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괴롭혀라" 당당한 'XY 복서' 끝내 금메달 결정전으로... 中 리우양과 맞대결[파리 2024]

박건도 기자 / 입력 : 2024.08.0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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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네 칼리프(알제리)가 링 위에서 승리에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XY 염색체(남성 염색체)를 지니고도 올림픽 여자 복싱에 참가해 논란이 된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가 끝내 금메달 결정전까지 향하게 됐다.

칼리프는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 66kg(웰터)급 준결승에서 잔자엠 수완나펭(태국)을 상대로 5-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수완나펭을 5-0으로 꺾은 칼리프는 올림픽에서도 압도적인 펀치를 앞세워 경기를 지배했다. 한국시간으로 오는 9일 열리는 금메달 결정전에서는 리우양(중국)과 맞대결을 펼친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칼리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논란에 대해 누가 저에게 뭐라고 하든 상관없다"며 "제게 중요한 건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지지자들에게 마땅한 성과를 증명하겠다. 제 재능을 잘 알고 있으며, 이는 모든 알제리인에게 주는 선물이다"고 밝혔다.

알제리 역사상 여자 복싱 금메달리스트는 없었다. 칼리프는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다. 좋은 경기와 꿈을 위해 이곳에 왔다. 결승전에서는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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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프.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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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프(오른쪽)의 왼손 스트레이트가 수완나펭(태국)의 안면에 꽂히고 있다. /AFPBBNews=뉴스1
칼리프는 승리가 확정되자 링 위에서 춤을 췄다. 영국 'BBC'에 따르면 관중들은 칼리프가 링에 오르자 그의 이름을 외쳤다. 경기가 끝난 뒤 수완나펭은 칼리프와 포옹하기도 했다.

수완나펭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녀의 소식을 들었다. 주의 깊게 지켜보지는 않았다"며 "그녀는 여성이지만 매우 강하다. 제 속도를 활용하려 했지만, 상대가 너무 강력했다"고 말했다.

경기 초반은 탐색전이었다. 수완나펭의 스텝을 확인한 칼리프는 첫 라운드부터 맹타를 퍼부었다. 2타 콤비네이션이 정확히 수완나펭에게 적중했다.

한 번 넘어간 기세는 꺾일 줄 몰랐다. 칼리프는 경기 내내 수완나펭을 몰아붙였다. 수완나펭은 칼리프의 강력한 펀치를 막아내려 애썼다. 칼리프의 빠르고 강한 펀치에 수완나펭의 가드가 점점 벌어졌다.

심판은 칼리프의 5-0 판정승을 선언하며 손을 들어줬다. 칼리프는 링 위에서 춤을 추며 승리를 만끽했고, 수완나펭은 상대와 포옹한 뒤 경기장을 떠났다.

수완나펭과 지난 세계선수권 맞대결에서 칼리프는 5-0 판정승을 거두고도 실격 처리됐다. 국제복싱협회는 검사 결과 XY 염색체가 확인된 칼리프를 대회에서 제외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칼리프의 파리올림픽 출전을 허락했다.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해당 선수는 여성이 맞다"고 확언했다. IOC는 여권을 기준으로 성별을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IBA의 결정에 대해서는 "적법한 절차 없이 갑자기 실격 처리를 내린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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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완나펭(왼쪽)과 칼리프.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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