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펑 울며' LG 떠난 켈리, 알고보니 아버지가 '마이너 2000승' 명감독... 신시내티서 한솥밥 먹는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8.0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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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팻 켈리(왼쪽)와 LG 트윈스 출신 케이시 켈리. /사진=루이빌 배츠 구단 공식 SNS 갈무리
KBO 리그 고별식에서 펑펑 울어 많은 야구팬의 마음을 찡하게 했던 LG 트윈스 효자 외인 케이시 켈리(36)가 새 팀을 찾았다. 공교롭게도 배정을 받은 마이너리그팀이 아버지가 감독으로 있는 곳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미국 마이너리그 공식 홈페이지 Milb.com은 8일(한국시간) "팻 켈리 감독의 아들, 케이시 켈리가 그가 있는 루이빌 배츠에 합류했다. 켈리 감독이 프로에서의 정규 시즌 경기에서 아들을 지도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팻과 케이시는 루이빌 배츠 역사상 최초의 부자 듀오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켈리는 2019년 LG에 입단해 한국과 인연을 맺은 외국인 투수다. 지난 5년간 매 시즌 160이닝 이상 소화하는 에이스로 활약했다. KBO 리그에서는 통산 163경기 73승 46패 평균자책점 3.25, 989⅓이닝 753탈삼진의 기록을 남겼다. LG 구단 최장수 외인인 만큼 굵직한 기록도 여럿 남겼다. 2022년에는 16승으로 2001년 신윤호 이후 21년 만에 LG 출신 다승왕이 됐다. 지난해에는 가을야구에서 2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59로 맹활약하며 LG에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지난달 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눈물의 고별식으로 화제가 됐다. 자신의 방출을 알고 마운드에 오른 켈리는 폭우로 인해 2⅓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경기 재개를 기다리며 더그아웃 뒤에서 끊임없이 몸을 풀었으나, 노게임이 선언되면서 끝내 고별전을 치르지 못했다.

고별식에서 켈리는 "LG 홈 팬들 앞에서 한 번 더 던지고 싶었다. 그리고 나와 5년 반 동안 함께해준 동료들과 한 번 더 하고 싶었다"며 "5년 반이라는 시간은 내게 굉장히 특별한 순간이었다. 이런 세리머니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 눈물을 잘 참았는데 고별식이 시작되니까 계속해서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고 진심을 전해 LG 팬들을 울렸다.


미국도 이 사실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Milb.com은 "켈리는 지난 6시즌 동안 한국에서 LG 투수로 활약했다. 그는 불과 몇 주 전인 7월 20일 LG의 홈구장에서 수천 명들의 팬들 앞에서 감격스러운 결별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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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가운데)가 지난 7월 20일 잠실 두산전이 우천 취소된 이후 열린 고별식에서 팬들에게 큰절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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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가운데)가 20일 잠실 두산전이 우천 취소된 이후 열린 고별식에서 LG 동료 선수들과 함께 단체 촬영에 임하고 있다.


켈리는 아버지가 지휘하는 팀에서 다시 한번 메이저리그를 꿈꾼다. 아버지 켈리는 마이너리그 야구 역사상 단 7명뿐인 2000승 감독이다. 아버지이자 명감독의 마이너리그 2000승을 달성 기념 행사 아들 켈리도 참석했고 축하 영상도 찍었다.

2008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0번으로 보스턴 레드삭스에 지명된 켈리는 2012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시카고 컵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활약했고 2019년 한국으로 향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26경기 2승 11패 평균자책점 5.46.

아버지의 생일날인 2012년 8월 27일 빅리그 데뷔전을 치른 기억은 있으나, 그동안 한솥밥을 먹은 적은 없었다. 켈리의 형인 크리스 켈리도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던 프로야구 선수다. 아버지 켈리는 신시내티 더블 A팀까지 올라온 장남을 스프링캠프에서 지도한 적은 있으나, 프로 경기에서 직접 지도하는 건 둘째 켈리가 처음이 될 전망이다.

켈리 부자의 역사적인 첫 동반 출전은 12일 샬럿 나이츠(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트리플A팀)와 홈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Milb.com은 "켈리는 12일 샬럿과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피날레를 장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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