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오승환이 또...' 9회 백투백에 와르르, '세이브 1위'의 초라한 성적표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08.1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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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승환이 15일 KT전에서 마운드에 올라 포수로부터 공을 넘겨받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27세이브로 이 부문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는 오승환(42·삼성 라이온즈)이 또 막판에 미끄러졌다. 최근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기복으로 시즌 막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오승환은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2-2로 맞선 9회초 무사 1루 마운드에 올라 백투백 홈런을 맞고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통산 427세이브(43승 31패 17홀드) 평균자책점(ERA) 2.20으로 살아 있는 KBO의 전설로서 매 경기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오승환이지만 최근 부진은 심상치 않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은 지난해까지 마무리를 맡던 김재윤과 임창민을 영입했다. 그만큼 앞선 상황에서 더 많은 세이브 기회가 오승환에게 연결됐고 빠르게 세이브를 늘려나갈 수 있었다. 4월엔 7세이브 ERA 0.00, 5월과 6월엔 나란히 8세이브씩을 더하며 ERA도 2.25, 3.86으로 준수했다.

그러나 7월 들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7월 9경기에 등판해 4경기에서 실점했고 1승 2세이브 2패, ERA 12.15로 무너졌다. 8월엔 4경기 중 2경기에서 2실점씩을 기록, 1세이브 1패, ERA 12.00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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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오재일이 오승환에게 투런 역전 홈런을 날리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15일 경기에선 오승환에게 좀처럼 상상하기 어려운 최악의 장면을 맞이했다. 양 팀이 2-2로 맞선 9회초 최지광이 김민혁에게 안타를 맞자 삼성 벤치는 지체 없이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동점 상황이었지만 오승환으로 실점 없이 이닝을 막고 9회말에 역전 기회를 엿보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승환이 치명타를 맞았다. 지난 5월까지 한솥밥을 먹다가 박병호와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오재일에게 역전 홈런을 허용했다. 누구보다 오승환을 잘 알고 있는 오재일을 상대로 초구 포크볼을 던졌는데 가운데로 몰렸고 오재일이 놓치지 않고 과감하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타구는 우측으로 크게 뻗어나갔고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로 연결됐다.

다음 타자 황재균과 8구 승부를 벌인 오승환은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완전히 가운데로 몰렸고 다시 한 번 홈런포를 허용했다. 지난달 4일 KIA 타이거즈전 5실점 경기 만큼이나 충격적인 결과물이었다.

9회말 트레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가 솔로포를 터뜨리며 만회했지만 2점 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오승환은 세이브 1위에 올라 있지만 세부 성적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에 걸맞은 내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ERA는 4.50까지 치솟았고 무려 7패를 떠안았다. 10개 구단 클로저들 가운데 최다 기록이고 블론세이브도 6개로 공동 1위로 올라섰다. 피안타율은 0.303,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1.57로 특급 클로저와는 거리가 먼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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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투백 홈런을 친 황재균(오른쪽)과 타구를 바라보는 오승환. /사진=KT 위즈 제공
시즌 막판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삼성이지만 허약해진 뒷문으로 인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홀드 2위에 올라 있는 김재윤(25홀드)은 홀로 8패(4승 2세이브)를 떠안고 있고 홀드 공동 3위 임창민도 ERA가 4.28에 달한다.

김태훈, 우완 이승현, 최지광 등도 불펜에 큰 힘을 보태주고 있지만 필승조 핵심 삼총사의 부진 속에 삼성은 7회까지 앞선 경기의 승률이 0.817(49승 11패)로 최하위에 놓여 있다. 세이브 1위, 홀드 2위와 3위를 갖추고도 결코 삼성이 경기 후반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이들에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시즌을 끝으로 공을 내려놨던 송은범(40)을 데려왔지만 퓨처스리그에서도 5경기에서 1홀드 ERA 11.05로 아직까지는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시즌 종료까지 정확히 30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6위 KT와 승차는 5.5경기에 달한다. 사실상 가을야구 진출이 유력한 상황에서 쉽게 뒷문에 믿음을 나타낼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며 고민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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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KT전에서 투구하고 있는 오승환.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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