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세영 폭탄 발언', 배드민턴협회가 답했다 "눈높이 맞추지 못했지만 현실적으로..."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08.0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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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단식에서 금메달을 따고 선수 지원 문제를 비판한 안세영이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출국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직 올림픽이 진행되고 있지만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28년 만에 금메달을 따낸 안세영(22·삼성생명)의 폭탄 발언으로 온 이슈가 한 곳으로 집중되고 있다.

각종 체육 종목 단체의 운영 미숙, 부조리 등이 문제가 된 게 한 두 번은 아니지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선수가 그 기쁨을 채 다 누리기도 전에 협회를 향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나타냈다는 점에서 안세영과 대한배드민턴협회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세영은 지난 5일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허빙자오(27)에게 게임 스코어 2-0(21-13, 21-16)으로 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배드민턴 단식에선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이룬 값진 쾌거였다.






◆ 기뻐할 겨를도 없이... 안세영의 폭탄 발언 "대표팀에 많이 실망했다"





그러나 정작 더 시선을 사로잡은 건 경기 후 나온 안세영의 발언이었다. 시상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저희 대표팀에 조금 많이 실망을 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남겼다.

외신 기자 등이 모두 참석한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안세영은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작심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부상을 겪는 상황에서 (협회에) 정말 크게 실망했다.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처음에 오진이 났던 순간부터 계속 참으면서 뛰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 상태가 더 악화됐다. 그래도 참으면서 했고, 트레이너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앞으로 협회에서 어떻게 해줄지는 잘 모르겠다.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모든 상황을 견딜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세영은 "대표팀을 떠난다고 해서 올림픽을 뛸 수 없다는 건 야박한 일이라 생각한다"며 "선수의 자격(권한)이 박탈당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르다. 하지만 협회는 모든 것을 다 막으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하는 측면이 있다. 나는 한국 배드민턴이 더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이 1개밖에 나오지 않은 건 협회가 돌아봐야 할 시점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순식간에 모든 이슈는 안세영과 협회에게로 향했다. 안세영의 은퇴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다. 이에 안세영은 6일 자신의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먼저 저의 올림픽을 응원해주시고 기다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 끝에 선수 관리에 대한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떠넘기는 협회나 감독님의 기사들에 또 한 번 상처를 받게 되네요"라며 "누군가와 전쟁하듯 이야기드리는 부분이 아니라 선수들의 보호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주십시오"라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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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6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사진=안세영 SNS 갈무리




◆ 다이너마이트 터진 체육계, 문체부-대통령실도 움직인다





이어 6일 대통령실과 문화체육관광부 차원의 입장도 나왔다. 문체부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5일 안세영 선수의 언론 인터뷰와 관련해 경위를 파악한다. 현재 2024 파리 올림픽이 진행 중인 만큼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개선 조치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세영 선수는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선수 부상관리, 선수 육성 및 훈련방식, 협회의 의사결정 체계, 대회 출전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며 "다른 종목들도 선수 관리를 위해 개선할 점이 있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에서도 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올림픽이 끝나면 문화체육관광부가 진상파악에 나설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보고를 받았다"며 "선수가 금메달을 따고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을 (윤 대통령이) 접해 보고를 받았고, 문체부가 주무부처니까 그 쪽에서 선제적으로 조치에 나섰다"고 말했다.

문체부의 진상 조사 결과가 더 중요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금 올림픽이 진행 중이니까 그 때까지는 경기에 집중하고, 올림픽이 끝나면 트레이너 계약 문제나 훈련 과정의 선수 대우, 보호에 소홀한 부분이 있었는지 문제제기한 부분을 정확히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많은 불만에도 인내하며 부상을 딛고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안세영을 향해 뜨거운 응원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협회를 향해서는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협회 측에서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아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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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에 잔뜩 테이핑을 하고 파리 올림픽에 나선 안세영. /사진=뉴스1




◆ 드디어 듣게 된 협회의 목소리, 부상 관리 허술 지적에 "마사지사 지원-한의사까지 파견"





이 가운데 협회 관계자와 연락이 닿았다. 관계자는 자신이 협회의 공식적인 입장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협회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차라리 안세영 선수가 자신이 생각하는 부분을 명확하게 얘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세영이 "실망스럽다", "함께 하기 힘들 것 같다", "방임한다" 등의 표현을 사용했는데 다소 불분명한 부분이 있어 정확히 어떤 대답을 내놔야 할지 모호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부상 관리 측면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협회라고 하면 굉장히 크고 돈도 많을 것으로 생각하시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그나마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진천선수촌 이런 쪽 재원들로 이뤄지는 사업들이 거의 대부분"이라며 "'아시안게임 때 무릎 부상을 당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집중 케어를 원했는데 협회가 안 해줬다' 이런 괴리감은 있을 수 있어도 다른 일반 프로구단이나 타 종목 협회가 선수들에게 이 정도까지 관리를 지원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협회는 대한체육회의 TO 외에도 트레이너에 마사지사까지 자체로 고용해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를 위해 지원했다며 "모든 선수들에게 1대1로 트레이너나 의료 지원팀을 붙일 수는 없다. 지정 병원이 있어서 거기에서 집중 케어를 하게끔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통상적으로는 선수가 부상을 당하면 부상 정도에 따라 가볍거나 단기간에 회복 가능하면 진천에서 재활 훈련을 하면서 치료한다. 정도가 심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이 되면 보통은 소속팀으로 돌아가서 큰 부상은 잡고 다시 진천으로 복귀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안세영 외에도 세계 상위 랭커들이 즐비한 대표팀 환경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낸다는 이유로 안세영에게만 특별 규정을 적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안세영의 요구 조건을 최대한 들어줬다고도 설명했다. 파리 사전 캠프에 도착한 안세영이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있었던 일도 소개했다. "자신이 원하는 한의사 선생님에게 치료를 받고 싶다고 했고 직접 한국으로 오든 아니면 그분을 불러달라고 했다. 검토한 뒤 회장님께 보고를 드렸고 적극적인 지원이 우선이라고 하셔서 (안세영이) 지정한 한의사 선생님을 섭외해서 최대한 빠른 일정으로 파리로 날아갔다"며 "당연히 항공권과 숙소를 지원했고 많지는 않지만 수당도 다 책정했다. 거기서 진료가 이뤄졌고 결승전 전날 한의사 선생님은 귀국했다"고 말했다.

대표팀 생활 안에서는 안세영이라고 한들 어떠한 특혜 없이 정해진 규정에 따라 부상을 관리하는 게 맞다는 게 협회의 기본 입장이다. 대한체육회에서 의료진과 함께 캠프로 향했고 체육회로부터 주사와 약물 치료가 모두 가능하다며 이곳에서 진료를 받으라는 권유도 받았다. 그럼에도 협회는 자칫 특혜처럼 보일 수도 있는 안세영의 요구 조건을 그대로 들어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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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승리한 뒤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스1
안세영은 믹스트존 인터뷰와 공식 기자회견에서 로니 아구스티누스 코치와 함께 한 사람의 이름을 더 언급했다. 바로 '수정 선생님'이었다. 믹스트존에서 "제가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부상 때문에 못 올라설 때, 옆에서 수정 선생님(한수정 트레이너)과 로니 아구스티누스 코치님과 진짜 싸우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짜증도 내고 했다. 그래도 그랬던 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실감하는 순간인 것 같다. 그런 순간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고 기자회견에선 "수정 선생님이 정말 저의 꿈을 위해서 눈치도 많이 보시고, 힘든 순간을 계속 보내게 한 것 같아 그 미안함도 정말 크다"고 재차 고마움과 미안함을 나타냈다.

한수정 트레이너는 이번 대회에 안세영과 동행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협회가 안세영을 지원하지 않았다며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서도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했다.

그는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대표팀에서 지난해 4,5월쯤 본격적으로 1년 동안 올림픽 레이스를 해야하는데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요청을 했다. 마사지사를 협회에서 채용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협회에서 검토를 해서 공개 채용을 통해 한수정, 공식 명칭은 컨디셔닝 관리사를 뽑아서 대표팀에 지원을 해줬다"며 "1년 계약을 맺었고 그 과정에서 세영이와 케미가 잘 맞았는지 전담을 했다. 그런데 본인이 파리에는 동행하지 않겠다고 했다. 당초 계약 기간인 6월말 이후에도 파리에 가기 전까지 보름 정도를 더 활동했다"고 전했다.

물리치료사 자격증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협회는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요청에 응했고 결과적으로는 한수정 컨디셔닝 관리사는 안세영의 전담이 됐다.

협회는 본인이 파리 동행을 거절했고 선수 측에서 개인적으로 트레이너와 동행하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파리까지 함께 하자고 조율을 하려 했던 터라 만약 안세영이 개인적으로 동행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면 충분히 받아들일 수도 있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트레이너 지원이 미비한 것도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선수들의 몸 관리가 중요한 걸 저희도 잘 알기 때문에 국제대회에 나갈 때면 항상 최소한 3명 이상의 트레이너들을 파견해서 선수들을 지원하도록 한다"고 했다. 다만 이 부분에서도 안세영은 아쉬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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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가운데)이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무리한 출전-소통 없는 불참 통보? "말도 안 되는 이야기"... "세영이 눈높이 맞추지 못했구나 생각"





부상 중임에도 강제로 대회에 출전시켰다거나 단식과 복식을 병행하게 하려했다는 소문에 대해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세계 15위 안에 드는 선수들은 세계배드민턴연맹이 정한 특정 대회 참가 의무가 주어진다. 이를 어길시 벌금이 부과돼 무리하게 대회에 출전시켰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 또한 관련 서류를 구비해 제출하면 면제 받을 수 있고 실제로 김가은(26·삼성생명)이 이러한 절차를 밟아 적법하게 쉬어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안세영은 협회가 프랑스 오픈과 덴마크 오픈에 특별한 사유 없이 불참토록 통보했다는 이야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손사래 쳤다. 협회 관계자는 "대표팀에서 선수들을 관리하고 부상 체크를 하면서 우선적으로 협회에 엔트리를 올리면 경기력 향상위원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회장님 검토를 하는데 협회에선 큰 이상이 없으면 거의 그대로 통과시킨다"며 "엔트리에 크게 관여하지 않기에 협회가 직접적으로 대회 출전 여부를 놓고 선수와 소통할 일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엔 두 대회가 부상을 입은 아시안게임 직후였고 2022년 대회를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당시에도 대표팀에서 올라온 엔트리를 협회에서는 검토하고 그것에 대해 이의가 없다는 정도만 체크를 한 것이다. 누구를 넣고 빼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며 "왜 선수가 그렇게 느꼈는지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다. 다만 그 과정에서 선수와 지도자들이 어느 정도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지는 저희도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국제대회 출전 비용으로 배드민턴협회보다 많은 돈을 지출하는 종목을 찾기 힘들 것이라며 후원사 계약 금액과 체육회 기금을 포함해 상당 부분을 대회 출전에 활애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선수들의 대회 출전 기록은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도 전했다.

훈련 방식에 대한 비효율성 등에 대한 지적에는 "어떤 선수는 많은 훈련량을 선호하지 않거나 새벽 운동에 대해 부정적인 경우도 있다. 모두가 스타일이 다르고 느끼는 게 다를 수 있다"며 "세영이가 느끼기에는 고리타분한 방식이라고 느꼈을 수도 있다. 다만 올림픽 금메달은 못 땄지만 똑같은 공간에서, 같은 지도자 아래에서 훈련을 한 서승재, 김소영, 공희영 등 걸출한 선수들도 다 같은 시스템에서 훈련을 했는데 본인이 그렇게 느꼈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전했다.

협회가 "따라오지 못한다"고 표현한 안세영은 개인적으로 트레이너를 고용하는 천위페이(중국), 타이쯔잉(대만)의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배드민턴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크고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국가들을 돌아다니고 이러한 나라의 선수들과 경쟁하며 보다 좋은 환경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을 수 있었다는 게 협회 관계자의 생각이다. 그는 "세영이 인터뷰를 보면서 저희도 세영이의 눈높이를 협회가 맞추지 못했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세영이는 정말 운동 하나만 생각하고 최고를 향해 달려가고 싶어한다. 그렇기에 어느 정도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는 대표팀 생활이나 협회의 시스템 등이 자신에게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세계랭킹 1위 타이틀까지 있는 선수이기에 그런 기준을 충족시키기가 쉽지는 않은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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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금메달을 차지하고 시상대에 올라 애국가에 맞춰 가슴에 손을 얹고 태극기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 은퇴는 NO, 개인 자격 출전은? "협의해야 할 부분, 형평성 등 문제도 있어"





안세영은 은퇴에 대해선 선을 그으면서도 "대표팀과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표현을 썼다. 이는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나서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읽힌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갖춰야 할 조건이 있다. 대표팀에서 일정 기간을 활동해야 하고 연령 기준을 맞춰야 한다. 협회 관계자는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일종의 FA(자유계약선수)인 셈이다. 기준을 충족하면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엔트리 등록도 해준다. 대신 항공이나 숙박 등은 소속팀 등 본인들이 알아서 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걸림돌은 만 27세라는 연령 기준이다. 현재로선 4년 뒤인 LA 올림픽 때까지도 개인 자격으로는 국제대회 출전을 꿈꿀 수 없는 상황이다. 협회 관계자는 "안세영과 협회가 풀어야 할 부분이다. 자체적인 규정이니 바뀔 여지는 있다"면서도 "다만 지금껏 유지된 규정이기에 다른 선수들과 형평성 문제도 있고 성적이 잘 나온다고 그렇게 해주면 누가 대표팀 활동을 하려고 하겠나"라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물론 협회 관계자의 말처럼 안세영의 이야기를 더 들어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나온 안세영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느꼈을 괴로움과 불만, 서운함 등에 대해선 심정적으로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문제 제기의 본질에 대해 파악하기엔 부족함이 있었다.

논란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안세영은 6일 배드민턴 메달 리스트 기자회견에 불참했는데 뉴스1에 따르면 밝은 표정으로 파리 출국장에 들어선 안세영은 이에 대해 "(대한배드민턴협회가) 대기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협회가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기다려'라고 했다. 내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안세영의 기자회견 불참 이유로 "선수 본인 의사"라고 설명한 바 있지만 이조차도 이야기가 엇갈렸다.

이어 안세영은 "한국에서 입장을 얘기할 것이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자세한 건 (법무)팀과 상의해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안세영은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이 자리에서 혹은 별도의 자리를 마련해 그동안 참아왔던 불만과 협회, 대표팀에 대한 생각에 대해 상세히 들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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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단식에서 금메달을 따고 선수 지원 문제를 비판한 안세영이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출국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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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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