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인플루언서', 넷플릭스 살릴 '도파민 쇼' 될까 [안윤지의 돋보기]

안윤지 기자 / 입력 : 2024.08.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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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넷플릭스 '더 인플루언서'
이보다 더 날 것을 만날 수 있을까. 관심을 받기 위해 거짓말을 늘어놓기도 하고 생존을 위해 기상천외한 일을 벌인다. 그들을 재단하는 수위나 잣대는 없다. 더 큰 자극을 쫓기 위해 만들어진 이곳은 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인플루언서'다.

지난 6일 공개된 '더 인플루언서'는 영향력이 곧 몸값이 되는 대한민국 인플루언서 77인 중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사람을 찾기 위해 경쟁하는 소셜네트워크 생존 서바이벌 예능이다.


이재석 PD는 무려 5개월을 소요해 77인의 인플루언서를 섭외했다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참가자 라인업이 화려하다. 배우 겸 새내기 유튜버 장근석부터 팔로워 225만 뷰티 유튜버 이사배, 팔로워 197만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 팔로워 269만 유튜버 겸 기획자 진용진, 팔로워 2750만 틱톡커 시아지우 등이 있다.

문제적 인물도 존재한다. 최근 미국 LA 베벌리 힐스에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동행해 화제를 모은 '32억 매출'의 주인공 BJ 과즙세연, '스캠 코인 사기' 의혹에 휘말리며 활동을 중단한 오킹 등이 있다. 오킹은 '더 인플루언서'에서 우승했다는 발언으로 스포일러 논란까지 일었다.

문을 열기 전부터 위태로운 '더 인플루언서'는 넷플릭스의 선택을 받고 시작됐다. 그간 여러 서바이벌 예능을 선보인 경험이 있는 넷플릭스는 '더 인플루언서'를 통해 또 한 번 남다른 규모를 과시했다. 77명을 수용하는 넓은 공간, 그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모니터, 팔로워를 나타내는 개 목걸이. 그야말로 '도파민 쇼'가 시작됐다.


'좋아요', '싫어요'를 이용한 1라운드에선 참가자들이 대거 탈락하고 30명만 남았다. 이들은 2라운드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1시간 동안 진행하는 전반전, 5분마다 시청자 수를 확인하는 후반전으로 나뉘었다. 참가자들은 이때부터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저퀄리티라고 해도 시청자들을 끌어모으려 자극성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일종의 '어그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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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더 인플루언서'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눈썹을 밀기도 했다. 거짓말을 늘어놓고 '아프리카 비제이 전 여자 친구 정체 공개합니다', '넷플릭스 소신 발언 합니다', '중대 발표합니다', '수익 공개합니다' 등 자극적인 타이틀을 내세웠다.

라이브 방송은 어떠한 목적성 없이 도파민만 추구했고 수위는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심지어 '사람 경매' 같은 장면도 등장한다. 자신에게 부여된 돈으로 함께 미션을 진행할 참가자를 사는 거다.

여기에 동하지 않는 인물도 나온다. 이사배는 "내가 이 시간대에 라이브 방송을 켜본 적이 없다"라고 걱정하며 방송했다. 그는 시청자의 제안으로 '눈물의 부탁'이라고 제목을 바꾸면서도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졸린 데 틀어놓고 자도 되냐"란 말에 눈물을 흘린다. 이사배는 "나는 포기했는데 우리 시청자분들은 아직 포기하지 않은 거 같더라. 너무 미안해서 눈물이 났다"고 오열했다. 그는 살아남았지만, 어렵게 해낸 '생존'이 의미 없어진 순간이었다.

이재석 PD의 말대로 '더 인플루언서'는 서바이벌이지만, 스포일러가 상관없는 프로그램이다. 우승이란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보이는 심리, 그들이 생존하기 위한 선택이 더 흥미롭다. 어쩌면 '더 인플루언서'는 '관심받기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느냐'에 대한 사회 실험을 하는 것 같다.

다만 '더 인플루언서'가 말한 자극이 어떤 목적성을 띠고 있는지는 고민해봐야 할 지점이다. 단순히 도파민 자극을 위한 어떤 장치로 치부하기엔 인간성을 잃어버리는 듯한 장면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어떤 콘텐츠든 표현 수위가 지나치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는다. '자극'만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유지하기엔 어려운 일이다.

'더 인플루언서'의 후반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과연 이들이 어떤 과정으로 겪으며 막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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