 내 신념을 선수들과 얘기했다. 공격적인 전개를 추구한다. 주도적인 수비 리딩도 원한다. 90분 동안 경기를 지배하길 원한다. 전임 감독이 주도적인 축구를 했다. 이어가겠다. 수동적인 수비보다는 공격적인 걸 선호한다. 상대 실수를 기다리지 않고 유발하도록 하겠다."

"울산 선수 수준은 대표팀 수준이다. 선수들에게 빠른 전술 습득을 요구했다. 팀에 빠르게 접목하겠다. 울산은 제 모구단이라 항상 관심 있게 지켜봤다. 큰 틀에서 변화는 없겠지만, 제가 원하는 전술에 맞는 선수들을 찾아 넣겠다."

-K리그 감독은 처음이다.

"K리그는 상당히 경쟁이 치열하다. 아직 어떤 결과를 알 수 없다. 전력 차이는 크게 보이지 않더라. 매 경기가 힘들고 숨이 막힐 것이다. 항상 잘 느끼고 있어 많은 준비를 했다. 트렌드가 계속 바뀌고 있다. 하지만 공격적인 수비를 하는 팀은 보지 못했다. 울산은 K리그를 주도하는 구단이다. 더 좋은 모습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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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악수하는 김판곤(왼쪽) 말레이시아 감독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제공=뉴스1
-선수단 나이가 많다. 공격적인 축구가 될까.

"코칭 스태프와 의논을 했다. 선수단 연령대가 높은 건 알고 있다. 선수들 자기 관리가 잘 되어있더라. 체력이 많이 요구되기는 한다. 경기 운영으로서 커버할 수 있다. 선수 교체도 가능하다. 좋은 선수가 많아 로테이션도 된다. 방향성을 잘 유지해나가면서 잘 이식하겠다."

-부담감은 없나. 울산을 선택한 이유.

"사람이다보니 한번 생각해봤다. '울산을 한 번 가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좋은 시점에 가고 싶었다. 시즌이 끝난 뒤가 좋겠다고 파악했다. 지금은 좋은 타이밍은 아니었다. 다른 제안과 비교했을 때 이 부분이 크게 걸렸다. 대표팀 감독으로서 경기력을 빠르게 올리는 노하우가 있다. 부산에서 22경기 못 이기던 팀을 4연승으로 뒤집기도 했다."

-사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이번엔 홀로 감독으로 왔다. 오른쪽 풀백 우려는.

"대표팀에서는 사단의 움직임이 상당히 중요하다. 제 상황이 그렇지 않았다. 저는 사단을 꾸리며 움직이지 않았다. 말레이시아에서도 교육을 시켜 원하는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기존의 코칭 스태프를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다. 저와 연이 있는 사람들이다. 제가 원하는 부분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다."

"며칠 봤는데, 오른쪽 풀백은 큰 걱정이 없다. 어린 선수들도 있다. 상당히 미래가 밝은 자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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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HD 제12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감판곤 감독. /사진=울산 HD 제공
-경험이 다양하다. 가장 큰 영감을 준 지도자는.

"정확한 목표를 세우지는 않았다. 국가대표 지도자는 모두의 꿈이다. 그런 거창한 꿈보다는, 제가 만나는 사람이 좋은 선수와 인간이 되도록 좋은 영향을 끼치길 원했다. 나 또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 축구에 빠져있었다. 영업 비밀인데, 퍼거슨 감독이 승리를 추구하는 방식이 인상적이더라. 제 게임 모델 안에 들어있다. 코치 이상인 매니저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역량을 키우려 애썼다."

-중원 조합은.

"좋은 선수가 많다. 감독으로서 기쁘다. 며칠 동안 고민 중이다. 로테이션을 통해 경쟁을 붙일 것이다. 뼈대는 유지를 하겠지만, 붙박이 주전은 없을 것이다. 90분이라는 시간은 중요치 않다. 1분을 배고파하는 선수를 상당히 좋아한다. 좋은 조합을 찾도록 노력하겠다."

-경쟁팀이 많다. 의지할 선수는.

"포항 스틸러스, 강원FC, 김천 상무 등과 경쟁하지 않겠나. 전통 라이벌은 전북 현대다. 3년 반 동안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번 시즌 초부터는 살짝 꺾였다는 느낌이었다. 이를 메우고 반등하겠다."

"각 나이대 선수마다 역할이 있다. 리더십 있는 선수들을 볼 것이다. 리더십 있는 친구들에게 그 역할을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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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코칭 스태프진. 회색 양복 입은 김판곤 감독. /사진제공=뉴스1
-울산이 꺾인 느낌이 든다. 원인과 해결 방안은.

"그 요인을 며칠 만에 찾으면 점쟁이다. 밖에서 본 이유가 있었다. 내부에서 들어보니 더 알 것 같다. 선수들과 개인 면담도 하고 있다. 코칭 스타일은 지적을 찾기보다 장점을 끌어내는 것이다. 무거운 분위기보다는, 목표 지향적으로 팀을 이끌겠다."

"원하는 경기력을 빠르게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 팀으로 뭉쳐내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 선수들이 우승을 원하는 배고픔이 있어야 한다. '감독은 서비스맨이다'라고 느낀다. 선수들이 이길 수 있는 확률을 높여주는 게 제 직업이다. 선수들이 스스로 목표를 찾도록 돕겠다."

-퍼거슨을 예로 들었다. 구단과 협조가 중요할 텐데.

"홍콩축구협회 감독 겸 테크니컬 디렉터를 했다. 당시 영국 CEO를 모셨는데,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을 매우 중요시하더라. 어딜 가든 문제나 갈등은 일어난다. 해결책을 찾고 구단을 존중하겠다. 조금 다혈질적인 성격도 있다. 합리적인 결과를 찾도록 노력하고 있다."

-시즌 목표는.

"리그와 코리아컵 우승, ACL 결승까지 도전하겠다. 처용전사와 울산 팬들에게 기쁨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 많은 응원과 지적 부탁드린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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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 감독.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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