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외인 2명 동시 웨이버 초강수... '소문의' ML 36승 좌완이 온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8.06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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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 알드레드(왼쪽)와 윌 크로우.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가 포스트시즌에 활용할 외국인 선수 등록을 열흘 앞두고 외국인 투수 2명을 동시에 웨이버 공시하는 초강수를 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 KIA의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30)와 캠 알드레드(28)를 웨이버 공시했다. 앞서 KIA가 알드레드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지 몇 시간 뒤의 일이다.


크로우와 이별은 일찌감치 예정돼 있었다. 올 시즌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 원)에 영입된 크로우는 지난 5월 8일 불펜 피칭 도중 팔꿈치 통증을 느꼈고 이후 우측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부분 손상 진단을 받았다. 한국과 미국에서 교차 검진을 받았고 두 곳에서 모두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 소견이 나와 5월 31일 미국에서 수술을 받고 사실상 시즌 아웃됐다. 이로써 크로우는 8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3.57의 기록을 남기고 KBO 리그를 떠나게 됐다.

하지만 크로우는 이날 방출될 때까지 두 달 가까이 재활 선수로서 KIA 소속으로 남아 있었다. 지난 5월 29일 그의 임시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된 알드레드의 거취 때문이었다. KIA는 크로우를 바로 교체하는 대신 올 시즌 KBO 리그에 처음 도입된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통해 알드레드를 영입해 상황을 지켜보려 했다.

이 제도는 6주 이상 재활이 필요한 외인이 있을 경우 활용할 수 있었는데 발동되는 조건만 KBO 규정에 명시돼 있을 뿐, 대체 선수의 계약 기간은 명시돼 있지 않았다. 알드레드 영입을 고려할 때만 해도 크로우의 수술 여부를 확신하지 못했던 KIA는 크로우가 돌아오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알드레드와 총액 32만 5000 달러(약 4억 원)에 계약했다. 알드레드가 잘 적응하는 게 최선이었으나, 여차하면 다른 선수로 교체할 수 있었고 결국 후자가 됐다.


알드레드는 좌우 스플릿이 극명하게 차이 나는 것이 아쉬웠다.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0.150, 피홈런 0개, 피OPS(출루율+장타율) 0.385, WHIP 0.72로 강했다면, 우타자를 상대로는 피안타율 0.277, 피OPS 0.805, WHIP 1.70으로 리그 평균 이하였다. 이 점은 특정 팀(두산, 삼성) 상대 편차와 소화 이닝 부족으로 이어졌고 퇴출의 결정적 이유가 됐다. 결국 알드레드는 9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4.53을 기록한 채 짧은 10주간의 KBO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크로우의 웨이버야 예정된 결과였다 하더라도 알드레드의 교체는 KIA 입장에서도 모험이었고 초강수였다. 알드레드가 한계를 드러낸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으나, 올해 외국인 시장은 예년보다 더 선수가 없어 KIA는 트레이드 마감일까지 고민을 거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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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워키 시절 에릭 라우어. /AFPBBNews=뉴스1


하지만 그 결정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트레이드 마감일 이후 야구계에는 KIA가 밀워키 브루어스 출신의 에릭 라우어(29)와 접촉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그리고 얼마 뒤 라우어가 자신의 개인 SNS에 KIA 타이거즈를 적어놓으면서 실체가 더욱 뚜렷해졌다. 알드레드는 지난 4일 대전 한화전에서 선발 등판이 예고됐으나, 우천 취소로 인해 불발됐다. 예정대로면 6일 선발도 가능했으나, KIA는 5일 김도현을 선발로 예고했고 몇 시간 뒤 알드레드의 1군 엔트리 제외와 웨이버 공시 소식이 전해지면서 라우어의 영입은 기정사실이 됐다.

미국 오하이오주 출신의 라우어는 2016년 메이저리그(ML)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지명된 좌완이다. 2018년 빅리그에 데뷔했고 2020년 밀워키 브루어스로 이적해 기량을 만개했다. 2021~2022년에는 53경기(선발 49경기) 18승 12패 평균자책점 3.47,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12, 9이닝당 탈삼진 8.9개를 기록하며 촉망받는 선발 자원으로 이름을 알렸다.

평균 93.3마일(약 150.1㎞)의 빠른 공과 커터,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공을 능숙하게 다를 줄 아는 것이 장점이었다. 특히 스트라이크 존 상단에 힘 있게 꽂히는 직구가 매력적으로, 알드레드와 마찬가지로 우타자 상대 체인지업은 효과적이지 못했으나, 대신 커터를 잘 활용했다.

다만 이 모든 장점은 2023년 5월 오른쪽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 전까지의 이야기였다. 던지는 팔의 어깨는 아니었으나, 이후 팔꿈치 부상도 겹쳤고 두 군데서 오는 통증은 라우어를 심리적으로도 압박했다. 결국 지난해 직구 구속이 평균 시속 90.8마일(약 146.1㎞)까지 떨어졌고 실전에서도 빅리그 10경기 평균자책점 6.56으로 크게 무너졌다. 결국 메이저리그 커리어는 일단 120경기(선발 112경기) 36승 37패 평균자책점 4.30, 596⅔이닝 567탈삼진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라우어는 지난겨울 재활과 함께 멘탈 코칭을 받으며 한층 성숙해졌다고 말한다. 또 다른 매체 MLB 트레이드루머스에 따르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5월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트레이드될 때는 2021~2022시즌 라우어가 생각난다는 호평을 받았다.

KBO 리그에서는 떨어진 구속으로도 이전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부상 이후 라우어는 직구 구속이 떨어지면서 기존의 피칭 디자인이 통하지 않아 제구력이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KBO 리그에서는 평균 시속 146㎞를 던지는 좌완이 흔치 않고 변화구도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충분히 기대는 걸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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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워키 시절 에릭 라우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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