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열심히 하는데, 어떻게 안 쓰나" 사령탑 눈도장 '쾅', 겨울의 구슬땀이 여름 성공신화로

창원=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8.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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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한두솔. /사진=SSG 랜더스 제공
"제일 열심히 하는 이런 친구를 어떻게 안 쓸 수 있겠어요."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

지난해까지 1군 단 9경기 등판에 그쳤던 연봉 3200만 원의 선수가 올해 벌써 50경기 이상 등판했다. 비시즌 구슬땀을 흘리며 감독의 눈도장을 찍은 후 실력을 증명해보이고 있다.


이숭용(53) SSG 랜더스 감독은 1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좌완 한두솔(27)에 대한 칭찬을 이어갔다. 경기 전 인터뷰 시작 후 직전 경기(11일 인천 두산전)를 언급한 이 감독은 "(한)두솔이가 너무 큰 역할을 잘해줬다"고 말했다.

한두솔은 11일 경기에서 팀이 9-5로 앞서던 6회 초 마운드에 올랐다. 장지훈이 2사 1루에서 두산 상위 타선을 상대로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2사 만루 위기에 놓인 것이었다. 타석에는 하필 4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 중이던 제러드 영이 들어섰다. 제러드가 좌타자인 점을 감안해 SSG는 좌완 한두솔을 투입했다.

초구부터 시속 146㎞의 빠른 공을 바깥쪽에 꽂아 넣은 한두솔은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허를 찌르는 슬라이더를 던져 3루수 파울플라이로 제러드를 처리했다. 아웃을 확인한 한두솔은 SSG 더그아웃을 향해 포효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후 SSG는 불펜이 흔들리면서도 11-9로 승리했는데, 한두솔의 역할이 결정적이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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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솔. /사진=SSG 랜더스 제공
이 감독은 한두솔을 칭찬하면서 "피드백을 하나 하면 그걸 본인 걸로 만든다"고 말했다. 주자 견제를 예로 들은 그는 "견제도 미숙했는데, 신경을 써야한다고 말하면 연습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투구 템포도 많이 늦었는데 빨리빨리 간결하게 하라고 하니 다음 경기에 바로 하고 있더라"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한두솔에 대해 가장 만족한 건 '워크에식'이었다. 이 감독은 "나는 '절박하게 열심히 하는 선수는 어떻게든 안고 가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며 "한두솔이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비시즌 일화를 언급했다. 한두솔은 지난 겨울 구장에 꾸준히 나와 몸을 만들었다. 이 감독은 "그때부터 지켜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 감독이 오면 좋은 게 선입견이 없다는 거다"며 "한두솔이 제구가 안 된다, 경험이 없다, 누구나 다 안다. 그런데 저렇게 열심히 하고 절박하게 하면 본보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열심히 절박하게 하면 1군에 쓴다"고 말한 이 감독은 "제일 열심히 하는 친구를 어떻게 안 쓸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초반에는 투수코치도 (2군에) 내리자고 얘기도 많았다. 그래도 끝까지 갔다"고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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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솔. /사진=SSG 랜더스 제공
2018년 KT 위즈에 육성선수로 입단했지만 1년 만에 방출된 그는 병역의무를 마친 후 2021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했다. 이후로도 1군에 중용되지 못했고 2년간 9경기 6⅓이닝 소화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13일까지 무려 54게임에 나와 최다 등판 공동 9위에 위치하고 있다.

이 감독도 "올해 좀 많이 던진다는 걸 알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많이 던질 때 많이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야 내년에는 관리를 잘해서 필승조로 올 수 있게끔 경험을 쌓아줘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두솔은 최근 "1군에 이렇게 오래 있는 게 올해가 처음이다. 2군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1군은 정말 치열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만큼 승리가 간절하고 더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남은 시즌도 개인적인 목표는 따로 없고 그냥 최대한 팀에 보탬만 되고 싶다. 어떤 상황이든 그거에 맞게 던지는 게 내 역할이고 딱 그것만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라간다. 팀이 이기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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